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아빠들 반성케한 '스웨덴 아빠들'
국회의원 아빠들 반성케한 '스웨덴 아빠들'
  • 김재희 기자
  • 승인 2017.09.04 16: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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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휴직으로 아이 키우는 아빠 모습 담은 사진전 '스웨덴의 아빠' 개최

【베이비뉴스 김재희 기자】

 

과 마티어스 추 주한스웨덴대사관 부대사가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과 마티어스 추 주한스웨덴대사관 부대사가 참석해 기념사진을 찍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국회가 가장 가정적이지 못한 것 같습니다."

 

스웨덴 아빠들이 한국 국회의원 아빠들을 반성하게 만들었다. 4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 회관 제1로비에서 진행된 ‘스웨덴의 아빠’ 사진전 개막식. 이날 행사를 공동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좋은 아빠 되기 모임’을 만들었지만 좋은 아빠 되기는 실패했던 자신의 경험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박 의원은 "한국 남자들은 좋은 아빠 되는 법을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반성의 마음을 전했다.

 

권미혁 국회의원 등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32명과 주한스웨덴대사관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사진전은 사진작가 요한 배브만이 6개월 이상 부모휴가제를 선택해 어린 자녀를 돌보는 스웨덴 아빠들의 일상을 담은 25점의 다큐멘터리 사진으로 구성됐다. 스웨덴 아빠들이 왜 가정에서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을 선택하는지, 그들이 경험하는 육아와 육아 기간 동안 배우자 및 자녀들과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조명하고 있다.

 

권 의원이 사회를 맡은 이날 개막식에 참석한 국회의원 아빠들은 인사말을 통해 육아에 대한 소회를 털어놓으며 공동 육아를 활성화할 제도 마련 필요성에도 공감을 표했다.

 

전시 취지를 소개한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한국의 육아휴직도 제도적으로는 스웨덴 못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홍 의원은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쓰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가사 노동은 일주일에 40분, 아이들 놀아주는 시간은 하루에 6분에 불과해 아이들의 양육을 엄마에게 전적으로 부담한다"고 전했다. 홍 의원은 "일자리 나누기와 주당근로시간 줄이기로 저녁이 있는 삶을 만들어야 할 것"이라며 "한국인 아빠 사진전을 스웨덴에서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범죄를 줄이려면 아빠들이 양육에 참여해야 한다"며 부모가 함께하는 공동 육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표 의원은 "아내가 일을 포기하고 아이들을 양육했다. 아빠의 일이 중요하고 여자의 일이 덜 중요했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다. 나도 반성하고 있다"는 솔직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 “육아는 성평등에 기여하고 아이와 정서적인 교류 만드는 기회”

 

주한스웨덴대사관 마티아스 추 부대사도 참석해 인사말을 전했다. 마티아스 부대사는 "저출산은 사회에 심각한 도전이 되기도 한다"며 "사진전을 통해 스웨덴이 이 도전 과제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사람들이 육아휴직을 어떻게 받아들이게 됐는지 소개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는 소감을 밝혔다.

 

마티아스 부대사에 따르면 현재 스웨덴 아빠들의 80%는 육아휴직을 사용하고 있다. 아빠도 육아휴직을 쓸 수 있는 제도는 마련됐지만, 현실적으로 사용하기 어려운 우리의 현실과 대비된다. 마티아스 부대사는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내는 것이) 한 세대 전만해도 스웨덴에서도 낯설었다"며 "오늘날 스웨덴 남성들은 육아휴직이 성평등에 중요하게 기여하고, 아이와 정서적인 교류를 만들 수 있는 중요한 기회로 인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고 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개막식에서 ‘100인의 아빠단’ 대표로 김병준 씨가 초보아빠로 가정 내 육아 참여와 동등한 가사분담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던 경험담을 전했다. 김 씨는 "육아를 하다보니 아이랑 엄마만 행복한 게 아니라, 하는 나도 행복하다"고 육아 참여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4살 된 아이를 키우는 김 씨는 "한때 설거지와 빨래도 하고, 새벽에 분유도 타고 기저귀도 갈아주기도 해 아이를 잘 돌보는 아버지라는 생각을 했었다. 5대 5정도는 하고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아내에게 물었지만, 아내는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나는 일을 하고 힘든 날이나 바쁜 날에는 집안일과 육아를 뒤로 미뤘지만, 아내는 야근을 하거나 일이 힘들어도 꼭 집안일과 육아를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김 씨는 "여태껏 육아를 단순하게 아내에게 모든 책임을 주고 도와주는 것만 해왔었다"며 "육아는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이 늘어날수록 한정된 시간에 아쉬움을 느껴 육아휴직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동료의 시선이나 뒤쳐짐에 대한 두려움 등 육아휴직을 멀리하게 하는 요인이 있다"며, "육아휴직이 의무로 일정 부분 주어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번 사진전은 2017년 3월 광주광역시를 시작으로, 전국 순회하며 열린다. 12월까지 국내 11개 도시, 14개 기관에서 개최되며, 국회의사당 내에서는 8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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