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언젠가 빈 둥지가 되겠지만...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면서 다양한 동요를 많이 배워온다. 요즘 나를 가장 뭉클하게 한 동요는 바로, ‘나도 어른이 되겠지’다. ‘나도 어른이 되겠지/틀림없이 어른이 되겠지/엄마를 쏙 빼어 닮은 어른일 거야/엄마처럼 따뜻한 어른일 거야’ 대체로 이성이 부족하고 감정이 넘치는 나는, 아이들이 포도알 같은 눈동자를 굴리면서 작은 입에 힘을 주며 이 노래를 불러주
아이들이 유치원에 다니면서 다양한 동요를 많이 배워온다. 요즘 나를 가장 뭉클하게 한 동요는 바로, ‘나도 어른이 되겠지’다. ‘나도 어른이 되겠지/틀림없이 어른이 되겠지/엄마를 쏙 빼어 닮은 어른일 거야/엄마처럼 따뜻한 어른일 거야’ 대체로 이성이 부족하고 감정이 넘치는 나는, 아이들이 포도알 같은 눈동자를 굴리면서 작은 입에 힘을 주며 이 노래를 불러주
여기, 북한과 일본으로 찢긴 가족이 있다. 아들들은 북한에, 딸과 어머니는 일본에 산다. 일본에 살다가 돌아가신 아버지는 북한의 묘지에 묻혀 있다. 이들을 찢어놓은 것은 이데올로기다. 오사카 조총련에서 열렬히 활동하던 부모님은 세 아들을 북한으로 보낸다. 감독 양영희는 오빠들을 순식간에 북한에 뺏긴 경험을 담담하지만 신랄하게 요약한다. “내가 6살 되던 해
영화 '다음 소희'의 주인공 소희는 춤 추는 걸 좋아하고, 부당한 일을 보면 참지 않고 큰 소리를 내는 씩씩한 18살 청소년이다. 그는 특성화고 애완동물과 학생이지만, 전공과 관련 없는 콜센터, 그 중에서도 해지를 원하는 고객을 회유하는 부서에 현장실습을 나간다. 욕설과 성희롱 발언을 들으면서 감내해야 하는 감정 노동의 강도가 높아서 1년 간 입사자보다 퇴
아이를 늦게 낳아서 내 친구들의 아이는 지금 대부분 초등학교 저학년이다. 전일제 맞벌이로 일하는 친구들의 아이들은 대부분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을 마치고, 부모의 퇴근 전까지 이른바 ‘학원 뺑뺑이’를 돈다. 학원을 보내는 이유가 막연히 교육 목적이라고들 생각하지만, 실상은 돌봄 목적도 크다. 지금 당장 내 직장 옆자리에는 나처럼 다섯 살 딸을 키우는 동료가
지난 가을, 어린이집에서 보호자 참관 수업을 했다. 담임 선생님 수업에서 쌍둥이들 모두 선생님 질문에 단 한 번도 대답을 하지 않았다. 수업이 끝날 때까지 어찌나 입을 꾹 닫고 있던지! 심지어 체육 수업에서는 둘 다 그 어떤 단체 놀이에도 참가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서 남편과 나까지 넷이 꼼짝 없이 교실 맨 뒤편에 앉아서 체육 수업을 그야말로 ‘참관’만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에 대한 정보가 담겨 있습니다. ‘칠드런 액트’는 영어로 아동 법을 뜻한다. 이 영화는 부모가 자녀의 목숨 줄을 쥐고 있는 극단적 상황을 관객들 앞에 들이민다. 17세 청소년 애덤 헨리는 백혈병에 걸려 입원을 했는데, 여호와의 증인인 그의 부모와 애덤은 수혈을 거부한다. 애덤은 아직 미성년이라 부모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치료를 하려
할머니가 올해로 89세를 맞으셨다. 할머니께 전화를 드려 생신 축하드린다고 인사하고 늘 하던 대로 사랑한다고 했다. “나도 사랑해.”라는 할머니 목소리를 듣고 전화를 끊는데, 갑자기 영화 ‘코코’(2017)를 다시 보고 싶어졌다. ‘코코’에도 할머니 한 분이 나오신다. 주인공 미구엘이 사랑하는 증조 할머니 코코. 영화는 멕시코 최대의 명절인 망자의 날에서
내 인생의 첫 OST는 디즈니 애니메이션 '인어공주'였다. 당시 아홉 살이었던 내 인생의 첫 애니메이션 '인어공주'는 내게 신세계를 열어줬다. 영화라는 게 이렇게 재미있고, 노래라는 게 이렇게 아름다운 거구나! 엄마를 따라 동네 음반 가게에서 인어공주 테이프를 사서 늘어질 때까지 듣고, 또 들었다. 이후로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알라딘', '라이
나는 20대 때 MBTI 검사를 하면 마지막 항목인 J(판단)과 P(인식)에서 P 지수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P는 자유롭고 융통성이 있다는데, 솔직히 그 시절의 나는 자유롭다 못해 대책이 없었고, 융통성이 차고 넘치다 못해 계획이란 걸 세우지 않는 사람이었다. 지금은 J가 높게 나온다. 나 자신도 느낀다. 아이를 낳고 나는 24시간을 촘촘한 시간표에 따라
4살 쌍둥이와 함께 하는 일과 중 가장 힘든 시간은 어린이집 등원 준비 시간이다. 세상에, 사람이 대문을 열고 집 밖을 나가기까지 해야 할 일이 이렇게 많다는 걸 애들을 키우면서 알았다. 발가벗고 거실을 돌아다니는 애들이 최소한의 사람 꼴을 갖추도록 옷 입게 하는 데만 20분이 걸린 날, 동생에게 카톡이 왔다. 10살 딸을 등교 시키면서 이를 악 물고 화를
네 살 쌍둥이의 어린이집 선생님은 나의 친정 엄마 이름을 아신다. 하원할 때 현관에서 아이들이 거의 매일 “오늘은 박미자 할머니 집에 갈래!” 라고 외치기 때문이다. 엄마가 가까운 곳에 사셔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뵙는데도, 아이들은 열렬히 할머니를 찾는다. 1969년 북아일랜드의 수도 벨파스트에서 터진 종교 분쟁을 다룬 영화 ‘벨파스트’를 보고 뜬금없이
이 칼럼을 쓰면서 영화를 통해 다양한 양육자 캐릭터를 접했다. 가난이나 전쟁과 싸워야 하는 부모, 아이의 소수자성을 품기 위해 노력하는 부모, 자기 배로 낳은 자식이 아닌 어린이를 보호하려는 어른 등 영화로 만난 다양한 양육자의 모습 속에는 초보 엄마로서 배워야 할 것들이 무궁무진했다. 그런데 ‘마이어로위츠 이야기’(2017)에서 처음으로 타산지석이 될 만
‘당신은 모르실 거야/얼마나 사랑했는지/세월이 흘러가면은/그때서 뉘우칠 거야’ 혜은이의 노래 ‘당신은 모르실 거야’가 아홉 살 진희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그저 유명한 사랑 노래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영화의 내용과 맞물려 자신을 버린 아버지에게 딸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로 들렸다. 내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아빠는 모르지요. 아주 오랜 세월이 지나면 나를
‘아악, 아주머니, 제발 그만해요!’ 화면 안으로 들어가 밍의 바짓가랑이라도 잡고 뜯어말리고 싶었다. 밍은 열세 살 소녀 메이의 엄마. 딸 메이가 혼자 낙서한 노트에서 동네 마트 알바생 데번과 메이가 하트를 내뿜으며 포옹하고 있는 그림을 발견한다. 이 남자애가 너한테 이런 짓을 한 거냐면서 그 길로 밍은 마트로 달려가 데번에게 호통을 친다. “순진한 내 딸
‘사마’는 내전 중인 시리아 알레포에서 태어났다. ‘사마’의 의미는 ‘하늘’이다. ‘사마’의 어머니이자 이 영화의 감독인 ‘와드’는 공군 비행기도 공습도 없는 깨끗한 하늘을 보고 싶다는 의미에서 딸의 이름을 ‘사마’로 지었다. ‘사마에게’는 1인 언론인 와드가 내전 중인 시리아 알레포에서 의사 함자를 만나 결혼하고 딸을 낳아 키우며 전쟁의 참상을 기록한 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속의 아이들과 가족③ ※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에 대한 중요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어린 4남매를 두고 엄마가 사라진다. 첫째 아들 아키라가 고작 열두 살. 아키라 밑으로 아버지가 다른 동생들이 세 명이나 있다. ‘아무도 모른다’는 1988년 도쿄에서 실제 있었던 스가모 아이 방치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영화이다. 아버지는 원래부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속의 아이들과 가족 ② 료타는 6년 간 키운 아들 케이타가 친자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병원에서 아이가 바뀌었다고 뒤늦게 연락을 준 것이다. 료타 부부는 병원의 중개로 자신들의 친자 류세이를 키워온 가족을 만난다. 류세이를 키운 유다이와 료타는 아버지로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인다. 료타는 잘나가는 회사원으로 아들보다 일이 늘 우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속의 아이들과 가족① 고레에다 히로카즈 영화 속의 아이들과 가족 이야기를 영화 세 편을 보며 풀어낼 예정입니다. 이 글에는 영화의 결말에 대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편집자 주 13살 코이치는 기적을 바란다. 코이치에게 기적은 엄마와 아빠, 남동생 류노스케가 다시 모여 사는 것이다. 부모의 이혼으로 인해 코이치는 엄마와 가고시마
내 아이가 성 소수자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직 세 돌도 안 된 어린 아이들이라서 어떤 행동을 보고 짐작한 건 아니고, 그저 ‘내 아이들이 당연히 이성애자일 거라고 단정 짓지는 말아야지.’ 허공의 뜬 구름 잡는 추상적인 수준의 결심이었다. 영화 ‘너에게 가는 길’은 성 소수자의 어머니 나비와 비비안의 이야기를 다룬다. “엄마, 나 (남자로
지난 가을, 내 생일날의 일이다. 딸이 저녁 6시부터 10시에 잠들기까지, 한 시간에 한두 번씩 뒤집어졌다. 아들이 가지고 놀고 있는 장난감을 자기도 가지고 놀고 싶다. 옷소매가 올라가 있다. 내려 달라. (멀쩡하게 5분 전에 로션을 발라놓고) 갑자기 로션을 바르기 싫다고 대성통곡을 한다. 겨우 침대에 눕혔는데, 이불이 똑바로 놓여 있지 않다고 “똑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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