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친구가 세 명만 되면 꼭 싸워요
우리 아이는 친구가 세 명만 되면 꼭 싸워요
  • 칼럼니스트 윤정원
  • 승인 2022.03.28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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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를 알고 하는 교육] 우리 아이의 다자관계 도와주는 법
두 명이 놀 때와 세 명 이상의 친구와 놀 때 아이가 어떤 태도를 어떻게 취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찰의 기준은 아이가 편을 가르는지, 자기중심적인지, 소유욕, 혹은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도 유심히 봅니다. ⓒ베이비뉴스
두 명이 놀 때와 세 명 이상의 친구와 놀 때 아이가 어떤 태도를 어떻게 취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찰의 기준은 아이가 편을 가르는지, 자기중심적인지, 소유욕, 혹은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도 유심히 봅니다. ⓒ베이비뉴스

Q. 2학년인 딸은 친구들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데 세 명만 되면 꼭 싸우고 안 논다고 합니다. 단짝과 놀 때는 잘 노는데 왜 세 명만 되면 싸울까요?

A. 

1. 관계의 처음 시작부터 살펴봅니다

1) 엄마와 함께 이자관계를 시작합니다.

아이가 세상으로 나와 만나는 첫 번째 대상은 대체로 엄마일 것입니다. 그때부터 이자관계가 시작됩니다. 아이가 생후 12개월까지는 엄마와 심리적, 신체적으로도 결속과 융합이 되어 있어서 서로 하나처럼 느끼며 생활합니다. 이후 2-3세까지 심리적으로는 여전히 융합되어 있지만 신체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아이가 엄마를 외부 대상으로 인지합니다. 아이는 엄마를 나와 다른 타자로 인식하고 서서히 심리적인 분리를 위해 준비하는데, 처음으로 집, 엄마를 떠나 어린이집을 다니게 되면서 경험하게 됩니다. 이와 같이 초기 대상관계인 엄마와의 이자관계 패턴이 모든 관계의 기본 구조를 만든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엄마, 아빠와 함께 삼자관계를 경험합니다.

아이와 엄마가 이자관계를 맺고, 아이가 엄마에게 익숙해지면서 아빠의 등장이 의미를 갖게 됩니다. 흔히 세 명이 되면 둘, 하나 편을 가르게 됩니다. 아직 인지기능이 미숙한 2~3세 아이입장에서는 아빠가 자신을 좋아하고 예뻐해 주는 좋은 느낌을 받으면서도 엄마와 자신을 방해한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간혹, 아빠와 아이가 결속이 되고 엄마가 방해꾼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아이가 엄마 아빠와 나누는 경험이 삼자, 다자관계의 기본이 됩니다. 

2. 관계를 잘하려면 심리적인 분리가 필수입니다

1) 이자관계의 완성은 분리입니다.

아이와 엄마가 서로 하나처럼 느끼며 생활하다 어린이집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물리적인 분리를 경험합니다. 보통 심리적인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적응하는데 어려움이 생기고 또래관계도 원만하지 않습니다. 물론 신체적인 분리에 비해 심리적인 분리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후 1년 동안 애착이 잘 형성되고, 충분한 돌봄을 받으면 정상적으로 정서가 발달하고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과정을 겪으면서 심리적인 분리가 가능해집니다. 

2) 삼자관계는 심리적인 분리와 연합의 확장입니다.

엄마와 아이의 안정적인 관계를 전제로 아빠와의 삼자관계는 아이에게 세상을 배우는, 관계를 익히는 최고의 교과서와 같습니다. 2-3세 아이를 양육하는 부모가 아이를 사이에 두고 협력과 협동을 어느 정도 하는가는 아이의 심리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가 엄마, 아빠와 함께 세 명이 잘 지낼 수 있다면 분리와 연합이 가능한 기본기를 익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분리와 연합은 또래 친구와의 관계에서 반드시 필요한 기능이자 능력이겠습니다. 

3. 심리적인 분리 여부를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1) 심리적인 분리는 나와 너를 구분할 수 있는 경계가 세워졌음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엄마가 아프면 마음이 안 좋고 걱정을 하겠지만 그로 인해 자신의 일상이 무너지거나 생활을 못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처지와 입장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상황에 맞춰 분별력 있는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나의 감정과 상대의 감정을 따로 따로 분리할 수 있으며 영향은 받아도 무분별하게 동화되지 않는 건강한 주체성을 발휘합니다.

2) 통제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심리적인 분리가 되지 않으면 통제 욕구가 높을 수 있습니다. 나와 상대가 융합되어 있으면 상대를 독립적인 객체로 인지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므로 조종하거나 통제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고로 심리적으로 분리가 되면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고, 인정하며 갈등을 조율하고 타협이 가능해 집니다. 

4. 이렇게 도와줍니다

1) 부모가 아이가 친구들과 노는 상황을 관찰해 봅니다. 

두 명이 놀 때와 세 명 이상의 친구와 놀 때 아이가 어떤 태도를 어떻게 취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찰의 기준은 아이가 편을 가르는지, 자기중심적인지, 소유욕, 혹은 소외감을 느끼는 것은 아닌가도 유심히 봅니다. 그리고 아이를 통해 직접 어떤 마음인지 왜 그렇게 하는지 들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마음을 알고 이해해야 교육을 하거나 방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주의해야 하는 부분은 ‘네가 그렇게 하니 친구들이 싫어하지, 그렇게 하면 친구들이 안 놀아줘’ 와 같은 표현이나 친구들과 잘 지내라고 강요하거나 잘못된 점을 지적하는 점입니다. 자칫 자책감을 느끼게 될 수 있고, 위축되어 자신감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2) 아이가 친구들의 노는 모습을 관찰하도록 유도해 줍니다.

아이는 자신이 놀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고 있는지 잘 모릅니다. 모델링이 필요하고, 함께 나누며 모니터링 역할을 해 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어떻게 하라고 모법적인 답을 제시하는 것보다 친구들이 노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알아가도록 도와주는 것이 바람직하겠습니다.

*칼럼니스트 윤정원은 한양대 교육대학원 예술치료교육학 석사를 마친 후, 한양대 의과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현재 공감이 있는 공간 미술심리치료연구소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 사람과 예술을 경험하고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연구를 꾸준히 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인간의 이해에 기본이 될 수 있는 정신분석적 접근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오늘도 마음과 귀를 열고 듣고 담을 준비가 돼 있는 미술심리치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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