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보이스피싱 신고 이후 해당 전화번호가 이용중지될 때까지 최대 일주일이 소요되면서, 그 사이 동일 번호를 통한 추가 피해가 발생한 사례가 잇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현 더불어민주당(대전 대덕구)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아 14일 공개한 ‘최근 5년간 보이스피싱 피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신고 접수 후 이용중지까지 2일 이상 걸린 전화번호 중 같은 번호로 피해가 2건 이상 추가 발생한 사례는 올해에만 5건으로 확인됐다.
대전에서 접수된 한 사건은 신고부터 이용중지까지 7일이 걸렸고, 그 사이 이틀에 걸쳐 3건, 총 4,400만 원의 추가 피해가 발생했다. 경남에서 접수된 사건도 이용중지까지 6일이 걸리는 동안 2건, 5,100만 원의 피해가 더 발생했다. 5개 전화번호로 인한 추가 피해는 총 12건, 1억 3,690만 원에 달했다.
이용중지가 늦어지는 이유는 절차에 있다. 현재는 피해자가 피싱범죄 피해신고서를 작성·제출한 뒤 통화내역 캡처본과 같은 증빙자료를 직접 첨부한 후에야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에 이용중지를 요청할 수 있다.
경찰청은 "피해자 출석 지연 등의 사유로 이용중지까지 2일 이상 소요되는 사례가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전체 피해 규모도 상당했다. 보이스피싱·메신저피싱·몸캠피싱·스미싱·로맨스스캠 5개 유형을 합친 피해액은 2025년 한 해 1조 4,668억 원에 달했고, 올해는 상반기(1~6월)에만 4,131억 원이 발생해 하루 평균 22억 8천만 원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거점 조직 검거 사례를 보면, 최근에는 중국 중심에서 캄보디아·라오스 등 동남아시아로 거점이 옮겨가는 양상도 확인됐다.
2017~2024년 중국 항저우·다롄을 거점으로 1,923건, 약 1,511억 원의 피해를 낸 조직(피의자 77명 검거) 다음으로, 2025~2026년 캄보디아 프놈펜을 거점으로 한 조직이 382건, 약 532억 원의 피해를 낸 것으로 파악됐다.
박정현 의원은 "피해자가 직접 출석해 서류를 갖춰야만 이용중지가 되는 구조다 보니, 그 며칠 사이에 같은 수법으로 또 피해를 보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통화내역 등 증빙만으로 우선 이용중지부터 하고, 서류는 나중에 보완하는 방식으로 절차를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피싱 범죄 거점이 동남아로 옮겨가는 만큼, 국제 공조 수사 체계도 새로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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