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두 딸도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지 모르는데…”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두 딸도 결혼하고 아이도 낳을지 모르는데…”
  • 김민주 기자
  • 승인 2021.06.21 17: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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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수기 ‘내 몸이 증거다’ 21일부터 판매 시작

【베이비뉴스 김민주 기자】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수기로 작성한 '내 몸이 증거다'가 21일 출판을 시작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이 수기로 작성한 '내 몸이 증거다'가 21일 출판을 시작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두 딸은 이 더운날씨에도 춥다고 한다. 아침에 일어날 때는 재채기를 하면서 깬다. 학원은 생각도 못하고 학교를 다녀오면 누워서 쉬어야 한다. 생리통도 상상할 수 없을정도로 심각하다. 나중에 아이들이 결혼해서 사는것까지 생각해야 하는데...”

“막내가 30개월이었던 2001년에 가습기살균제로 사망했다. 첫째와 둘째 아들도 피해자인데 공황장애와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다. 우리 아들들은 아픈 기억밖에 없다.”

“모든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은 마찬가지다. 모두 가습기살균제 사용하기 이전 건강한 상태로 돌아가고 싶다. 건강이 매일 안좋아지고 있다. 숨이차고 호흡곤란으로 119를 부를 때도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 「내 몸이 증거다」 저자들의 증언)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은 자신이 겪었던 고통을 수기로 작성했다. 가습기살균제 참사 피해자들은 17일 오후 1시 종로구에 위치한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25가족이 직접 쓴 「내 몸이 증거다」(스토리플래너, 2021년) 출판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이 책은 21일 출판돼 공식 판매가 시작됐다.

이 책을 보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겪는 질병인 직접적인 폐 질환뿐 아니라 신체·정신적 측면에서도 심각한 피해가 나타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책에서 밝히고 있는 질환은 ▲독성 간염 ▲암 ▲자가면역질환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 ▲우울증 ▲자살 등이다.

가습기살균제의 피해자가 세상에 드러나기 시작한지 10년이 지났다. 천식, 간질성 폐렴 등의 각종 질병이 가습기살균제로 인한 것임이 인정되기까지 너무나 오랜 세월이 걸렸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피해자들이 다른 많은 질병으로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자식을 먼저 보낸 어머니는 가습기살균제를 넣은 본인 탓이라며 지금도 괴로워하고 있고, 또 다른 어머니는 오늘도 가해기업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로 고통 받는 생존 피해자들은 하루 속히 제대로 피해를 인정받고 적절한 치료와 보상을 받아야 한다고 절규하고 있다.

17일 출판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박경환 씨는 “가습기살균제의 전문가들은 직접 흡입한 피해자들이다. 그런데 가습기살균제 전문가도 아닌 분들이 피해자를 아프게 한다. 앞으로는 이런 사건이 없도록 해야하지 않겠냐”며 “이런 일이 더 이상 없도록 정부와 기업이 상식적으로 처리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피해자인 두 딸은 결혼하고 그 이후 아이를 낳을 수도 있는데 이런 부분까지도 염려가 크다. 이런 피해를 단편적으로 생각하지 말고, 피해자들의 몸·정신이 회복되고 미래에 안정을 찾을 수 있는 기틀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의 상황과 증상을 전문적으로 담은 임종한 인하대학교 보건학박사 교수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은 겉모습과 폐기능은 정상인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가습기살균제로 망가진 세포 때문에 몸에 있어서 암, 피로감, 면역장애 등이 나타난다. 나이는 어린데 몸이 이미 너무 노화한 것”이라며 “기존의 질환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피해자들이 겪는 증상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근거를 찾아야한다. 걱정되는 것은 젊었을 때도 이런데, 나이가 들면 어떨까. 새로운 환경성 질환, 과학적 규명을 위해 돕는게 과학자의 역할이다. 이건 인류가 겪지 못한 새로운 환경성 질환이다. 이 책을 통해 피해자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김기태 도서출판 스토리플래너 편집자는 “책 원고를 받고 책을 만드는데 마음이 무거웠다. 특히 본인도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인데 아픈 아이들을 보살피다보니 본인 몸이 뒷전인 분들도 많았다. 이책의 ‘내 몸이 증거다’라는 말은 ‘내 몸에 나타나는 증상이 뭔지 하루 속히 밝혀달라’는 것이다. 치료 보상이 속히 이뤄지길 저도 너무 바라고, 하루빨리 이 참사가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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