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짧고 굵게 내렸습니다. 오전 10시쯤부터 쏟아진 폭설은 11시가 좀 넘어 잦아들었습니다.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이날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전날부터 기상청의 요란한 예보가 있었기 때문인지 눈이 내리자마자 제설차가 바쁘게 움직입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쏟아지는 눈발에 사람들은 조심조심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그 발걸음이 혹여나 더뎌지지 않도록 쌓이는 눈을 부지런히 치우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인도를 치우는 김밥가게 사장님이 그렇고 횡단보도 앞을 치우는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그랬습니다. 계속 쌓이는 눈에 힘들지만 묵묵히 치우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면, 엄마와 함께 등원하는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괜히 화단에 쌓인 눈을 손으로 쓸며 지나갑니다. 그래서 동심이 녹기 전에 얼른 공원을 찾았습니다.
그사이 공원도 겨울왕국으로 변했습니다. 한 아이가 두 팔 벌리고 뛰어가는데, 카메라 초점이 안맞을 정도로 눈이 쏟아집니다. 그래도 아이 마음은 선명하게 찍혔습니다.
소나무가 하얀 꽃을 피웠습니다. 그 아래를 지나는 사람들도 괜스레 설레어 보이네요.
저기 멀리서 한껏 설레는 가족이 포착됐습니다. 비료포대를 든 모습을 보니 썰매를 타려나 봅니다.
엄마와 아이들이 제법 경사진 언덕 위에 자리를 잡습니다. 곧이어 비료포대 눈썰매가 신나게 미끄러집니다. 잠깐 사이에 엄마 얼굴이 젊어졌습니다. 아이처럼 웃는 모습이 카메라에도 담겼습니다. 4살, 8살 두 아이의 엄마는 눈이 그치자마자 아이들과 달려 나왔답니다. 이날을 위해 시골에 계신 친정 부모님이 비료포대를 보내주셨다네요. 역시 눈썰매는 비료포대만 한 게 없습니다.
12시쯤 눈이 완전히 그쳤습니다. 미리 대비했기에 걱정했던 혼잡함은 없었습니다. 대신, 동심이 만든 눈사람만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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