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 LH 채용 장애인 편의지원, 복시 시각장애인은 제외... 형평성 논란
장애인 전형 응시자, ‘편의지원 차별’ 호소... “복시로 인해 시험 시간 더 필요해도 시간 연장은 불가”
시각장애인의 취업 준비 과정에서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장애인 편의지원’이 실질적으로 차별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애를 이유로 한 불합리한 채용 조건이 문제시된 곳은 다름 아닌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한 복시(物視, diplopia) 장애인은 6월 11일 LH의 장애인 전형에 온라인으로 입사지원을 했다. 이후 채용 관련 설명회에 참가해 편의지원에 대한 질문을 했지만, 실망스러운 답변을 받았다. 그는 "복시 때문에 하나의 물체가 두 개로 보여 문제를 인식하고 푸는 데 시간이 더 걸린다"며 시간 연장이 가능한지 물었는데 ‘불가’하다는 답을 들었다.
그는 시각장애인으로, 복시 증상으로 인해 문자를 읽고 문제를 푸는 데 일반인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H는 시험 시간 연장과 같은 배려는 지원하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반면, 지체장애인에게는 휠체어나 좌석 배치 등의 편의를 제공하고, 청각장애인에게는 별도의 음성 지원 방식이나 수화 통역을 제공하는 등 다른 유형의 장애에 대한 배려는 비교적 잘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복시 등 시각장애인에 대한 시간 연장 미제공은 형평성 논란으로 이어진다.
그는 “편의지원을 해준다고 홍보하지만 실제로는 ‘말뿐인 지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어 “정작 시험을 제대로 보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시각장애인은 시험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차별적 행정을 지적했다.
◇ 공기업 채용, 진정한 ‘장애인 편의’ 실현해야
현행 「장애인차별금지법」은 공공기관이 장애인의 불리함을 해소하기 위한 합리적 편의를 제공할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특히 교육·고용 등의 영역에서 ‘동등한 기회 보장’이 핵심 원칙으로 강조된다.
이에 따라 국가직 및 지방직 공무원 시험에서는 장애 유형에 따라 시험 시간 연장, 시험실 분리, 보조 인력 배치 등 다양한 편의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LH는 공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핵심적 편의인 ‘시간 연장’을 거부한 것이다.
장애인 인권단체 관계자는 “복시 같은 시각장애는 시험의 본질적 내용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공정한 출발선을 만드는 편의”라며, “편의 미제공은 곧 직접적인 기회의 박탈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채용 과정의 문제를 넘어, 공공기관의 장애인 인식과 행정의 실효성 부족을 보여주는 상징적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복시 장애인 응시자는 “이 글을 통해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차별받지 않기를 바란다”며 LH 측의 실질적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장애인 전형은 단순한 배려가 아닌,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 실현의 한 방식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채용 형평성은 단지 점수의 문제가 아니라 기회와 조건의 평등에서 시작돼야 한다"며 "LH를 포함한 모든 공공기관은 ‘형식적 지원’을 넘어서, 진정한 ‘기회 보장’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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