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장애아동 가정에서 아빠 돌봄 역할을 높였더니 가족의 기능이 확대됐다. 아동대상 직업체험관에 소방관은 남성, 디자이너는 여성 등 직업에 대한 고정된 성역할 이미지를 지우고 성인지 관점을 도입했다. 여성중심의 '태교축제' 대신 '가족친화축제'로 바꾸니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용할 수 있게 됐다. 수원시의 캐릭터 '수원이'는 남자도 여자도 아닌 그냥 '수원이'다. 모두, 경기도 성별영향평가의 결과다
성별영향평가는 공공정책이나 제도를 만들고 운영하는 과정이 성별로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는 제도다. 성평등 관점에서 정책을 바라보고, 다양한 성별 차이를 고려해 남녀 모두 고르게 혜택을 누릴 수 있게 정책을 다듬는 과정이다.
경기도는 지난 2018년부터 성별영향평가 우수사례 발표대회를 매년 개최했다. 경기도여성가족재단은 5일 좋은 개선정책으로 뽑힌 몇 가지 사례를 공유했다.
지난해 최우수상은 '안산시 장애아 아버지 집단부모상담 지원사업'이 받았다. 발달장애아동을 키우는 부모 대상 심리상담 및 부부갈등 상담을 제공하는 장애아동 집단부모상담사업은 성별영향평가 결과 서비스 참여가 여성에게 집중돼있었다.
이에 따라 기존 운영하던 부모상담 지원사업에 2019년부터 아버지 대상 프로그램을 추가하고, 아버지들이 모여 어려움을 나누는 자조모임을 꾸렸다. 경제활동 남성을 고려해 오후 7~9시 야간상담 서비스를 제공했고, 긴급돌봄 등을 연계해 돌봄공백을 해소했다. 그 결과 19%에 불과하던 남성참여율이 40%로 늘어났다.
우수상은 화성시 어린이문화센터가 받았다. 화성시 어린이문화센터는 교육, 문화, 놀이를 위한 어린이 전용 복합문화공간이다. 체험형 직업체험관, 놀이공간, 상담사업 운영이 이뤄지는 곳인데, 아동대상 시설에도 성인지 관점이 필요하다는 진단 결과를 받았다.
이후 센터는 체험강사 등 교사대상 성인지 내부지침을 교육하고, 내부 공연 프로그램 선정 시 성차별적 내용이나 비하가 없는지 사전에 검토한 후 편성한다. 또 소방관은 남성, 디자이너는 여성같은 고정된 성역할 이미지를 직업체험관에서 최대한 지양하고, 남녀가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는 사례를 볼 수 있도록 제작했다.
◇ 성 고정관념 벗어난 가족축제와 시 캐릭터 사업도 좋은 평가
2019년 최우수상은 용인시가 받았다. 용인시는 조선후기 여성실학자 이사주당이 저술한 태교지침서이자 시 문화유산인 '태교신기'를 활용해 임산부 대상 관련 사업을 진행해왔다.
성별영향평가 진단 후 용인시는 기존 태교 등 출산과 양육의 주체를 여성으로 국한하던 관점을 '아동의 출생과 양육 전반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공유하는 관점'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임산부와 여성 중심의 태교축제를 가족친화축제로 변경하고, 태교지도사 등 사업관계자에게 성평등 교육을 실시했으며, 출산 장려와 정상가족 권장 등의 교육은 지양했다.
대신 가족치유와 소통, 가족다양성에 대한 인식, 아버지 육아참여 프로그램 등을 도입했다. 또, 출산 '장려'에서 '지원'의 관점으로 전환한 출산관련 지원 조례를 개정했고, 출산지원금을 입양 및 재혼가정에도 지급하는 등 다양한 가족형태를 포용하기 위해 노력했다.
경기도 수원시의 캐릭터 '수원이'는 성별을 벗고 그냥 수원이가 됐다. 수원시의 마스코트 개구리 '수원이' 캐릭터 사업은 2019년 우수상을 받았다. 그 전에 수원이는 남자였다. 여자친구 '다정이'는 보조캐릭터로 설정돼있었다.
다정이는 분홍리본을 달고, 입을 가리고 웃는 등 여성다움에 대한 고정관념을 반영한 캐릭터였다. 경기도는 수원이를 활용한 상설인형극에 성별영향평가를 실시했다. 그 결과 다정이 및 가족 스토리텔링 활용을 중지하고, 수원 고유종인 수원 청개구리의 환경 캐릭터로 그 의미를 크게 가져가기로 했다. 또, 캐릭터 활용 시 '성인지 체크리스트'로 점검하고, 홍보물을 제작할 때도 성별영향평가를 제도화했다.
한편 동두천 지역 산림환경을 활용한 '치유의 숲'은 성별로 다른 여가와 문화생활 및 이용자의 특성을 고려한 난이도별 숲길 조성 계획을 설계에 반영했다. 이에 따라 ▲여성과 아동, 노인 등을 고려한 데크로드 및 편의시설, 범죄예방 시설물 설치 ▲한부모 및 조손가족 등 취약계층 가족 대상 요금할인 등 제도를 정비했다. 이 내용은 2019년 우수상을 받았다.
또 성별차이를 분석하고 주민과 소통해 안전한 마을 환경을 조성한 '성남시 안전마을길 디자인' 개선사업은 2018년 최우수상을 받았다. 더 자세한 경기도 성별영향평가 정책개선 우수사례는 경기도여성가족재단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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