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왜 자꾸 고추를 만지죠?
우리 아이가 왜 자꾸 고추를 만지죠?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2.12.10 16:41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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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런 발달과정 중 하나, 제지하면 욕구불만 생겨 심각하면 놀이 등을 통해 관심을 돌려주는 것도 좋아

5살 남자아이를 키우는 A 씨는 아이가 이불을 덮은 채 팬티 속에 손을 넣고 고추를 만지는 모습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가 너무 조용해 방에 들어가 보니, 아이 손이 이불 속에서 꼼지락 꼼지락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거친 숨소리까지 내며 고추를 만지는 아이, 심지어 이불을 걷어 내니 아이의 고추가 크게 부풀려져 있었다. A 씨의 눈길에 창피하단 생각이 들었는지 아이는 행동을 멈추고 멋쩍은 듯 웃기만 한다.

 

A 씨는 “자꾸 만지면 고추가 아파. 고추는 소중해, 세균이 들어갈지도 몰라. 만지지 말고 참아보자”며 아이를 다독이다가도 계속되는 아이 행동에 “너 또 만졌지? 자꾸 그러면 병원 간다, 이불 밖으로 손 빼”라며 언성을 높이게 된다. A 씨는 “그냥 지켜봐야 하는 건지 어떻게 할지 모르겠다”며 난감해했다.

 

아이를 가진 부모라면 A 씨 같은 고민을 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성기에 집착하고 만지는 아이를 보면 부모들은 아이가 혹시 잘못된 게 아닐까, 나중에 커서 지나치게 성에 집착하지 않을까 걱정이 쌓인다.

 

하지만 이 같은 아이의 행동은 자연스러운 발달 과정 중 하나다. 부모가 아이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만 아이가 제대로 성장할 수 있다.

 

오스트리아 심리학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의 ‘성격이론’을 보면 손쉽게 이해할 수 있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발달과정을 성적인 것에 집중해 구분했는데, 본능적인 성적 에너지를 뜻하는 리비도가 성격을 완성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여겼다.

 

인간은 구강기, 항문기, 남근기, 잠복기, 생식기의 다섯 가지 시기로 발달과정을 겪는다. 출생부터 1세까지 구강만족을 통해 쾌감을 얻는 시기를 구강기(엄마 젖을 빠는 시기), 1세부터 3세까지 대소변을 가리는 시기를 항문기, 그리고 3세부터 6세까지 성기에 집착하는 시기를 남근기라고 한다.

 

특히 남근기는 성기를 만지고 자극하면서 쾌감을 느끼는, 성적 호기심이 들끓는 시기로 성격발달에 매우 중요한 시기다. 즉, 아이가 성기를 만지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야만 문제없이 아이 성격이 형성된다는 것이다. 프로이트는 남근기가 끝날 무렵에 아동의 성격 대부분이 형성된다고 했다.

 

남근기 때 부모의 올바른 행동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때의 아이는 이성의 부모에게는 애정과 집착을 보이지만 동성부모에게는 적대감을 느끼게 된다. 남자 아이의 경우 자신보다 몸집이 크고 능력이 많은 아버지가 자신을 거세할지도 모른다는 거세불안을 겪는다. 이 불안감을 극복하기 위해 동성부모에 대한 적대감을 억압하고 동성부모의 가치관이나 태도, 행동양식 등을 동일시하는 전략을 채택해 내면화함으로써 초자아를 형성하게 된다. 이때 부모가 어떤 행동을 보이고 어떤 역할을 하느냐에 따라 아이의 미래 모습이 만들어진다.

 

이후 아이는 잠복기와 생식기 단계를 거치게 된다. 잠복기(6세~11세)는 성적인 에너지가 무의식속으로 잠복하는 시기로, 성적 에너지에 의한 충동이나 욕구가 생기지는 않지만 남근기에 형성된 초자아는 계속적으로 발달한다. 이때 아이들은 지적활동이나 신체적 활동, 사회적 활동에 관심을 갖고, 가족 이외의 성인과 친구들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습득하게 된다. 

 

마지막 단계인 생식기는 잠복된 성적 에너지가 사춘기가 되면서 의식단계로 다시 떠오르는 시기로, 가족이외의 이성에게 애정을 갖고 성적 충동을 느끼게 된다. 만약 어느 한 단계에서의 성적 만족이 지나치게 부족하거나 과도하면 아동은 그 단계에 고착되고 다음 단계로의 발달적 이행이 어려워질 수 있다.

 

따라서 부모들은 아이가 성기에 집착하더라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고 이해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의 행동을 심하게 제지하고 나무라면 이 발달과정을 극복하지 못하고 욕구불만이나 좌절 등의 내면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너무 과도하게 집착한다면 소중한 우리 몸에 대한 이야기나 동화 등을 통해 알려주는 것도 좋다. 예컨데 “고추는 나중에 아기씨를 만드는 음경이라는 곳인데, 소중하게 다뤄야 해”라는 식으로 인식시켜줘야만 아이도 자기 몸의 소중한 일부라고 생각하고 자제할 수 있다. 또한 아이가 호기심을 가질만한 놀이 등을 통해 관심을 다른 쪽으로 유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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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2012-12-11 06:03:00
자연스러운 과정
자연스러운 과정중의 하나인데,
초보 엄마에게는 당황스러운 시기인건 맞는거 같아요.

cle**** 2012-12-11 02:18:00
성장과정.
성장과정을 우리도 다 지내왔을텐데 내 아이의 성장기를 지켜보면 늘 또 걱정이되더

ever**** 2012-12-10 21:42:00
집착
제 어린동생도 기저귀만 벗으면 성기에 집착하더라구여~~
계속 만져서 부어 오르는데도~ㅠㅠ
자연

jy10**** 2012-12-10 18:08:00
남근기
자연스럽게 넘어가야 한다는 글을 많이 봤는데
막상 닥치면 잘 넘어갈지 모르겠어

j**** 2012-12-10 17:42:00
만지는 시기
좋은 정보네요 사실 첫째딸이 그렇거든요 얼마나 속상한지
안좋을까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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