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리대 발암물질 논란...'기저귀'는 괜찮나
전문가들 “같은 방식 노출되면 아이가 더 위험” 우려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국내에서 판매되는 생리대와 팬티라이너에서 발암물질을 포함한 휘발성유기화합물질이 검출됐다는 실험 결과가 발표된 가운데, 영유아 일회용 기저귀 안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기저귀와 생리대의 재질이나 성분이 비슷한 만큼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면 기저귀도 안전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1일 김만구 강원대 환경융합학부 교수는 여성환경연대가 주최한 ‘여성건강을 위한 월경용품 토론회’에서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생리대 방출물질 검출 시험’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중형 생리대 5종과 면 생리대 1종, 팬티라이너 5종 등 총 11개 제품을 대상으로 사람의 체온인 36.5도와 같은 환경의 20L 밀폐공간 안에서 진행됐다.
김 교수 연구팀이 일정 시간이 지난 후 어떤 물질이 방출되는지 지켜본 결과, 약 200종의 휘발성유기화합물(TVOC)이 방출됐다. 이 중에는 발암성 1급, 환경호르몬, 생식독성 등 20종의 독성 물질이 포함됐다.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은 중형생리대는 평균 4185ng(나노그램)로 나타났다. 팬티라이너의 경우 향이 첨가된 F제품은 2만4752ng가 방출되는 등 휘발성유기화합물 방출량이 평균 7468ng이었다.
면생리대는 구입 후 바로 사용하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1만 1487ng로 높게 측정됐다. 하지만 세탁해서 사용하는 특성을 고려해 실험한 결과, 물세탁하면 72%, 삶으면 99% 이상 방출물질이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험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은 생리대가 여성의 생식기와 맞닿아 사용되는 제품인 만큼 위해성 평가가 하루 빨리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이번 실험 대상은 아니었지만 생리대와 원료나 성분이 비슷한 일회용 기저귀의 위해성 여부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보건대학원 최경호 교수는 “아기 기저귀도 위생용품으로 기본적으로 생리대와 똑같다. 같은 방식으로 독성물질 등이 노출될 경우 독성 화학적으로 보면 어른보다 아이가 더 위험하다”며 “아기 기저귀에 대한 안전성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아기 기저귀는 생리대와 원료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 흡수하는 물질이 소변이냐, 생리혈이냐의 차이일 뿐이다. 제조업체는 기저귀와 생리대의 내부 관리 기준을 같은 수준으로 하고 있다.
특히 아이들의 경우 유해한 화학물질이 몸에 들어오면 스스로 해독하고 배설해내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유해 물질이 들어와도 내보내지 못하고 그대로 갖고 있게 된다. 성인에게는 안전한 양의 화학물질이라도 아이들의 피해는 더욱 크다는 얘기다. 과거 중국 멜라민 분유 사건의 경우에도 멜라민이 성인에게는 독성이 크지 않은 물질이라 주목받지 못했지만 멜라민을 제대로 배출하지 못하는 영유아에게는 치명적인 영향을 끼쳤다.
생리대의 발암물질 검출 소식을 접한 한 엄마는 “아기들은 제대로 발달되지 않은 신생아부터 3년 동안 매일 매순간 기저귀를 차고 있다. 일반인인 내가 봐도 생리대와 기저귀는 너무 비슷하다. 생리대에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면 기저귀는 얼마나 위험할지 걱정된다”며 “매년 기저귀 발암물질 논란이 일고 있는데 생리대 뿐 아니라 기저귀에 대한 안전 실험도 진행돼야 한다”고 염려했다.
현재 영유아 일회용 기저귀는 어린이제품 안전 특별법의 안전확인대상 어린이 제품으로 분류돼 있다. 주무부처는 산업정책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의 한국기술표준원이다. 반면 생리대는 의약외품으로 분류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관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저귀와 생리대가 통합된 기준 등으로 안전성이나 위해성 검사도 함께 진행돼야 제대로 된 관리가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외품정책과 안영진 과장은 “2016년 가습기살균제 특위가 진행되며 화학물질 대책이 나왔고 소관부처를 일원화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법(위생용품관리법)이 통과되면 기저귀도 물티슈, 생리대와 함께 식약처가 관리하고 동일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며 “식약처 소관이 되면 각각 가진 기준을 통일된 기준으로 관리하고, 국민 요구에 따라서 유해물질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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