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다니면서 글 쓰고 책 내는 작가맘이 글쓰기에 도움 되는 책을 소개합니다. 자신의 성장을 위해 꾸준히 글을 쓰고 싶은 맘들을 위해 씁니다.
설을 며칠 앞두고 베이비뉴스 기자가 인터뷰를 하자고 연락을 했어요. 제가 이번에 쓴 책 「아직은 좋아서 하는 편집」 때문입니다. 이 책은 제가 19년 동안 편집기자로 일하면서 경험한 일 이야기와 시민기자와 함께 읽고 쓰는 삶에 대해 쓴 글인데요. 그래서 저는 잠시 고민했습니다. 그래서 물었죠. “제 책에서 베이비뉴스 독자들에게 어떤 이야기 할 수 있을까요?” 담당 기자는 웃으며 말했습니다. “직장맘으로 일하시면서 책을 세 권이나 쓰셨는데요?”
단번에 기자의 취지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아, 그런 이야기도 필요하겠구나. 기자의 말을 듣고 보니 정말 그랬습니다. 회사에서 일하고, 집에서 살림하고 육아하는 틈틈이 글을 써 온 시간이 벌써 9년이더라고요. 그중 6년 동안은 2년 마다 한 권씩 책을 내었고요(사실 2017년 첫 책 「짬짬이육아」를 내고 2년마다 책을 한 권씩 내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는 계획대로 되고 있는 듯합니다). 아닌 게 아니라, 글을 쓰고 책을 내기 시작하면서 글쓰기 관련 책을 꾸준히 보고 있는데요. 올해 처음 읽은 글쓰기 책을 시작으로, 이 연재를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 책은 바로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입니다. 부제에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이란 부제가 눈에 띄었어요. 매일 쓴다고? 저는 매일 읽는 사람이지만, 매일 글을 쓴다고는 할 수 없는지라 짐짓 놀라 첫 장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빼곡한 저자 소개 내용을 보고 한번 더 놀랐습니다. 활동이 많은 작가인데 저는 처음 들어보는 작가라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프롤로그에 쓴 작가의 말 때문에 한 번 더 놀랐는데요. 작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하는 많은 사람들이 대개 강연이나 책을 먼저 찾지만, 내가 아는 한 글쓰기에 결정적인 도움을 줄 만한 강연이나 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마치 수영을 잘 하고 싶은데 온라인 강의를 보거나 책을 찾아 읽는 것이 별반 도움이 되지 않는 것처럼 글쓰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글쓰기 책을 낸 작가가 이런 글쓰기 책들이 글쓰기에 별반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고 말하다니. 의아했습니다. 오해는 차차 풀렸습니다. 작가가 글쓰기와 관련한 책을 보지 말라고 하는 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죠. 수영을 하려면 수영장에 가서 직접 수영을 해봐야 하는 것처럼 글쓰기 역시 매일매일 쓰고 다듬어 '글쓰는 몸'을 만들어야 한다는 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려는 바입니다. 작가 자신이 15년이 넘게 매일 그렇게 글을 써왔다면서요.
작가는 '쓰는 법, 쓰는 이유, 쓰는 생활과 쓰는 고통'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놓습니다.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매일 글 쓰는 삶을 통해 알게 된 것들, 믿게 된 이야기들을 300페이지 가까이 되는 글로 촘촘하게 엮었어요. 글쓰는 몸이 되기 위한 전제는 당연히 꾸준히 써야 가능할 겁니다. 소위 글쓰기 근육을 길러야 하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작가는 '꾸준함'이 글쓰기에서 왜 필요한지 여러 번 강조합니다. 이렇게요.
"무언가를 계속해나가고자 하는 사람이 있다면 결국에 남는 것은 '계속한 사람'이라는 것, 결국 이기는 것도 '계속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말해주고 싶다." - 100p.
"때로는 글쓰기 자체가 좋은 삶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좋아서 하는 일이 삶을 배반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글 쓰는 사람은 그래서 계속 쓰게 된다." - 109p
꾸준한 글쓰기가 주는 '이로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요.
"글을 쓰는 건 좋은 일이다. 바로 그런 확신(누군가에게 이로움을 주었다는)을 자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살면서 누군가의 마음에 어떤 이로움을 주었다는 확신을 느끼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중략) 오직 글쓰기만이 그런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 144p
"글쓰기는 모든 삶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통해 위안 받기를, 그의 삶이 보다 나은 쪽으로 인도되기를 바란다. 내가 그랬으므로." - 178p
글쓰는 데 도움이 되는 말뿐만 아니라, '용기' 내어 글을 쓰고 싶게 만드는 문장들도 눈에 띕니다.
"나는 모든 이야기가 귀 기울일 만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다. 다만 필요한 것은 모두가 가진 각자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전달할 간단하고도 매력적인 한 가지 방법뿐이다. 나는 그것이 글쓰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 167p
"(글쓰기는) 삶에 충실했다는 느낌을 되돌려준다. 글을 써낸 만큼, 나는 삶에 최선을 다했고, 삶을 사랑했고, 삶다운 삶 속에 있었다는 느낌을 받는다." - 173p
2022년 새해 목표로 글쓰기 습관을 들이고 싶은 분들 많을 텐데요. 정지우 작가의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에서 그리 심각하지 않아도 될 글쓰기를 한번 만나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참고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가 저를 인터뷰 한 기사의 제목은 "나를 기록하는 습관, 이 시대 엄마들에게 권하고 싶어요" 입니다. 어디든 좋습니다. 올해 저와 함께 글 써 볼까요?
*칼럼니스트 최은경은 오마이뉴스 기자로, 두 딸을 키우는 직장맘입니다. [다다와 함께 읽은 그림책] 연재기사를 모아 「하루 11분 그림책, 짬짬이 육아」를, 성에 대해 아는 것부터 솔직하게 말하고 싶어서 성교육 전문가에게 질문한 성교육 책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를 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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