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국적 관계없이 출생등록”… 헌재, 외국인 아동 권리 인정
“한국에서 태어났다면 국적 관계없이 출생등록”… 헌재, 외국인 아동 권리 인정
  • 이유주 기자
  • 승인 2026.08.28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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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출생 외국인 아동 출생등록 법적 근거 없어… “국가에 구체적 입법 의무 존재”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헌법재판소가 국적이나 혈통과 관계없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에게도 ‘태어난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베이비뉴스

헌법재판소가 국적이나 혈통과 관계없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에게도 ‘태어난 즉시 출생 등록될 권리’가 보장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현행 법체계가 대한민국 국민을 중심으로 출생 등록을 규정하면서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이 출생 사실을 등록할 수 없도록 한 것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판단이다.

헌재는 27일 베트남 국적 A씨의 딸 B(7)양이 제기한 헌법소원심판에서 재판관 9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대한민국에서 출생한 외국인의 대한민국법에 따른 출생등록에 대해 규정하지 않은 입법부작위는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A씨는 2008년 비전문취업비자로 국내에 들어온 뒤 2016년 베트남 국적의 배우자와 혼인했다. 이후 부부는 허가된 체류 기간이 만료된 뒤에도 국내에 계속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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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서울의 한 의료원에서 딸 B양이 태어났지만, 부부는 아이의 출생신고를 하지 못했다. 현행 가족관계등록법이 출생·혼인·사망 등 가족관계 등록의 대상을 대한민국 국민으로 한정하고 있어 국내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의 출생을 등록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가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B양은 국내에서 태어났음에도 출생 사실을 공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등록 절차에서 제외됐다. A씨는 이 같은 법적 공백으로 인해 딸이 의료와 보육, 교육 등 아동으로서 누려야 할 기본적인 권리를 충분히 보장받기 어렵다며 B양과 함께 2022년 2월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

헌재는 이 사건에서 직접 당사자인 B양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특히 헌재는 아동이 출생한 뒤 가능한 한 이른 시기에 국가의 공적 장부에 출생 사실을 기록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태어난 즉시 출생등록될 권리’를 독자적인 기본권으로 인정했다.

헌재는 "이는 아동이 사람으로서 인격을 자유로이 발현하고 부모와 가족 등의 보호 아래 건강한 성장과 발달을 할 수 있도록 최소한의 보호장치를 마련하도록 요구할 수 있는, 헌법에 명시되지 아니한 독자적 기본권이자 일반적 인격권을 실현하기 위한 기본적인 전제"라며 "아동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에 따라 그 보장 여부를 달리해야 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출생 등록이 이뤄지지 않아 국가의 공적 기록상 존재가 확인되지 않는 아동은 각종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도 커진다고 봤다. 학대나 유기 등의 피해를 입기 쉽고, 범죄 피해를 당하더라도 신분이나 존재 자체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아 범죄의 대상이 될 위험이 높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헌재는 국가가 외국인 아동의 출생 등록을 제도적으로 보장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헌재는 "국적이나 체류자격 및 본국에서의 출생등록 여부와 관계없이 대한민국 법에 따른 출생등록이 가능하도록 그 권리의 구체적 내용을 형성하여야 할 국가의 입법 의무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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