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모차 회사의 수상한 비밀체험단... 유명 브랜드가 왜?
[단독] 유모차 회사의 수상한 비밀체험단... 유명 브랜드가 왜?
  • 소장섭 기자
  • 승인 2023.09.21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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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버섯처럼 퍼진 맘카페 침투마케팅] ①스토케는 모르는 스토케 비밀체험단

【베이비뉴스 소장섭 기자】

'맘카페 침투마케팅'은 맘카페 회원들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자신들이 원하는 내용을 홍보하는 수법이다. 유아동업계에선, 브랜드사나 홍보대행사, 마케팅대행사에서 육아맘에게 무료로 육아용품을 집으로 보내주고, 마치 직접 구매한 것처럼 리뷰를 올리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곤 한다. 육아맘 입장에선 고가의 육아용품을 무료로 받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은밀한 유혹에 넘어가곤 만다. 

"써보니 좋더라~"라는 식의 맘카페를 활용한 마케팅은 이미 수년 전부터 논란의 대상이 됐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보려고 했지만, 여전히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마케팅이 멈추지 않고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전히 독버섯처럼 퍼지고 있는 맘카페 침투마케팅.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으로, 동종 타 브랜드에 비해 매출이 안정적인 유아동업계의 유명 브랜드까지 유혹에 넘어가는 실정이다.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맘카페를 활용한 침투마케팅.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유명 브랜드까지 유혹에 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베이비뉴스 
독버섯처럼 자라고 있는 맘카페를 활용한 침투마케팅. 저출생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유명 브랜드까지 유혹에 넘어가고 있는 현실이다. ⓒ베이비뉴스 

◇ 'ㅅㅌㅋ ㅇㅇ ㅇㅁㅊ'(?)...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이 드러나다

21일 베이비뉴스의 기획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이러한 맘카페 침투마케팅을 유명 유모차 브랜드인 스토케도 진행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유모차 브랜드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모르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수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브랜드이다. 매우 가격이 비싸고 품질도 좋아서, '강남 유모차', '명품 유모차'라는 별칭까지 붙었을 정도로 널리 알려져 있는 브랜드다.

"저는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 중 한 명으로 활동을 했어요. 처음에는 제품을 보내주고, 후기를 하나 올리면 된다고 해서 가볍게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제가 체험단 활동을 하고 난 이후에도, 10기까지 체험단 모집 게시물이 올라오는 것을 보게 되면서 이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너무 부끄럽지만, 이 사실을 널리 알려서 불법적인 일들이 계속되는 것을 막아야겠다는 생각으로 제보하게 됐어요."

최근 베이비뉴스는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으로 활동한 경험이 있는 한 제보자로부터 양심고백 차원의 제보를 받았다. 이 제보자는 자신이 회원으로 활동하던 맘카페에 스토케 유모차 체험단을 모집한다는 소식이 올라와 신청했다가, 체험단이 당첨되고 난 후에 법에 위반되는 비밀체험단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엉겹결에 스토케 유모차와 영수증을 업체로부터 제공받고, 후기까지 올리게 됐는데,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이 장기적으로 계속되는 것을 보면서 누군가 나서서 막아야 할 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비밀체험단은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는 활동이기 때문에 외부로 드러나지 않도록 체험단 운영사 측은 체험단 참가자 간에 비밀유지 서약서를 쓰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체험단 운영사 측은 비밀체험단 매니저를 두고 체험단 참가자들이 참여하는 카카오톡 단톡방을 만들어 소통한다. 체험단 참가자는 매니저로부터 체험단 활동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받고, 후기까지 올리면 미션이 완료된다. 

스토케 유모차 제품에 대한 비밀체험단이 운영된 곳은 '세모핫'이라는 명칭을 가진 맘카페였다. 

#1.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 단톡방 대화내용 A

세모핫 매니저: 스토케를 ㅅㅌㅋ라고 쓰는 이유 저희는 내돈내산형 서포터즈입니다.

참가자: OOO

세모핫 매니저: 영수증도 시기에 맞춰서 보내드릴 수 있습니다. 스토케에서 공식적으로 모집하는 체험단은 마케팅팀 주관이고 저희는 영업팀에서 주관하는 팀이라 좀 성격이 다릅니다.

참가자: OO OOOO OO

참가자: OO

참가자: 오 영수증보내주심 좋을것같아요!

세모핫 매니저: 기본적으로 저희 세모핫에서 활동하는 것과 통일한 베이스로 제품 당 블로그 + 인스타 + O스O릭(+지역카페)이기 후기 작성의 원칙이고 악세서리도 내용은 같습니다. 다만 그간 운영하면서 악세서리까지 이런식으로 쭉 스면 광고라고 걸릴것 같다는 의견들을 많이 주셔서 힘조절합니다.

제보자가 베이비뉴스에 전해온 세모핫 맘카페에서 운영한 스토케 비밀체험단 단톡방 대화 내용. ⓒ베이비뉴스
제보자가 베이비뉴스에 전해온 세모핫 맘카페에서 운영한 스토케 비밀체험단 단톡방 대화 내용. ⓒ베이비뉴스

#2.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 단톡방 대화내용 B

세모핫 매니저: 세모핫에 대놓고 스토케 요요 쓰지마세요. OO님글 지웠어요.

세모핫 매니저: 조심조심입니다. 컨셉이 내돈내산이라

참가자: O OO

참가자: 세모핫에 글올릴때도 스토케요요 내돈내산으로 올리면되나요? 아님 ㅅㅌㅋㅇㅇ 내돈내산 이런식으로 올리나유?

참가자: OO OO OOOOOOO

세모핫 매니저: 세모핫에는 게시 안하는거에요. 스토케는 안하셔도 되요

참가자: OO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을 제외하곤 모두 모자이크 처리했습니다.)

이는 제보자가 베이비뉴스에 제공한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 단톡방 내용 중의 일부이다. 단톡방 대화 내용을 보면, 스토케 유모차 측은 마케팅팀에서는 공식적인 체험단 운영을 진행하고 있고, 영업팀에서는 비공식적인 체험단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적혀 있다.

실제 제품을 구매하지 않았지만, 구매한 것처럼 위장하기 위해서 제품과 함께 영수증까지 적절한 시기에 보내주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비밀체험단에 참여한 육아맘은 블로그와 인스타그램, 그리고 국내 최대 규모의 맘카페 O스O릭, 그리고 지역 맘카페에 후기를 작성해야 하는 것이 미션이다.

스토케 비밀체험단을 운영한 세모핫 맘카페 게시글을 확인한 결과,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은 총 9기까지 활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스토케 유모차 비밀체험단은 일회적인 활동이 아니라, 오랜기간 동안 조직적으로 운영돼 왔다는 점이다. 또한 세모핫에서는 체험단 모집을 홍보하는 게시글을 올릴 때, 스토케라는 명칭을 사용하지 않고 한글 초성을 사용하곤 했다. 이를테면 스토케 요요를, 'ㅅㅌㅋ ㅇㅇ ㅇㅁㅊ'라고 올리는 것이다. 이는 비공식 체험단이라는 점을 알 수 있는 정황 증거 중의 하나다. 

스토케 요요 유모차 체험단을 모집하는 공고 게시물에는 'ㅅㅌㅋ ㅇㅇ ㅇㅁㅊ'라는 식으로 초성을 썼다. ⓒ베이비뉴스
스토케 요요 유모차 체험단을 모집하는 공고 게시물에는 'ㅅㅌㅋ ㅇㅇ ㅇㅁㅊ'라는 식으로 초성을 썼다. ⓒ베이비뉴스

◇ 스토케코리아 본사 "비밀체험단 운영을 한 사실 없다"... 하지만?

하지만 스토케코리아 측에서는 법에 저촉되는 비밀체험단을 운영하지 않고 있고, 운영한 적도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베이비뉴스는 이번 기획취재 과정에서 스토케코리아 본사와 홍보대행사 측에 비밀체험단을 운영한 사실이 있는지에 대해 몇 차례 묻고, 사실 관계를 확인해달라고 요청했는데 스토케코리아 본사에서 '그러한 사실이 없다'는 공식 답변을 해왔다.

"스토케코리아는 세모핫 맘카페를 이번에 처음 알게 되었으며, 그곳에서 비밀체험단 운영을 한 사실이 없다. 스토케코리아는 광고대행업체와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소비자후기이벤트, 체험단 등 바이럴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공정위 가이드에 따라 공정위에서 지정한 문구를 반드시 지키도록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스토케코리아 본사와 홍보대행사에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믿을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게 된다. 세모핫 맘카페에서 10여 개에 달하던 스토케 체험단 모집에 대한 게시글이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심지어, 며칠이 지나자 맘카페 이름이 아예 다른 이름으로 바뀌어 있었다. 이번 취재를 하기 위해서, 이 맘카페에 회원 가입했던 기자는 세모핫 맘카페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강퇴를 당하기도 했다.

스토케코리아 측에서는 비밀체험단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발생하게 됐을까? 스토케코리아 본사와 관련 없이, 왜 세모핫 맘카페는 10기에 걸쳐서 비밀체험단을 모집하고 운영했던 것일까?

[알림] 베이비뉴스 기획취재 '독버섯처럼 퍼진 맘카페 침투마케팅' 연재기사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어지는 다음 기사에도 큰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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