'단일화 위한 죽음' 협상 테이블에 온기 불어넣을까?
전국 완주군 중년남성 투신 자살…단일화 방식 막판 진통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 간 단일화 협상이 '아름다운 경쟁'이 아닌 '이전투구'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후보단일화'를 촉구하며 전북에서 한 중년남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그 파급효과에 관심이 쏠린다.
양측은 후보등록일(25~26일)을 코앞에 두고서도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양측은 22일 후보 간 단독회동에 이어 협상 실무팀 간 접촉을 통해 타협점을 찾으려 했지만 단일화 방식을 놓고 여전히 갈등을 빚었다.
급기야 진보성향의 작가 황석영 씨 등 문화예술인과 종교인 100여 명이 안 후보 측이 선호하는 '가상대결' 문항을 50% 반영하고 동시에 문 후보 측이 선호하는 '적합도' 문항을 50% 반영하는 여론조사 방식을 양측에 제안하면서 협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어서는 듯했다.
절충안을 먼저 수용한 쪽은 문 후보 측이었다.
문 후보 측 우상호 공보단장은 브리핑을 통해 "가상대결 방식이 논리적으로는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다는 판단하에 문제를 제기해 왔지만 정권교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여망에 부응하기 위해 이 제안을 수용하기로 했다"며 "안 후보 측에서도 진지한 검토를 통해 답을 주실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안 후보 측이 "(중재안이) 논리적 타당성이 결여됐다"며 냉랭한 입장을 밝히며 절충안은 무산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전북 완주군에서 유아무개(53) 씨가 야권후보 단일화를 요구하며 투신자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유 씨는 투신하기 직전 가로 50cm, 세로 6m의 플래카드를 베란다에 걸었다. 플래카드에는 '두 후보님께 드립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또 유 씨는 유서에서 "훌륭한 분들이라고 생각하는데 뜻을 모아주시고 한 분은 수레를 끌어주시고 한 분은 밀어주시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주십시오. 땀을 흘려 일하고도 힘들게 살아가는 농민을 보살펴 주십시오"라고 적혀있었다.
안 후보 측 박선숙 본부장은 이날 자정을 50여분 앞두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유사한 방식의 수정안을 제시했다. 안 후보 측이 제시한 안은 가상대결과 지지도를 50%씩 반영하는 방식이다.
박 본부장은 "우리가 제안했던 '실제(가상) 대결안'과 문 후보 측이 제안했던 반반으로 혼합한 안으로 조사에 들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양측은 일단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와 맞붙는 가상대결 조사를 반영하는 데에는 동의했다. 두 후보가 서로 맞붙는 조사에 대해서는 '적합도' 방식과 '지지도'로 의견이 엇갈렸지만 교착상태를 거듭하던 단일화 협상에서 타협의 교두보는 마련된 셈이 됐다.
한밤 중 안 후보측의 갑작스런 변화에는 유 씨의 죽음이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 측 정연순 대변인은 박 본부장의 기자회견 직후 애도논평을 내어 "한 사람은 수레를 끌어주고 한 사람은 밀어주면서 행복한 복지국가를 만들어 달라 하셨다"며 "있는 힘껏 최선을 다하고 성심을 다 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문 후보 선대위원장단은 23일 오전 회의에서 유 씨의 죽음을 애도했다.
이학영 공동선대위원장은 "어제 한 시민께서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를 요구하며 운명을 달리하셨다"며 "이 자리에서 다시 한 번 머리 숙여 고인께 사죄하고 죄송한 말씀 드린다. 저희들의 부족함 때문이다. 더욱 노력하겠다"고 고인의 유언을 되새겼다.
우원식 총무본부장도 "87년 6월 항쟁이 국민에게 만들어 준 수평적 정권교체의 기회를 야권단일후보를 만드는데 실패함으로써 88년, 89년 굉장히 많은 젊은이와 또 인권현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다"며 "어제 한 분의 시민이 돌아가셨다. 이명박 정권의 폭압과 서민경제의 붕괴로 모처럼 정권교체의 기회가 우리 앞에 와있는데 매우 답답하고 힘들다. 오늘은 단일화 합의를 기대하는 이런 서민경제의 붕괴로부터 국민을 살려내고 민주주의를 다시 회복해내는 절체절명의 하루일 것 같다"고 말했다.
안 캠프 관계자는 "안 후보가 무거운 마음으로 유 씨의 유언을 되새기고 있다"고 말했다. 문 캠프 관계자 역시 "(유씨의 유언이) 초심을 되찾으라는 말씀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양측이 23일 극적인 협상타결을 이끌어낼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안 후보 측은 여론조사의 세부 사항과 문 후보 측의 태도에 있어서도 다수의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 향후 실무팀 협상이 재개되더라도 의견 조율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박 본부장은 ▲(지지도 조사의 경우) 역선택 방지를 위해 '박 후보 지지자'를 제외할 것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를 이용해 민심을 왜곡하지 않을 것 ▲(수정안의) 타당성과 등가성 문제 해결을 위해 협의할 것 ▲조사 결과가 오차범위 내일 경우에 대해 논의할 것 등을 요구했다.
안 후보측 제안에 숙고를 거듭하겠다고 밝힌 문 후보 측은 부가적인 요구 조건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우 단장은 "먼저 협상팀이 조건없이 만나야 한다"면서 "박 본부장이 언급한 내용에 세부적인 부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서 협상팀이 만나서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 후보 측은 23일 새벽 긴급 선대위 회의를 열어 안 후보 측의 제안에 대해 논의했지만 명확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단일화 실무협상팀 회동은 이날 오전 양측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단일화를 염원한 한 시민의 죽음이 싸늘히 식은 협상 테이블에 어떤 온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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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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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돌2012.11.25 20:38
헉!!
고귀한 생명을 단일화 협상을 위해
에****62012.11.23 18:22
시민
한시민의 죽음으로 인해 단일화에 가속도가 붙을듯 하네요!!!
또한 시민의 말처럼 한사람은 수레를 끌고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