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닝메카드 12세 시청가? 7세 시청가?
터닝메카드 12세 시청가? 7세 시청가?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5.10.01 14: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청자 혼란 주는 시청연령 등급제도 논란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지상파 방송에선 12세 관람가인데, 케이블 채널에선 7세 관람가인 터닝메카드. ⓒKBS
지상파 방송에선 12세 관람가인데, 케이블 채널에선 7세 관람가인 터닝메카드. ⓒKBS

 

"방송사 간 등급이 다른 줄 전혀 몰랐어요. 혼란스러운데요."

 

두 아이를 키우는 아빠 A 씨는 터닝메카드의 시청가가 지상파와 케이블 간 다르다는 사실을 알고 있냐는 기자의 질문에 고개를 저으며 "시청지도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A 씨는 "'방심위(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이런 것 하나 제대로 컨트롤 하지 못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확한 전문기구를 꾸리든지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부모가 판단할 수 있게 등급이 정확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상파, 케이블 등 방송사 간 만화 시청연령 등급 제도가 들쭉날쭉해 자녀의 영상물 관람 지도에 혼란스러운 부모들이 적지 않다.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열풍인 '터닝메카드'는 지상파인 KBS2에서 '12세 시청가'이고, 대교어린이TV, Nickelodeon 등 케이블에서는 '7세 시청가'로 표기되고 있다.

 

또 '헬로카봇'은 지상파 KBS1에서 '12세 시청가'로 ▲애니원 ▲JEI 재능TV ▲AniBox ▲키즈원 ▲Nickelodeon 등 케이블에선 '7세 시청가'로 등급이 부여되고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간의 차이도 있지만, 케이블 간의 등급 차이도 있다. ▲애니플러스 ▲카툰네트워크 ▲애니맥스는 '헬로카봇'을 '전체 시청가'로 표시하고, 특히 애니플러스는 '터닝메카드' 역시 '전체 시청가'로 규정해 방영하고 있다.

 

이처럼 일관성 없는 시청등급 표시는 부모들에게 혼선만 주고 있다. 한 엄마는 "12세인 줄 알았는데 또 TV를 보면 7세로 돼 있다. 보여줘야 할 지 오락가락 한다"고 전했다.

 

만화 등급이 제각각이다. 위는 지상파, 아래는 케이블 채널. ⓒ네이버 편성표 갈무리
만화 등급이 제각각이다. 위는 지상파, 아래는 케이블 채널. ⓒ네이버 편성표 갈무리

 

◇ 방심위 "케이블 등급은 유연한 편"

 

현재 우리나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대해 폭력성, 선정성, 기타 언어 등을 심의해 ▲전체 시청가 ▲7세 이상 시청가 ▲12세 이상 시청가 ▲15세 이상 시청가 ▲19세 이상 시청가 총 5개로 시청 등급을 분류하고 있다.

 

이 제도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규정한 것으로 지난 2007년부터 뉴스와 스포츠, 시사 프로그램을 제외한 예능, 오락, 만화 등 모든 프로그램에 의무 적용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문제는 시청 등급을 각 방송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매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프로그램의 등급분류 및 표시 등에 관한 규칙'을 보면 방송사는 연령에 맞게 자율적으로 사전 심의를 거쳐 등급을 부여한다.

 

방송사는 방심위가 만든 등급제 가이드란을 보고 자유롭게 방송을 편성·운영할 수 있다. 때문에 같은 만화라도 어떤 채널에서는 8세 어린이가 볼 수 있고, 다른 채널에서는 볼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하는 것이다.

 

방심위의 한 관계자는 "방송사가 등급을 정하고, 이후에 시청자들의 항의가 오거나 모니터링 중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방심위가 심의를 해서 제재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방심위가 심의를 할 수 있다 해도, 방심위의 심의 기준 역시 지상파와 케이블에 따라 달라진다. 방심위 관계자는 "지상파는 누구나 볼 수 있는 직접수신 채널이므로 방송할 때 공적책임을 많이 강화하는 부분이 있다. 반면 케이블은 국민 전체가 시청을 하는 것이 아닌 선택적 채널이고, 시장에 진출하려는 케이블 간 경쟁이 심해 지상파에 비해 심의가 그리 강하지 않다"고 말했다.

 

방송심의규정 제5조 2항에 따르면 방송심의위원회가 심의를 할 때는 방송매체와 방송채널별 전문성, 다양성을 등을 고려해 심의할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심의에 차별을 둘 수 있는 것이다. 매체간의 특수성에 맞춰서 심의 수위가 달라진다"며 "케이블은 여건만 되면 다 등록이 되고 비교적 자유롭다. 심의 시 지상파에 승인하지 못하는 장면 등은 케이블 같은 유료채널에서는 승인하는 경우도 있다"고 털어놨다. 

 

◇ 방송사들 "관람가 규정 항목도 애매해"

 

'. 송호창 의원실 제공. ⓒKBS1
'. 송호창 의원실 제공. ⓒKBS1

 

더불어 프로그램 등급을 평가하는 잣대도 주관적이어서 방송사 관계자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방심위가 내놓은 등급 가이드를 보면 '7세 이상 시청가'는 '일상적인 애정 표현을 넘어서지 않은 것'이어야 하고, '12세 이상 관람가'는 '폭력을 갈등 해결을 위한 긍정적인 수단으로 인식할 수 있는 묘사가 없는 것'이어야 한다. 실제로 이 항목들은 다소 애매하다. 보는 사람의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 항목에 대해 한 케이블채널 관계자는 "한 명이 등급을 매기면 주관적일 수 있으니 여러명의 의견을 취합해 등급을 매긴다. 하지만 7세, 12세를 규정하는 말이 애매하긴하다"며 "'7세는 이렇다', '12세는 이렇다'로 구체화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케이블채널 관계자는 "방송사마다 보는 기준이 전부 다르다. 규정 등급 관련해서도 모호하다"며 "케이블이 지상파보다 유한 면이 있고, 또 어린이채널이고 연령이 낮은 아이들이 보니까 되도록 상향조정하진 않는 편이긴 하다"고 고백했다.

 

방심위 관계자도 "12세, 15세 등급을 딱 평가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고 수긍했다.

 

◇ "방송사 간 괴리감 없애야"

 

시청등급의 문제점과 관련해 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한석현 팀장은 "지상파에서는 12세 시청가라고 한 만화를, 케이블 방송에서는 더 어린 아이들이 볼 수 있게 해 놨다. 이것은 분명 문제"라며 "등급을 하향 조정한다고 해도 만화 같은 경우는 내용 수정이 별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시청등급이 방송사 별로 다르면 부모들은 시청지도가 어려울 것이다. 특히 만화는 아이들이 보여 달라고 많이 조르기 때문에 더욱 시청지도를 하는 것이 어렵다. 등급은 시청지도를 하기 위해 만든 제도다. 이를 생각한다면 방영 시청등급은 모두 동일해야 한다."

 

한 팀장은 "결정적으로 90% 이상이 현재 케이블을 시청하고 있다. 요즘 TV에는 케이블이 거의 기본적으로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 오늘날 대부분 유료방송을 보고 있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지상파와 케이블 간 괴리감을 없애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며 "객관성 있는 심의 과정도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회에서도 방송 등급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있었다. 1일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정감사 보도자료를 내어 "어린이를 위한 애니메이션들의 시청등급이 방송플랫폼별로 다른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송 의원은 "플랫폼별 특수성을 감안해도 현재 시청등급제는 혼란만 키우고 있다"며 "방심위는 일관된 시청등급으로 어린이를 보호할 수 있도록 관련 규칙을 보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형성 방심위 방송심의기획팀장은 "각 방송사가 자율적으로 등급을 부여하고 있는데, 모든 사람의 시각이 같을 순 없다. 등급이 차이 나는 것은 자연스러울 수 있다"며 "다만, 방송사 간 등급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은 그간 지적이 있어왔고, 문제가 된다. 이 부분은 우리도 변화의 필요성을 알고 있다. 이 문제를 보안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보겠다"고 전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중앙로8길 111 우명빌딩 2~4층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일 : 2010-08-20
  • 일반주간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10138
  • 등록일 : 2011-01-11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 (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Copyright © 2020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