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플라스틱 컵과 병에 물을 마시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캔자스대학교 연구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PC소재 플라스틱 포장 용기 등에 포함된 비스페놀 에이(Bisphenol A) 성분이 편두통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영국 데일리메일 인터넷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의 쥐에게만 3일 간격으로 비스페놀 에이를 투여했다.
비스페놀 에이에 노출된 쥐들은 30분도 안 돼 활동성이 떨어지고, 소음과 강한 빛을 피했으며, 외부 자극에 쉽게 놀라는 경향을 보였다. 또 해당 쥐의 두뇌에서는 뚜렷하게 에스트로겐(여성호르몬의 일종)이 많이 분비되는 현상이 관찰됐다.
편두통은 에스트로겐의 급격한 변화와 관련이 있으며 비스페놀 에이는 에스트로겐과 흡사한 성질을 갖는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의 경우 약 500만명의 편두통 환자가 있으며 이 중 여성이 남성보다 세 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해당 실험에서 쥐들이 보여준 행동은 사람이 편두통을 겪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흡사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연구팀은 비스페놀 에이가 함유돼 있는 PC소재 플라스틱 전자레인지 용기, 물병, 사무실에 있는 정수기 등의 사용을 줄일 것을 당부했다. 이를 통해 편두통의 빈도와 강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앞선 실험을 통해 약 3일간 식단을 조절해 신선한 식품만 먹을 경우 소변의 비스페놀 에이 농도가 66%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독성과학(Toxicological Sciences)저널에 실렸다.
한편 앞선 해외 연구를 통해 비스페놀 에이는 비만, 불임, 심장마비와도 상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 최근 국내 서울대학교 연구팀의 연구결과 아이가 플라스틱 장난감을 빠는 등의 행동으로 비스페놀 에이에 노출될 경우 감정과 행동, 학습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밝혀졌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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