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이상한 방역 수칙
[해시태그로 보는 육아맘] 이상한 방역 수칙
  • 칼럼니스트 여상미
  • 승인 2022.07.28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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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방학 #코로나19 #방역수칙 #원격수업 #권고 #교육부 #학원연합회 #돌봄 #공백

전국 초중고 및 유치원생들의 여름방학이 시작되었다. 본격적인 휴가철과 방학이 겹쳐서 그런지 지난 주말, 바닷가 근처에 있는 식당에 방문했다가 밀려드는 휴가 인파에 깜짝 놀랐었다. 관광지뿐만 아니라 요즘은 동네 곳곳에 설치된 물놀이 시설에도 아이들이 바글바글하여 틈이 없을 정도이다. 아파트 혹은 민간 시설에서 운영하는 곳은 그나마 시간이나 인원 제한 정도의 거리 두기를 하지만 시민들이 이용하는 공원이나 딱히 제약이 없는 공동 놀이터 등은 그야말로 무법천지이다. 외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쓰지 않은 사람, 쓴 사람 천차만별이었고 그나마 마스크를 쓴 아이들도 물에 젖어 곧 유실되거나 아무 효력이 없었다. 거리 두기는 커녕 비말과 땀과 물이 섞인 물놀이터는 코로나19 아니라 더운 여름철 유행하고 있는 장염, 수족구 등의 원인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이렇다 할 제약은 어디에도 없었다.

코로나19의 증가 추세가 둔화될 무렵, 정부는 대부분의 방역 수칙들을 국민들 자율에 맡기게 되었고 지금은 지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혼재되어 있어 사실 뭐가 정답인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데 방학 직전, 교육부에서 학원들을 대상으로 원격수업을 권장했다는 기사를 보았다. 사실 권고 사항이라는 것은 지키지 않아도 법적인 제재가 없어 대부분의 학원들이 오프라인 수업을 이어갈 것이라 예상된다. 실제로 아이가 다니는 학원 어디서도 온라인 수업으로 변경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나는 학원의 운영과 무관한 학부모이지만 내가 생각해도 다른 집단 시설(스포츠, 요식업 등)은 그대로 운영하면서 학원은 원격 수업을 권고한다는 것이 납득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학생들이 학교를 가지 않는 기간에 학원이나 기타 돌봄 시설 등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는다면, 매시간 부모가 돌볼 수 없는 아이들의 공백은 어떻게 대체할 것인가. 일각에서는 이러한 이유들 때문에 교육부에서 내놓은 방역 수칙은 실생활과 너무 동 떨어진, 탁상 행정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한다. 나 역시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 입장에서 이러한 권고 사항이 실제 생활에 적용할 수 있는 방역 수칙인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현실에 맞는 방역 수칙을 제시해 주세요! ⓒ여상미
끝나지 않은 코로나19. 현실에 맞는 방역 수칙을 제시해 주세요! ⓒ여상미

학습 격차와 교육 공백이라는 또 다른 문제도 있다. 실제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중단된 이후 지역 간의 학습 격차와, 교육 공백으로 인한 학생들의 학업 수준이 이전과 크게 차이가 난다는 통계를 접한 적이 있다. 바로 이런 부분 때문에 교육부도 학교 방역을 더욱 강화해 등교 수업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하려고 애썼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또다시 방역 수칙을 적용함에 있어 교육기관부터 먼저 이전과 다른 방향이 제시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학생들이 많이 밀집하는 곳에 대한 방역 강화가 목적이라면 내가 아는 바로는 사교육 기관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이다. 그리고 그런 제재가 필요하다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책이 있어야 될 것이라 생각한다. 단지 학습 능력 향상을 위한 교육의 목적보다 아이들의 돌봄 혹은 방학 중 공백을 메우는 각 가정의 계획과도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사안이기 때문이다.

끝나지 않은 전염병에 무더위까지, 지치지 않은 사람들이 없을 것이다. 이제 다시 언급하고 싶지 않은 코로나19의 재유행이라는 것은 정말 생각하고 싶지 않을 일이다. 그러나 과거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주춤거리면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방역이 꼭 필요한 상황이라면 다시 힘들더라도 모두가 함께 동참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규제나 방역 지침이 특정 분야에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는 형평성 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각자의 이야기를 들어보자면 힘들지 않은 상황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전염병은 어느 한곳에서 노력하다고 해결되는 일이 아니지 않았던가! 피할 수 없다면 모두가 앞서 현명한 대응이 필요할 것이고, 그 대응에는 반드시 실생활에 적용 가능한 지침인지 구체적인 실태 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부디 실행 가능한 방역 수칙으로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한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칼럼니스트 여상미는 이화여자대학교 언론홍보학 석사를 수료했고 아이의 엄마가 되기 전까지 언론기관과 기업 등에서 주로 시사·교양 부문 글쓰기에 전념해왔다.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지금은 아이와 함께 세상에 다시 태어난 심정으로 육아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부딪히며 배워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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