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성인 대다수가 평소 성적 욕구를 느끼고, 이것이 자연스러운 욕망이라고 받아들이면서도 자녀와는 성과 성욕에 대해 솔직한 대화를 나누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일상에 부재한 성교육이 요즘의 성범죄를 초래했다는 인식도 대부분이었다.
시장조사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만 13~69세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한국사회의 성(性) 의식 및 조기 성교육 관련 인식 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28일 발표했다.
응답자의 84.9%는 "성적 욕구는 자연스럽게 생겨나는 것"이라고 밝히며 성욕은 수치스러운 일이 아니라는 인식을 내비쳤다. 하지만 성욕을 자연스러운 욕망으로 받아들이는 개개인의 태도완 다르게, 사회적으로 성은 여전히 입에 담기 껄끄러운 주제다. 응답자의 94.3%는 "우리사회는 아직 가정에서 자녀에게 성욕이나 성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고 봤다.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한국사회는 여전히 성에 보수적인 사회고,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의미한다"라며 "응답자 68.8%가 '어린이 자위행위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제 자녀들과 성욕을 해소하는 방법을 충분히 나누는 부모가 얼마나 존재할까? 현재 제기되는 '성교육 부재'의 문제는 성에 대해 이야기하기 꺼려하는 사회적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84.3%의 응답자는 "한국사회의 성폭력 및 성범죄는 제대로 된 성교육의 부재에서 비롯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대부분 성폭력 피해는 성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한 경우가 많고(67.1%), 아동이 자신의 성에 무지할 때 성폭력 등 범죄에 취약할 수 있다(89.6%)"라고 응답했다.
◇ 빨라지는 첫 경험, "더 노골적이고 솔직한 성교육이 성범죄 막을 것"
95.5%의 응답자는 "성폭력 발생 감소를 위해선 현실적인 성교육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최근 불거진 "데이트폭력 문제도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95.3%를 차지했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응답자들은 "성교육이 조기에 이뤄져야 자신의 성적 활동에 책임있는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청소년으로 자랄 수 있다"(90.8%)며 조기 성교육을 지지했다. "성교육은 더 바깥으로 드러내고, 노골적이고, 실제로 지도해야 한다"며 적극적인 성교육을 주문한 응답자도 73.8%에 달했다.
가정에서뿐만 아니라 교육 현장에서부터 현실적이고 체계적인 성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학생들이 학교에서 받고 있는 성교육은 실질적으로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았다.
응답자의 62.1%는 "학교 성교육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바라봤다. 이러한 응답은 성교육 대상인 10대와 의무교육을 막 마친 20대에게서 가장 많이 나타났다(10대 75%, 20대 76.5%).
트렌드모니터 관계자는 "응답자들 스스로도 유년시절 학교에서 받은 성교육이 성인이 됐을 때 도움이 됐다고 말한 경우는 30.6%에 불과했다"라며 "예전보다 빠르게 성적 활동을 시작하는 요즘 아이들에게 현재 성교육은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한편 학교에서 이뤄지는 성교육 중 가장 중요하게 강조돼야 할 부분으로 '바람직한 피임방법'이 46.8%(중복응답)를 차지했다. 첫 성경험의 시기가 전반적으로 빨라진데다가, 혹시 모를 불상사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피임법을 숙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 외 '사랑의 의미와 책임' 23.9%, '성적자기결정권' 22.5%, '자위방법 및 자위행위에 대한 이해'를 성교육에서 가르쳐야 한다는 의견도 27.1%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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