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는 마음으로 산불을 지켜보다 생각난 그림책
“아유, 어떡해 어떡해.” 몇 번을 베란다 밖 창문을 열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산불 연기가 우리집에서도 보일 만큼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5일 토요일 수리산 수암봉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수리산은 안산과 안양, 군포에 걸쳐 있는 꽤 넓은(큰) 산이다. 나는 평소 수리산을 우리집 뒷산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그랬다. 평일이면 점심을 먹고 산책하는 공간이
“아유, 어떡해 어떡해.” 몇 번을 베란다 밖 창문을 열고 말했는지 모르겠다. 산불 연기가 우리집에서도 보일 만큼 가깝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5일 토요일 수리산 수암봉 부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수리산은 안산과 안양, 군포에 걸쳐 있는 꽤 넓은(큰) 산이다. 나는 평소 수리산을 우리집 뒷산이라고 불렀다. 실제로 그랬다. 평일이면 점심을 먹고 산책하는 공간이
회사 다니면서 글 쓰고 책 내는 작가맘이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싶은 맘들을 위해 씁니다. 설을 며칠 앞두고 베이비뉴스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고 연락을 했어요. 제가 이번에 쓴 책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때문입니다. 이 책은 제가 19년 동안 편집기자로 일하면서 경험한 일 이야기와 시민기자와 함께 읽고
열한 살 땡이가 일본어 수업에서 잘렸다. “지난번에 이어서 어제 통화를 해보니 문장 외우기가 잘 안 되네요. 읽기는 이제 너무 잘하고 발음은 말할 것도 없이 너무 예쁘게 잘하는데 이제는 단어나 문장을 외우지 않으면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어른처럼 문법 설명하는 건 좀 어려운 것 같고요… 해서 이제 그만했으면 합니다.” 올게 왔구나 싶었다. 오히려 시원했다
언제부터였을까. 열한 살 둘째 아이가 밤마다 안방에 와서 6가지 버전으로 “잘 자요” 하고 밤인사를 하게 된 것이. 아마도 그 말이 시작이었던 것 같다. 올해 초 일본어 공부를 막 시작할 무렵인가 내가 물었다. “일본어로 '잘 자'는 뭐라고 해?” 그러다가 영어로는 "굿나잇"이라는 말이 나왔고, 재미가 들린 아이는 한국말 버전, 일본어 버전에 영어 버전,
소복이 작가 그림책 「왜 우니?」의 표지. 이것은 눈물인가 빗물인가. 반짝이는 빗물들이 보석같이 빛나는 표지 가운데 눈물이 눈에 가득 고인 채로 서 있는 아이. 제목 대로 ”왜 우니?”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도대체 이 아이에게 무슨 일이 있는 걸까. 이야기는 면지에서부터 시작된다. 털래 털래 걸어가고 있는 아이. 결국 감정을 못 이겨 눈물이 터진다. 한참
“예전에 어떤 모임에서, 한 어르신이 했던 말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아가씨는 나이 든 여자가 혼자 살려면 꼭 필요한 것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글쎄요… 돈?” “돈도 중요한데…(웃음) 차래요. 운전만큼 절실한 게 없다고. 저는 어머님이 꼭 운전을 하시면 좋겠어요.” 몇 년 전 올케와 나눈 대화다. 그맘때 초보운전자였던 엄마는 둘째를 어린이집에서 데리고
“엄마 나 1시 반에 친구들이랑 만나서 놀아도 돼?” “그럼, 밖에서 노는 건 되지.” 코로나 시대라 해도 사람들을 전혀 만나지 않을 수 없다. 나 역시 일 때문에, 혹은 오랜만에 친구랑 이야기 하려고 등등의 이유로 사람들을 만난다. 하지만 아이들이 친구랑 만나거나, 친구 집에 가서 논다고 하면 겁부터 난다. 아이가 “우리 집에서 친구들이랑 놀아도 되나?”
오랜만에 열다섯 살 아이와 외출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무슨 이야길 하다가 한참을 웃고 난 후였던가. 내가 문득 아이에게 물었다. "엄마는 어떤 엄마야?" "갑자기? 음... 엄마는 웃겨.” “내가 웃겨? 정말? 너도 알지? 엄마 초등학교 때 개그맨이 꿈이었던 거… 우와 마흔 넘어 엄마가 꿈을 이뤘네. 기분 좋~다.” 청소년기 기자의 꿈을 갖기 전,
일주일간의 세계여행을 끝냈다. 정확히 말하면 세계 음식여행. ‘휴가 계획은 자고로 휴가 전날 세우는 거지’ 하고 허세를 부리다가 망했다. 갈 곳이 없었다. 룸 컨디션이 괜찮다 싶으면 이미 예약이 8월 말, 9월 초까지 찼거나, 숙박비가 턱없이 비쌌다. 4인 가족 2박 비용으로 1박이라니. 이건 가지 말라는 거지. 여기에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가 2주 더 연
아이는 심심했던 모양이다. 뭐라도 하고 싶었던 걸까. 어느 날부터 내가 주방에서 음식을 할 때마다 “내가 해볼게”라는 말이 늘었다. 혼자 밥 먹고, 양말 신고, 신발 신고, 옷 입고 하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직접 요리를 해보겠다고 나서다니 시간이, 세월이 그저 놀랍다. 시작은 전 부치기였다. 비가 자주 오던 무렵,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저녁 이
참 이상했다. 남편과 나는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가 일상이다. 아이들은 각자의 방에 수업을 듣고, 나는 거실에서, 남편은 안방에 사무실을 차렸다. 점심시간이 되기 전까지는 거의 자신만의 공간에서 벗어나지 않은 지 오래다. 그 중 4학년 막내는 예외인데, 꼭 일이 있을 때마다 나에게 와서 물었다. “엄마, 온라인 수업 듣는 거 너무 힘들어.” “엄마, 아직도
“아, 뭐야... 이거 왜 이래. 짜증 나. 엄마, 이거 어떡해.” 나는 재택근무, 열한 살 아이는 온라인 수업을 듣던 중이었다. 갑자기 짜증이 난다고 울먹이는 아이. 아이 방 옆 방에서 일하고 있던 나는 ‘아, 또 무엇 때문에 저러는고’ 싶은 마음을 누르고, 나긋하게 물었다. “응, 무슨 일인데?” “아니, 엄마... 내가... 영어 수업 끝나고 숙제하고
“엄마... 원고 써?” “응. 이제 진짜 쓸 시간이야.” “그럼 안녕히 원고를 잘 쓰세요.” 글을 쓰려고 거실 책상 위에 앉은 나와 열한 살 아이가 나누는 대화다. ‘안녕히 원고를 잘 쓰라'는 말에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이 말마따나 잘 써야겠다는 마음으로 자세를 고쳐 앉는다. 나는 내 방이 없다. 텔레비전을 사랑하는 남편과 작은 아이 덕에 매일 오후 1
지금 생각해도 신기하다. 열 살 아이는 어쩌다가 일본어에 꽂혔을까. 영어 공부는 싫은데, 일본어는 좋다고 했다. 아니 영어 공부를 할 바엔 일본어를 하겠다고 한 거였나? 뭐라도 하고 싶은 게 어딘가 싶어 일본어 학습지를 신청했다. 작년 가을의 일이다. 사실 우리 집 아이들은 둘 다 영어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다. 큰아이는 한자 학습지를 4~5년 정도 하더니
"주말에 뭐하고 싶어?” “엄마랑 게임.” 열한 살 둘째는 게임을 즐겨한다. 요즘은 게임도 혼자 안 하더라. 아이패드에 깔아둔 앱으로 게임을 하면서 동시에 핸드폰으로 친구들과 보이스톡을 한다. “거기로 와라”, “내가 먼저 간다”, “나를 따라 와라” 아이는 흥분을 감추지 못하면서 게임에 집중한다. 그 목소리가 어찌나 쩌렁쩌렁한지 일하던 내가 종종 “조금만
"엄마, 엄마... 지금 밖에 구름 조각이 내려. 비처럼. 이거 뉴스에 나와야 하는 거 아냐?" 전화를 건 아이는 짐짓 흥분하는 목소리였다. 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어 베란다 창밖을 내다보니 정말 뭔가 솜뭉치 같은 것이 눈처럼 날리고 있었다. 설마 이게 정말 구름 조각인가? 싶었지만, 점점 이건 절대로 구름 조각일 리 없다는 확신으로 생각이 기울었다. 하지만
'삐그덕.' 처음엔 그저 잠깐 나는 소음인 줄 알았다. 아니었다. 침대에 오르내릴 때마다 몸을 뒤척일 때마다 "삐그덕삐그덕" 소리를 냈다. 침대가 '아이고... 아이고 죽겠네' 하는 것 같았다. 그거 내가 침대에 누워서 자주 하는 말인데... 침대도 주인을 닮나. 그럴 법했다. 15년을 넘게 썼으니까. 신혼가구는 대부분 세트로 구입한다. 새하얀 장롱에, 화
언니가 왔다. 청주에서. 지난겨울 집 근처 수리산 산책길이 좋았는지, 나와 걷는 게 좋았는지 모르겠지만 계절마다 올 거라고 농담처럼 말하던 언니가 진짜로 왔다. 봄이 되자마자 기다렸단 듯이. 언니와 함께 수리산 길을 다시 걸으며 두런두런 이런저런 사는 이야기들을 나눴다. 그러다 언니가 말했다. “야, 몰랐는데... 학교에서 작업복을 사 오라고 하더라고.”
그날이 아직도 생생하다. 7년 전, 큰아이가 일곱 살 무렵이었나. 아이를 낳은 뒤 나는 한 출판사에서 전집을 시시때때로 사들였다. 교재 내용도 교구도 마음에 들었다. 그리고 아이의 성장 시기마다 홈스쿨을 병행했다. 그날은 영어 홈스쿨이 있던 날. “어머니 여기 좀 와 보셔야 할 것 같아요”라며 선생님이 아이 방에서 나왔다. 방 안에는 아이가 큰 대(大) 자
이번 주 들어 코로나19가 다시 무섭게 기승이다. 10월 추석 민족의 대이동도, 핼러윈도 무사히 넘겼다고 생각했는데…. 일주일 전, 후배들과 모처럼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한 회사에 다니면서 올해 처음 밥을 먹은 후배도 그 자리에 있었다. 밥도 먹고 술도 한잔 하다 보니,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것 같다는 말이 절로 나왔다. 결혼 전부터 가끔씩 모이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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