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교육 울렁증] "아빠 섹스해봤어요?" 진땀빼는 부모들
[성교육 울렁증] "아빠 섹스해봤어요?" 진땀빼는 부모들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7.01.25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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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아동 성교육, 부모가 주체적으로 해야 할 일"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기획특집] 자녀 성교육 울렁증 극복법

아동 성폭력, 또래 간 성폭력 등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성(性)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성교육은 이런 성폭력 문제를 예방할 수 있는 핵심이자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올바른 성 가치관을 확립하는 기본이다. 전 세계적으로 아동 성교육은 중요한 교육으로 인식되며 가정이나 학교 등 일상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성교육 울렁증’을 호소한다. 아이들의 질문에 당황해 엉뚱한 대답을 늘어놓고 “어린 놈이 벌써부터!”라며 윽박지르기도 한다. 이러한 부모의 태도는 아이들에게 그릇된 성의식을 심어준다. 부모(혹은 보호자)가 올바른 성의식을 바탕으로 아이의 성교육에 적극 나서야 한다. 베이비뉴스는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자녀 성교육 울렁증을 극복할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기사 싣는 순서>

① “아빠 섹스 해봤어요?” 진땀빼는 부모들
② “싫어요” “안돼요” 성교육은 이제 그만!
“아기는 어디서 나와?” 호기심 해결 성교육 Tip
⑤ [카드뉴스] 자녀 성교육 울렁증 극복하는 방법

아이의 올바른 성의식을 형성하는 기본이 되는 성교육. 부모들이 아이 성교육의 주체가 돼야 하지만, 성교육 세대가 아닌 부모들은 여전히 아이의 민망한 질문에 당황하며 난감해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아이의 올바른 성의식을 형성하는 기본이 되는 성교육. 부모들이 아이 성교육의 주체가 돼야 하지만, 성교육 세대가 아닌 부모들은 여전히 아이의 민망한 질문에 당황하며 난감해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아빠 섹스 해봤어요?”

아직.”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떠돌고 있는 대화 내용이다. 초등학생 아들의 질문에 당황한 아빠의 대답은 누리꾼들의 폭소를 자아냈다. 호기심 많은 아들을 둔 부모의 고충이라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에피소드다. 자라면서 성에 대한 궁금증이 싹트는 아이들은 아기가 어떻게 생겨요?”부터 엄마는 왜 고추가 없어요?” 등 많은 질문들을 쏟아낸다. 아이들은 이미 부모가 아는 것 이상으로 다양한 성() 지식을 습득하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이런 아이들의 호기심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줄 자세가 부족하다. 아이의 궁금증에 대한 정확한 답변을 해주지 못한 채 당황하고 회피하기 바쁘다. 성교육은 아이가 성에 대한 본질을 알고 올바른 성지식을 습득하도록 도와주는 아동 성폭력 예방의 기본이지만 부모의 성교육 수준은 부족함이 태반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아동 성교육이 제대로 시행되려면 지금까지의 성교육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성교육을 부끄러운 것이 아닌, 영유아부터 반드시 알아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올해 다섯 살 아이를 키우는 김은지(39·) 씨는 요즘 아이 때문에 밖에 나가기 민망하다고 말했다. 어느 날 어린이집에 갔다 온 아이가 엄마, 나는 고추가 있는데 OO이는 고추가 없어라고 말하더니, 대뜸 엄마는 고추 있어, 없어?”라고 물어본 것. 이에 엄마는 여자니까 고추 없어라고 대답했고 그 이후부터 밖에 나가면 엄마는 여자라서 고추가 없지? 고추는 나랑 아빠만 있어!”라며 소리치고 다닌다는 것이다.

김 씨는 네 살부터 조금씩 성에 관심을 보이는 것 같았는데, 갑자기 민망한 걸 물어보니 난감하다언제 또 엉뚱한 걸 물어볼까 걱정된다고 토로했다.

세 살 남자 아이를 키우는 박아무개(33·) 씨도 아이의 행동에 어떻게 대응할지 모르겠다는 반응이다. 박 씨는 목욕하고 나오면 엄마 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자꾸 만지려고 한다. 자신과 다르다는 걸 알고 호기심이 발동하는 것 같다워낙 무서운 세상이라 성교육이 중요한 건 알지만, 제대로 배운 게 없으니 어떻게 가르쳐야 할지 막막하다고 걱정했다.
 

아이의 몸을 지켜주는 올바른 성교육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부모의 올바른 성의식이 바른 아이로 성장시킨다고 강조한다. ⓒ여성가족부
아이의 몸을 지켜주는 올바른 성교육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부모의 올바른 성의식이 바른 아이로 성장시킨다고 강조한다. ⓒ여성가족부


성(性)은 아이가 현재 살아가는 세상은 물론
, 나아가 결혼과 가정생활에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어릴 때부터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한 성교육은 아이에게 바른 성 가치관과 성 행동을 심어준다. 특히 성교육은 아이들의 통제능력을 길러 다양한 성 문제를 바람직하게 해결하고 벗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유네스코는 2009년 발간한 국제 성교육 가이드라인을 통해 5세부터 성교육을 받을 것을 권하고 있다. 스웨덴의 경우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모든 아동의 성교육을 의무화해 연령에 따른 성교육을 시행한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아동복지법(31조 아동의 안전에 대한 교육)에 따라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성폭력 및 아동학대 예방 등의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미취학 아동을 대상으로 6개월에 1회 이상(연간 8시간 이상)의 교육이 진행되며, 교육 내용은 내 몸의 소중함 내 몸의 정확한 명칭 좋은 느낌과 싫은 느낌 성폭력 예방법과 대처법이 포함된다. 특히 유치원은 초··고등학교와 마찬가지로 성교육 표준안을 바탕으로 교육 및 활동 과정에서 성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부모들은 아이와 가장 밀접한 관계이자 영향력을 주는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성교육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의식이 부족한 상황이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를 통해 기본적인 성 역할을 배우고 나아가 다양한 궁금증을 해소하려고 하지만 아이가 이런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막아서는 부모도 있다.

실제 엄마들이 자주 찾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이 성교육에 대한 답답함을 나타내는 글이 많이 올라오기도 한다. “아이가 방바닥에 엎드려 성기를 비빈다”, “아빠 고추에 왜 털이 많냐고 물어본다”, “아이에게 부부관계를 들켰다등 다양하다. 일부 엄마들은 질문이 야하고 민망해서 크면 다 알게 돼라고 아이를 다그쳤다”, “유치원에서 배워왔는지 물어봐서 친절하게 대답해줬더니 질문이 끊이지 않는다. 한계가 오고 있다”, “우리 때는 자연스럽게 배웠던 것 같은데 요즘 아이들은 왜 이렇게 궁금한 게 많은지라며 난감해했다.

오늘날 아이들은 이미 어린이집, 유치원의 성교육을 통해 음경, 질 등 자신의 신체부위 명칭까지도 꿰뚫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 등 미디어에 자주 노출되며 일찍 성에 눈을 뜨고 있다. 하지만 이런 아이들과는 달리 부모들의 성 지식이나 의식 수준은 과거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부모를 통해 다양한 성지식을 습득하는 건 바람직한 현상이지만, 부모들이 아이들의 궁금증이나 호기심을 대응할 준비가 안돼 있으면 아이들은 올바른 성 의식을 확립하지 못한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이현혜 교수는 부모들이 성교육을 제대로 받은 세대가 아니기 때문에 성을 말하는 것을 두려워 한다부모가 성에 대해서 수치스럽고 민망해하면 아이들도 똑같이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염려했다.

교육부의 유치원 성교육 표준안은 성교육은 어떻게 학습하고 내재화 하느냐에 따라 삶의 행복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학생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학생들이 성에 대한 올바른 지식과 정보를 통해 바람직한 성 가치관과 성행동을 할 수 있도록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제시하고 있다아동 성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아이들의 올바른 성교육은 부모들로부터 시작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부모가 시작하는 내 아이 성교육(출판사 샘터)’의 저자인 백경임 교수는 도서를 통해 성교육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부모다. 자녀의 질문에 대답하고 주체적으로 교육해야 하는 것은 부모가 할 일이라며 아이가 아기는 어디서 와?’하고 물으면 부모나 삼촌, 할머니 혹은 그 누구라도 적절한 대답을 해줘야 한다. 아이의 주변 사람 모두가 성교육 교사가 될 수 있고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동 성교육이 특별한 교육이라기보다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행해지는 교육이 돼야 한다는 의미다. 이를 위해서는 부모를 위한 교육이 절실하다.

문경대학교 김현미 유아교육학과 교수는 아직도 부모들은 성 문제에 대해 1차원적으로 대처할 때가 많다. 부모 세대도 성교육에 무방비했기 때문이라며 성과 관련한 교육은 우선적인 부모교육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유럽은 부부가 임신하기 전부터 성에 관련한 부모교육을 받는다. 이스라엘의 경우 예비부부는 부모교육을 받고 부모자격증까지 받게 된다. 김 교수는 아이를 낳았을 때 어떤 부모가 될지 사전에 미리 교육을 받는 것이라며 성교육을 비롯해 부모들이 알아야 할 다양한 교육들은 유아기부터 고학년까지 의무교육이 아니더라도 평생교육으로 실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아이의 성교육은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하는 것이다. 양성적인 개념으로 아이의 행동을 긍정적으로 바라봐주는 것 자체가 성교육의 시발점이라며 아이들의 질문을 절대 피하지 말자.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이기 때문에 부모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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