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코로나19 확진과 후유증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코로나19 확진과 후유증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2.04.11 15: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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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오미크론 #확진자증가 #영유아확진 #신속항원검사 #자가키트 #양성 #후유증 #사후관리

올 것이 왔다. 이 표현 말고는 적당한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아이 유치원에 같은 반 친구 중 반 이상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았던 터라 매일 조마조마하던 차였다. 최근 아이들이 속한 집단을 중심으로 변이된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되면서 주변에 걸리지 않은 사람을 찾기 힘들 정도로 확진자 수가 늘었다. 그러다 보니 증상이 있다고 해서 매번 신속 항원 검사를 할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우리 아이 역시 자가 키트 진단을 통해 먼저 알게 되었다.

감기와 확연히 다른 점이 초반에 열이 난다는 것이었는데, 우리 아이의 경우 양성 확진을 받게 된 날 아침부터 배가 아프다고 했다. 화장실에 다녀오지 못해서 그런 것이겠지 싶어 배를 문질러 주기도 하고 부드러운 음식을 먹이기도 했다. 콧물이나 기침 등의 이상 징후는 전혀 없었다. 당시에는 자가 키트조차 선명한 한 줄이었다. 그런데 유치원에 다녀온 아이가 어쩐지 힘이 없어 보였다. 여전히 배가 아프다고 했고, 조금 묽은 변을 보았다. 그리고 저녁부터 열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미열로 시작해서 39도까지 순식간에 오르는 열! 직감적으로 코로나19가 왔구나 생각했고 다시 한번 자가 키트를 했을 때는 아주 희미한 두 줄이 나왔다. 얼핏 보아서는 양성이 아니라고 생각할 정도로 미세한 두 줄이었다. 가까운 소아과를 찾아 곧바로 신속 항원 검사를 했고 결과는 역시 양성이었다. 다행히도 아이의 증세는 다음날부터 차츰 나아졌다. 열이 떨어진 이후 기침이 더해지긴 했지만 사흘 정도 지나니 말끔하게 나은 듯 보였다.

문제는 아이를 통해 전염된 성인들이었다. 아이 아빠는 3차, 나는 2차까지 백신 접종을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심하게, 오래 지속되는 편이었다. 그러나 어쩐 일인지 보건소에서 온다는 연락은 확진 문자 외에 격리 기간 내 단 한 통의 전화도 없었다. 몸이 좋지 않았고, 가족 모두가 확진인 상황에서 약을 대리 수령하는 것이 불가능했지만 직접 전화를 걸어도 기다리라는 메시지만 반복되었다. 그나마 보건소에서 검사한 것이 아니라 일반 병원에서 검사를 했기 때문에 해당 병원에 전화를 걸어 약을 지을 수는 있었지만, 가지러 가는 것이 문제였다. 코로나19로 인한 약 값은 무료이지만 퀵 서비스 같은 배달을 이용할 경우 배달료는 유료라고 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었다. 하는 수없이 약사의 도움을 받아 격리 기간이 아직 남은 아이까지 데리고 자차를 이용해 마치 드라이브스루처럼 약을 받아오게 되었다.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비상약을 넉넉하게 구비해 두고 있긴 했지만, 막상 감기보다 더한 증상이 생기다 보니 왠지 모를 두려움까지 더해져 더욱 조바심이 났던 것 같다.

코로나19 확진되고 보니…서둘러 제재를 풀기보다는 단계적인 일상 회복이 중요합니다! ⓒ여상미
코로나19 확진되고 보니…서둘러 제재를 풀기보다는 단계적인 일상 회복이 중요합니다! ⓒ여상미

그렇게 약 열흘 정도 힘겨웠던 격리 기간이 끝났지만 나는 여전히 간헐적으로 멈추지 않는 기침에 시달리고, 귀가 멍한 상태가 지속되어 평소보다 잘 들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사람마다 미각, 시각, 후각 등 감각기관에 조금씩 후유증이 남는 증상을 보인다고 하던데 언제쯤 완벽히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올지 예측할 수 없어 더욱 불안하기만 하다. 설상가상 코로나19 관련 뉴스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하니 이미 걸린 사람 입장에서는 그저 허탈한 마음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이도 다시 진찰을 받아보니 기관지에서 들리는 소리가 썩 좋지 않으니 당분간은 잘 지켜보라는 진단을 받았다. 겉으로는 아무 문제 없어 보이는 아이마저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정말 걸리지 않는 게 최선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정말 일주일의 격리 기간으로 전파력은 없어진 걸까? 이후의 치료는 개인의 문제이니 알아서 관리해야 하는 걸까?

그러나 이제 코로나19도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의 하나로 규정하고 일상으로 돌아가려는 움직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 어느 정도 생활 질병 중 하나로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라면 이미 걸렸거나, 걸렸던 사람들에 대한 후속 조치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것 아닐까? 코로나19 직접 확진되고 보니 감기와 비슷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부분 후유증을 남기더라! 게다가 이미 걸렸던 사람이라 하더라도 다시 걸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이니 급하게 제재를 풀고 일상으로 돌아가기보다는 충분한 대책과 계획을 가지고 단계적으로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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