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연지 칼럼] 학원 뺑뺑이 속 '정서적 숨구멍'… 예술적 치유가 학습 뇌를 깨운다

[이연지 칼럼] 학원 뺑뺑이 속 '정서적 숨구멍'… 예술적 치유가 학습 뇌를 깨운다

  • 칼럼니스트 이연지
  • 승인 2026.06.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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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지의 문해력 미술로 여는 아이의 미래] 미술은 감정과 지성을 잇는 다리… 정서적 안정이 공부 머리 만든다

"아이가 벌써부터 학업 스트레스로 밤잠을 설쳐요."

소위 '학원 뺑뺑이'라 불리는 쉼 없는 고강도 학습 스케줄 속에서, 대치동과 청담동의 수많은 학부모님을 만나며 제가 가장 안타깝게 듣는 이야기입니다. 우리 아이들은 너무 이른 나이에 학업 번아웃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쏟아지는 지식을 뇌가 다 처리하지 못해 과부하가 걸리면, 기억력과 사고력을 담당하는 해마의 기능은 급격히 저하되고 맙니다. 이때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단순히 아무것도 하지 않는 '멈춤'이 아닙니다.

저는 현장에서 융합 미술 교육을 통한 정서적 치유야말로, 아이의 뇌를 다시 학습 최적화 상태로 되돌리는 가장 강력한 ‘숨구멍’이 된다고 늘 강조합니다. 정서적 해소(Catharsis)가 없는 지식 습득은 결국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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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효율은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과 직결된다. ⓒ베이비뉴스

◇ 스트레스 호르몬을 줄여야 ‘학습 뇌’가 열립니다

학습 효율은 아이의 심리적 안정감과 직결됩니다.

미국 드렉셀 대학교 기리자 카이말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단 45분간의 미술 활동만으로도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참여자의 75%에서 유의미하게 감소했습니다. 주목할 점은 창작의 기술적 완성도와 상관없이, 무언가를 ‘표현’하는 행위 자체만으로 뇌가 이완되고 전두엽의 실행 기능이 회복된다는 사실입니다.

제가 진행하는 그림책 미술 수업은 이 지점을 정확히 공략합니다. 아이들은 그림책 속 인물에 공감하며 자신의 억눌린 감정을 투영하고, 이를 도화지 위에 시각적으로 쏟아내며 해소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러한 정서적 카타르시스는 뇌의 보상 회로를 자극하여, 아이가 다시 공부에 몰입할 수 있는 ‘지적 에너지’를 재생산해 줍니다.

◇ 예술 인문학으로 기르는 최상위권의 멘탈 관리

"미술은 감정과 지성을 잇는 다리입니다."

특히 어린이 인문학과 결합한 미술 활동은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마음 상태를 읽고(Self-awareness) 조절하게 함으로써, 입시라는 긴 레이스를 지치지 않고 버틸 수 있는 '회복탄력성'을 길러줍니다.

이는 제가 교육 현장에서 가장 치열하게 지켜내고자 하는 4성(性) 교육(인성·지성·감성·창의성) 중 감성과 인성적 측면의 완성입니다. IB(국제 바칼로레아) 교육에서 가장 강조하는 '성찰(Reflection)'의 과정이 미술 수업 후 저와의 브리핑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정답이 없는 도화지 위에서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담대함을 배웁니다.

◇ 미래 역량의 핵심, 정서적 지능(EQ)이 공부 머리를 만듭니다

지식 정보가 넘쳐나는 AI 시대에는 단순히 많이 아는 것보다, 자신의 인지 상태를 스스로 관리하는 능력이 훨씬 중요합니다.

학업 스트레스로 경직된 뇌는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공간이 없습니다. 저와 함께하는 미술 시간은 아이들에게 ‘지적 환기’의 시간을 제공하여, 다시금 국어 비문학 지문을 읽고 수학 문제를 풀 수 있는 뇌의 공간을 넓혀주는 것입니다.

공부만 하는 아이는 작은 고비에도 흔들리기 쉽지만, 예술이라는 숨구멍을 가진 아이는 스스로 에너지를 회복하며 끝까지 나아갑니다.

예술적 치유가 일어나는 바로 그 순간, 잠들어 있던 아이의 학습 뇌도 함께 깨어난다는 사실을 부모님들께서 꼭 기억해 주시길 바랍니다.

*칼럼니스트 이연지는 홍익대학교에서 미술교육을 전공했으며, 교육과 예술을 융합한 창의적 인재 양성에 주력해온 교육 전문가다. 2017년 9월부터 ㈜책읽는미술관 프랜차이즈 대표를 맡아 교육 콘텐츠 개발과 운영을 이끌어왔다. 현재 ㈜책읽는미술관 기업부설연구소를 운영하며 교육과 예술을 접목한 프로그램 연구에 힘써왔으며, ㈜인터불고 뮤즈랩 대표로도 활동해왔다. 또한 (사)한국휴먼이미지디자인학회 이사 및 편집위원으로 학술 활동을 병행해왔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수상 작가로서 공공기관과 대기업 미술대회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등 예술 분야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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