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과 '영유아 검진' 거부 사태에 부모 발 '동동'
소아과 '영유아 검진' 거부 사태에 부모 발 '동동'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6.12.09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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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의사회 집단행동 예고 "1만원 수가, 너무 낮아" 부모들 "검진 안하는 병원 안가", "의사 마음 이해" 갑론을박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현재 포털사이트에서는 '영유아 건강검진 거부' 사태와 관련,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트
현재 포털사이트에서는 '영유아 건강검진 거부' 사태와 관련,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네이트


내년 1월부터 영유아 건강검진을 거부하는 소아청소년과 의원들이 생기면서 부모들의 불안감이 높아질 전망이다.

소아청소년과 의사들로 구성된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이하 소청과의사회)는 개선을 요구하며 영유아 건강검진 거부라는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내년 1월부터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낸 소아청소년과 의원은 900여 곳, 이미 보건당국에 검진 기관 취소 신청을 마친 소아과 의원도 400여 곳으로 파악되고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생후 4개월부터 71개월까지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국가 검진 사업이다. 검진은 1차 생후 4~6개월, 2차 생후 9~12개월, 3차 생후 18~24개월, 4차 생후 30~36개월, 5차 생후 42~48개월, 6차 생후 54~60개월, 7차 생후 66~71개월로 총 7차례에 걸쳐 문진 및 진찰, 신체계측, 건강교육, 발달선별검사 및 상담 등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소청과의사회는 2008년 이후 영유아 건강검진에 대한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도 해결되지 않아 집단행동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영유아 건강검진의 가장 큰 문제로 낮은 검진 수가와 검진 방식을 지적하고 있다. 영유아 건강검진은 영유아의 특성에 맞는 검진인 만큼 시간이나 인력 투입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1회 검진 당 1만 원 꼴의 수가는 너무 낮다는 주장이다.

또한 겉핥기식의 검진 항목도 개선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검진 항목이 안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 겉핥기식으로 나열돼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아이들을 위해 전문적으로 육아 상담이나 검진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내는 상황이다.

이 같은 소청과의사회의 집단행동이 보건당국과의 갈등으로 촉발됐다는 문제 제기도 있다. 보건당국이 현장조사에서 검진 결과지를 종이로 출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의사를 검찰에 고소하는 등 지나치게 ‘갑질’했고, 이를 개선해야 한다는 것.

이와 관련 대한한의사협회는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를 대신해 한의사가 영유아 건강검진을 시행하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대한한의사협회는 “소아과를 배운 의료인이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수준인데 양의사만 할 수 있게 해놓다 보니 독점적 위치에 있는 양의사들이 아이의 건강을 놓고 집단 거부를 하는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건강검진기본법 시행규칙의 신청자격과 인력기준에 한의원과 한의사를 추가해 양의사들이 가지고 있는 기형적 독점권으로 인해 국민들이 피해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유아 건강검진 논란에 부모들은 혼란스럽기만 하다. 당장 내년 영유아 건강검진을 시행할 아이를 둔 엄마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현재 한 포털사이트에서는 ‘영유아 건강검진 거부’ 사태와 관련한 투표가 진행되는 상황이다.

‘choi****’라는 누리꾼은 “키 재고 몸무게 재고 머리둘레 재고 애 얼굴 한번 보고 엄마한테 어디 안 좋은데 없죠? 하는 게 끝이면서”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hera****’라는 누리꾼도 “영유아검진 안하는 병원은 가지 맙시다. 대 놓고 돈 되는 장사만 하겠다는 건데 아기들을 돈으로만 보는 병원은 불매해야함”이라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비판했다.

‘sang****’라는 누리꾼도 “영유아검진 예약하기 너무 힘들다. 두 달 있다 받아야한다”며 “어린이집은 평가인증때문에 내라고 독촉하고 다니던 소아과는 다른 병원 가라 그러고, 다른 병원서 하긴 눈치 보이고 그냥 제가 돈 내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의사들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wooh****’라는 누리꾼은 “의사 선생님이 꼼꼼하게 봐주시기 때문에 진짜 좋다. 그 선생님에겐 영유아 건강검진이 정말 손해고 봉사겠다”며 “꼼꼼하게 제대로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는 의사는 점점 더 손해를 봐야 한다면 제도에 확실히 문제가 있는 것 아닌가요? 봉사정신만 강조할 게 아니라 제대로 진료할수록 의사들이 이득을 보도록 제도를 고쳐야 의사들도 점점 태도가 바뀔 것”이라고 동조했다.

‘rrll****’라는 누리꾼은 “1만 원 정도면 싸긴 싸네요. 제가 다니는 병원에서는 상담하고 어쩌고 하면 30분 넘게 얘기 해주시기는 해서 1만 원이 싸다고 느껴지긴 해요”라고 말했다.

보건당국과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들이 원만하게 합의해 부모들이 불편한 상황은 피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한 엄마는 “형식적인 검진이긴 하지만, 영유아 건강검진을 하면 아이가 이만큼 자랐구나 알 수 있어서 마음이 든든했다”며 “몇몇 소아과는 영유아 건강검진을 꺼려서 부모들이 눈치 볼 때도 있다. 의사도 좋은 마음으로 진료하고 부모도 눈치 안 받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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