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살균제 유해물질 제대로 심사 안한 국가책임"
2003년 PGH 수입 신청서류에 '배출경로 스프레이 형태' 명시
가습기 살균제에 포함된 유해물질인 ‘염화 에톡시 에틸 구아디닌(PGH)’ 성분의 흡입독성에 대해 정부가 2003년 제대로 심사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장하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화학물질 유해성심사 신청서’에 따르면 PGH 성분이 환경에 배출되는 주요 경로에 “제품에 첨가(spray or aerosol 제품 등/항균효과)”라는 내용이 명시돼 있으나, 정부가 이에 대한 유해성 심사를 하지 않아 피해를 미리 막지 못했다고 25일 밝혔다.
정부가 사업자 신청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스프레이나 에어로졸 형태로 PGH 성분을 사용했을 때 독성 평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화학물질 유해성심사 신청서’는 2003년 수입업체가 화학물질인 PGH를 수입할 당시 환경부의 국립환경연구원(현재 국립환경과학원)에 제출한 신청서이다. 당시에도 화학물질 수입 시 유해성 심사를 받도록 돼 있었다.

정부는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이 올해부터 시행돼 화학물질 용도에 따라 독성실험을 하지만 지난해까지는 용도에 따른 유해성심사가 의무화되지 않았으므로 가습기살균제 피해에 대해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PGH를 수입하는 2003년 당시에도 신청서류에 배출경로는 반드시 명시하도록 돼 있었으며 신청서류에 근거해 유해성 심사를 했기 때문에 정부 역시 화학물질 관리실패의 책임을 면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장하나 의원이 국립환경과학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 시행 전인 2010년부터 2014년까지 분진과 미스트 형태의 노출경로를 갖고 있는 화학물질 7건에 대해 흡입독성 심사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PGH는 가습기 살균제 중 ‘세퓨’ 업체의 제품에 함유돼 있는 화학물질이다. 하지만 현재 제조업체는 폐업한 상태이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업체로부터 손해배상을 받을 길이 어려워졌다. 세퓨 제품을 사용한 피해자들은 업체 대신 국가를 대상으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월 29일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현재 피해자들은 항소 중이다.
장하나 의원은 “PGH의 배출경로가 에어로졸, 스프레이 형태임을 정부가 확인했음에도 흡입독성 심사를 하지 않은 것은 가습기살균제 집단 치사사고의 책임이 화학물질 관리를 실패한 정부에게도 있음이 명백해졌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장 의원은 “PGH 성분을 가습기살균제 원료로 사용한 업체가 폐업한 상태에서 손해배상을 받을 방안이 막막한 피해자들에게 화학물질 관리실패의 책임의 한축인 국가차원의 손해배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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