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아보육교사 인건비 국가가 책임져라"
"영아보육교사 인건비 국가가 책임져라"
  • 김은실 기자
  • 승인 2015.11.03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 영아보육교사 걷기대회서 정부 비판 쏟아져

【베이비뉴스 김은실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박근혜 대통령은 공약을 이행하라! 이행하라! 이행하라!”


3일 오후 서울 중구 남산 백범광장에서 열린 ‘영아보육인 여러분, 안녕들 하십니까? : 2015년 영아보육교사 걷기대회’에 참여한 보육교사들의 외침이다. 전국에서 모여든 6000여 명의 보육교사는 "정부가 영아보육교사의 인건비를 지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대회는 ‘보육교사 좋은 사회를 만든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한국가정어린이집연합회(회장 김옥심, 이하 한가연)가 주최·주관해 열렸다. 서울시와 베이비뉴스, 한국일보, 어린이집안전공제회, 한국보육교원협회가 공식 후원한 행사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치인과 보육 관련 기업과 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석했다. 정치인 중에는 강길부·이정현·김정록·안효대·박맹우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김춘진·박지원·남인순·김경협·이원욱·이언주·이윤석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참석했다. 한국보육진흥원 이재인 원장, 한국보육교원협회 조명희 공동대표, 평택대 차명호 교수, 키즈키드 이희주 대표, 에듀케어아카데미 이창수 대표, 꼬망세 연정희 본부장 등도 함께했다.


보육교사들이 이날 대회에서 가장 강하게 요구한 것은 ‘반별 영아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이다. 현재 민간·가정어린이집은 원아들의 출석일수에 따라 보육료를 받고 있는데, 원아 출석 여부에 따라 지원금이 달라지는 것은 고용 불안정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김옥심 한가연 회장은 “보육교사들은 원아가 어린이집에 나오지 않으면 직업을 잃을까 염려하는 비참한 처지에 있다”며 “적어도 고용이 안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가연은 대회에 앞서 기자회견과 서명운동 등으로 영아보육교사의 반별 인건비 지원에 찬성하는 국회의원 112명의 서명을 받았다. 한가연은 공식행사 중 서명에 참여한 국회의원들의 이름을 일일이 낭독하며, 감사를 표하는 동시에 약속한 내용을 실천해주길 바라는 마음을 전달했다.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정부의 보육정책을 향한 불만은 대회 내내 표출됐다. 야당 의원들이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목청을 높일 때 참석자들은 환호를 보냈다. 박지원·김춘진 등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들이 “누가 여러분을 이곳에 모이게 했느냐?”고 묻자 보육교사들은 “청와대요!”, “정부!”라고 곳곳에서 외쳤고, “국가 책임 보육이라는 공약을 대통령이 왜 안 지키느냐?”는 외침에는 “우리를 무시해서!”라는 외침까지 나왔다.


올해 초 보육료 인상을 골자로 하는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을 발의한 이언주 의원은 “보육료를 물가에 연동해 책정해야 한다는 법안이 아직도 국회에서 계류 중”이라며 “정부가 아이들을 돈으로 본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의 발언에 일부 보육교사들은 한목소리로 “잘한다”를 연호하기도 했다.


맞춤형보육도 주된 비판의 대상이었다. 김옥심 회장은 “국가가 보육예산을 3% 인상하겠다고 화답하고서는 맞춤형보육을 실시해 예산을 줄여서 인상안에 대응하려고 한다. 정부가 영아기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지원에 공감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김경협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은 “맞춤형복지는 선별적, 차별적 보육이다. 그러니 예산이 깎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의원들과는 달리 목소리를 크게 높이지 않으면서, 보육교사의 입장에서 일하겠다는 인사를 남기고 떠났다. 이정현 새누리당 의원은 “현장에서 보육교사들의 처지를 들으며 이것이 인권 유린이구나 하는 걸 느꼈다. 여러분의 의견을 정부에 강하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공식행사가 끝난 뒤에 걷기대회가 시작됐다. 참석자들은 지역별로 줄을 서서 남산둘레길 6km를 걸었다. 단풍이 들기 시작한 남산을 걸으며 교사들은 삼삼오오 담소를 나눴다. 걷는 중간에 함께 사진을 찍거나 멈춰 서서 풍경을 보는 등 표정은 밝았다.


그러나 대회를 지켜본 소감을 묻자 분노가 서린 답변들이 돌아왔다. 경남 김해에서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박진희 씨는 “정치인들이 일단 우리 앞에서만 이렇게 말한다. 표를 얻기 위해 우리를 농락하는 느낌”이라며 불만을 표했고, 경기도에서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김해진 씨는 “서명한 국회의원들은 (영아보육교사 인건비 지원이라는) 약속을 꼭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한 보육교사는 “4년제 대학을 나와서 170만 원도 받지 못하는 게 말이 되느냐”는 말을 남기고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한가연은 이번 걷기대회 이후에도 교사 인건비 지원과 보육료 현실화 등을 위한 활동을 계속 펼친다. 특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남인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제안해 보건복지위원회 소위원회에서 통과된 ‘보육교사 반별 인건비 연구용역’이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예산 추계를 제출하는 등 힘을 모을 예정이다.


【Copyrights ⓒ 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