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출산지원 정책 잘 만든 기업, 1인당 매출 2.7배 쑥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 29일 2024 제4차 인구2.1 세미나 개최
한반도미래인구연구원(이사장 정운찬, 원장 이인실, 이하 한미연)과 서울시는 29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18층 서울클럽에서 ‘아이와 함께 성장하라: 인구위기 해법의 새로운 패러다임, 인구경영’이라는 주제로 2024년 제4차 인구2.1 세미나를 개최했다.
유혜정 한미연 연구센터장은 ‘저출생 위기에 대응하는 기업의 인구경영 전략’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300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가족친화적인 인구경영을 하면 근로자 1인당 평균 매출액이 33억 3천만원에서 최대 89억 8천만원으로 2.7배 증가한다고 밝혔다. 기업이 일·가정 양립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면 저출생 극복은 물론 생산성까지 높아지는 것이다.
한미연이 개발한 인구경영 지표는 기존 ESG의 사회영역인 S(social)의 구성요소 중 기업의 인구위기 대응 노력을 특히 강조한 것이다. ‘출산·양육지원’, ‘일·가정양립지원’, ‘출산친화 기업문화 조성’, ‘지역사회 기여’ 등 4개 영역으로 구성되며, 산식에는 기초평가 지표 17개(각 100점 만점)와 심화평가 지표 41개(각 100점 만점)가 적용된다.
한미연은 국내 300개 기업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55.6점(기초평가 기준)에 불과하다며 낙제 수준으로 진단했다. 아쉬운 점은 점수 차이가 영역별로 너무 크다는 것이다. 전반적 근무환경과 관련되는 ‘일·가정양립’ 영역의 평균 점수는 75.9점이다. 그러나 출산을 직접 지원하는 ‘출산양육지원’과 ‘출산친화 기업문화’ 영역은 각각 52.0점과 53.4점에 불과하다. 세부 지표별로도 ‘남성 임직원 육아휴직 제도 운영(5.2점)’과 ‘복귀 온보딩 지원제도 운영(9.0점)’은 10점 미만이었다.
더군다나 심화평가 평균 점수는 48.1점으로 기초평가 55.6점보다도 10점 이상 더 낮다. 이는 시행 중인 제도 마저도 제대로 이용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제도 도입 여부를 보는 기초평가와 달리 심화평가는 제도 이용률 등 실질적인 운영 성과가 기반이다. 최근 기업 가족지원의 보상 정도가 증가하고 있다고는 해도, 이번 평가 결과는 기업의 균형 잡힌 가족 지원이 이루어지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을 말해준다.
유혜정 센터장은 “국내외를 통틀어 기업 인구경영이 재무성과를 높인다는 인과성을 확인한 연구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며 “한미연의 이번 인구경영 지표는 기업의 저출산 대응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할 획기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 센터장은 “기업이 시차출근제, 탄력근무제, 재택근무제 등 근로시간과 공간의 유연성 확보를 위한 다양한 제도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구성원의 일과 생활의 균형을 실현해야 한다”며 “특히 임신 및 육아기 임직원이 눈치 보지 않고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음으로 주제발표를 이어간 안드레아 슈나이더(Andrea Schneider) 주한 독일대사관 고용·사회부 참사관은 “독일은 유럽연합과 OECD에 비해 수십 년 동안 낮은 출산율을 기록했고 1990년 통일 이후(여성 1인당 1.45명) 다시 이 수준에 도달하거나 초과하기까지는 24년이 걸렸다”며 “육아를 위해 일을 덜해도 되거나 하지 않아도 되게끔 ‘부모수당’을 소득 대체로 도입했으며 1세 이상 아이는 탁아소에 대한 법적 권리를 갖게 되었다”고 소개했다.
슈나이더 참사관은 “무엇보다도 가족친화적인 직장 및 사회로 변화하는 사회적 전환이 중요했다”며 “개별적 대책이 아니라 가족 친화성을 높이기 위한 사회 전반의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경선 미래여성경제포럼 대표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토론에서 박양수 대한상공회의소 SGI 원장은 “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기업에서 유연근무를 할 수 있는 최적의 방안을 설계해 줘야 한다”며 “기업의 문화를 바꿀 때는 CEO의 인식 변화가 제일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토프 하만(Christoph Hamann) 한국머크 바이오파마 대표는 ”한국은 육아휴직 등 제도가 잘 갖춰져 있지만 눈치를 본다고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러한 기업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한정선 한화손해보험 부사장은 “기업에서 육아 휴직자가 생기면 대체 업무를 수행하는 직원은 보상금이나 수당 받을 수 있어야 한다”며 “출산에 따른 여성의 고용상 불이익을 의미하는 '차일드 페널티'(child penalty)가 아닌 ‘차일드 베네피트(Child Benefit)’ 제도가 정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성은 서울시 저출생 담당관은 ”일과 가정 균형의 사각지대가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이라며 ”서울시는 이들에게 포인트를 주는 인센티브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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