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장애·공황장애, 반복되는 신체 증상과 자율신경실조증 함께 치료해야
[양희진 원장의 마음건강 이야기] "불안·두근거림·어지럼증 등 신체 증상 원인 확인 중요…인지행동치료·약물치료 등 증상에 맞는 관리 필요"
칼럼니스트 양희진[email protected]수정 2026.10.26 11:42
특별한 이유 없이 가슴이 두근거리고 숨이 답답하거나, 충분히 쉬어도 긴장과 불안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불안장애나 공황장애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어지럼증과 소화불량, 식은땀, 불면증 등 신체 증상이 함께 나타나기도 해 자율신경계의 조절 상태에도 관심이 필요하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바탕으로 공개된 진료 통계에 따르면, 2025년 불안장애로 진료받은 인원은 약 91만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병원이나 한의원등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은 인원으로, 실제 불안 증상을 경험하는 전체 인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공황장애는 불안장애 범주에 포함되는 질환이므로 두 통계를 단순히 합산해서도 안 된다.
◇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신체 증상은 어떻게 다를까?
불안장애는 과도한 걱정과 긴장, 초조함이 지속되면서 신체적·정서적 불편과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질환군이다. 가슴 두근거림, 근육 긴장, 소화 불편, 수면장애 등이 동반될 수 있다.
공황장애는 갑작스럽고 강한 공포와 불편감이 밀려오는 공황발작이 반복되고, 이후 발작에 대한 걱정이나 회피 행동이 이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심장이 빠르게 뛰고 숨이 막히는 느낌, 어지럼증, 식은땀, 손발 떨림 등이 짧은 시간에 강하게 나타날 수 있다.
그렇다면 갑자기 심장이 뛰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면 공황장애일까? 이러한 증상은 공황발작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증상만으로 진단할 수는 없다. 심혈관계 질환이나 호흡기 질환, 내분비 문제 등에서도 비슷한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필요한 의학적 평가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 자율신경실조증과 불안장애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
자율신경계는 심박수와 혈압, 체온, 소화, 땀 분비 등 의식적으로 조절하기 어려운 신체 기능을 담당한다. 스트레스와 불안이 커지면 교감신경을 중심으로 신체 각성 반응이 나타나 심장이 빨리 뛰거나 땀이 나고 근육이 긴장할 수 있다.
이러한 신체 감각을 위험한 신호로 받아들이면 불안이 더 커지고, 높아진 불안이 다시 신체 반응을 강화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자율신경실조증 증상으로 검색되는 두근거림, 어지럼증, 소화불량, 불면증 등이 불안장애나 공황장애와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다만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표현만으로 특정 질환을 확정할 수는 없다.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는 각각의 진단 기준에 따라 평가해야 하며,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혈압과 맥박 변화, 자세에 따른 증상 등을 확인해 다른 원인을 감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불안장애와 공황장애를 평가할 때 불안감 자체뿐 아니라 두근거림과 어지럼증, 수면 상태, 스트레스 요인, 일상생활에서의 회피 행동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 개인마다 증상 양상과 유발 요인이 다를 수 있어 이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치료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취지다.
◇ 공황장애와 자율신경실조증, 어떤 검사와 치료가 필요할까?
진료에서는 증상이 언제 시작됐는지, 얼마나 지속되는지, 어떤 상황에서 심해지는지 등을 확인한다. 필요에 따라 혈압·맥박 측정과 심전도, 혈액검사 등을 시행해 신체적 원인을 살펴볼 수 있다. 자율신경계 기능 검사는 증상과 진료 소견에 따라 필요성을 판단한다.
공황장애로 진단되면 인지행동치료와 약물치료 등을 고려할 수 있다. 불안과 신체 반응을 이해하고 발작에 대한 두려움과 회피 행동을 줄이는 과정도 중요하다.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이 의심될 때는 원인과 동반 증상을 확인하고 그에 맞는 관리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적절한 신체활동, 카페인 섭취 조절은 증상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생활습관 개선만으로 필요한 진료를 대신할 수는 없다. 갑작스러운 흉통이나 심한 호흡곤란, 실신, 한쪽 팔다리의 마비 또는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응급 평가를 받아야 한다.
불안장애와 공황장애, 자율신경실조증은 일부 증상이 겹칠 수 있지만 서로 같은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반복되는 신체 증상을 단순히 예민함이나 스트레스 탓으로 넘기기보다 증상의 특징과 발생 원인을 확인하고, 개인의 상태에 맞는 치료와 관리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칼럼니스트 양희진은 해아림한의원 목동영동포점 대표원장이다. 2007년에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뒤 ADHD, 불안장애, 공황장애, 우울증 등 현대인과 소아청소년이 겪는 다양한 신경정신과 질환을 진료해 왔으며, 수천 건에 달하는 풍부한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정밀한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과거 공동육아 어린이집 대표를 맡아 운영했던 이력을 가지고 있어, 아이들의 실제 생활 패턴과 정서 및 행동 발달 과정을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있다. 이러한 현장 경험을 진료에 고스란히 녹여내어, 환자 개개인의 환경과 마음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은 진료를 구현한다.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아이와 부모, 그리고 성인 환자들이 삶의 균형을 찾고 주도적인 회복을 이뤄낼 수 있도록 돕는 따뜻하고 깊이 있는 심신 통합 치료를 지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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