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대책, 아이를 낳으라고 하기 전에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야"

"저출생 대책, 아이를 낳으라고 하기 전에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해야"

  • 칼럼니스트 김영명
  • 승인 2026.02.27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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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명의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 “국정과제인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부터 시작해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현 정부 들어 유보통합의 진전과 보육·교육 현장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뚜렷한 변화가 보이지 않는 현실은 매우 우려스럽다. 일각에서는 이 정부가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를 미루고 있다는 평을 하기도 한다. 그러나 복잡하고 어렵더라도 중요한 문제라면 정면으로 다루는 것도 이 정부의 특징으로 여겨지며 비교적 정부가 출범한 초기인 지금이야말로 본질적인 과제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이미 태어난 아이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베이비뉴스

◇ 저출생 해법의 핵심은 ‘보육·교육의 질’이다

정부가 저출생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정책의 방향은 출산을 독려하는 것을 넘어, 태어난 아이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 되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한국의 경제적 위상과 사회적 수준을 고려할 때, 영유아 보육과 교육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다.

교육의 질은 결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매우 구체적인 ‘기본 조건’에서 시작된다. 아이 한 명 한 명을 세심하게 돌볼 수 있는 충분한 교사와 인력,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실내외 공간과 놀이터, 그리고 충분히 놀 수 있는 시간의 보장... 이 세 가지가 제대로 갖추어질 때 비로소 영유아 교육의 질은 실질적으로 향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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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금까지의 정책은 이러한 기본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추진되어 왔다. 그 결과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비용을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체감되는 변화는 제한적이었다.

지금은 방향을 다시 설정할 때가 아니다. 이미 2024년 6월 발표된 유보통합 실행계획안에는 충분히 의미 있는 개혁 과제들이 담겨 있다. 문제는 새로운 정책이 아니라 ‘실행’이다. 단편적이고 제한적인 재정 지원 확대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물리적 환경과 인적 환경이라는 기본 토대부터 근본적으로 개혁해야 한다.

◇ 멈춰선 유보통합, 움직이지 않는 기관차

현재 유보통합의 기본 방향은 제시되었지만 실제로는 움직이지 못하는, ‘멈춰선 기관차’와 같은 상황이다. 이제는 복잡한 논의에 머물러 있을 시간이 없다. 대통령 역시 공개된 국무회의나 기관장 업무보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할 일이 많을 때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부터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렇다면 유보통합과 영유아 보육교육의 질적 개선도 지금 당장 실행 가능한 과제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 첫 번째가 바로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이다.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은 이미 국정과제에 포함되어 있으며, 추가 인력 지원을 통해 충분히 추진 가능한 정책이다. 다른 정책들처럼 복잡한 이해관계 충돌이나 대규모 제도 개편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즉, 의지와 재정이 확충된다면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다.

◇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일부 연령·일부 시설에 머문 ‘반쪽도 안되는 개선’

그럼에도 현재 상황은 매우 답답하다. 만 3세의 경우 보조교사 지원이 시범적으로 이루어졌을 뿐이며, 0세반 역시 시범사업 이후 민간·가정어린이집 중심으로 1:2 비율이 제한적으로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은 특정 연령이나 일부 시설에 국한될 문제가 아니다. 전 연령에 걸쳐 단계적으로라도 확대되어야 하며, 최소한 명확한 로드맵이 제시되어야 한다. 하지만 2026년 신학기가 시작되는 시점이 되었음에도, 0세를 제외한 연령에 대해서는 어떠한 추가 정책도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는 현장의 기대를 저버리는 일이다.

◇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선, 지금 당장 시작해야 한다

아이들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보호받아야 할 존재이며, 그 어떤 정책보다 우선되어야 할 대상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존재”라는 표현은 단순한 수사가 아니라, 국가 정책이 지향해야 할 기준이다. 답은 이미 나와 있으며 이제는 실행의 문제다. 더 이상 시범사업을 통해 시간을 허비할 때가 아니다. 그리고 그 출발점은 분명하다. 교사 대 아동 비율의 개선은 지금 당장 시작되어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아이들의 삶을 바꾸고, 저출생 문제 해결로 이어지는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첫걸음이다.

*칼럼니스트 김영명은 영유아교육·보육 현장과 학계를 오가며 30년 가까이 연구와 실천을 이어온 아동 보육·교육 전문가다. 국공립 어린이집 원장을 비롯해 중앙보육정보센터, 인천광역시 보육정보센터 센터장을 역임하며 정책과 현장을 두루 경험했다. 현재 영유아 권리 존중 단체 ‘아이들이행복한세상’ 공동대표로 활동하며, 베이비뉴스 칼럼을 통해 아이의 일상과 권리를 중심에 둔 보육·교육 정책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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