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최대성 기자】
"모든 전쟁은 아이들을 상대로 치러집니다! 시리아 아이들을 향한 전쟁을 멈춰주세요!"
오는 15일이 되면 시리아 내전이 8년 차에 접어듭니다. 독재정권의 퇴출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에서 시작된 시리아의 민중봉기는 지난 7년간 종파 갈등과 주변국들의 개입 등으로 걷잡을 수 없이 비화했습니다. 시리아 인권관측소에 따르면 희생자 수만 35만 4000여 명에 달합니다. 특히, 수 만 명의 죄 없는 아동들이 총격과 폭격에 사망하거나 피난 과정에서 폭력과 배고픔에 고통받고 있습니다.
오랜 기간 전쟁으로 고통 받는 시리아 아동들의 상황을 알리고 전쟁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의 '촛불 밝히기' 행사가 13일 오후 서울 대한문 앞에서 열렸지만 지나는 시민들의 반응은 생각외로 시큰둥했습니다.
제법 많은 사람이 행사장 앞을 지났지만, 적극적으로 행사에 참여하거나 멈춰 서서 관심을 보이는 시민은 거의 없었고 대부분 퇴근길을 재촉하는 모습입니다. 결국, 행사 관계자에게 확인한 시민 참가자는 단 한 명.
30여 분 전부터 스태프들이 지나는 시민들을 붙잡고 취지와 목적을 적극적으로 설명하며 촛불 밝히기 행사 참여를 독려했기에 더 큰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문득, 3년 전 많은 사람들을 슬픔에 잠기게 했던 시리아 난민 꼬마 아일란 쿠르디가 생각났습니다. 아일란은 내전을 피해 그리스로 가는 배에 올랐다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한 세 살배기 아이입니다. 해안가에 엎드린 채 발견된 사진 속 작디작은 아이의 모습에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인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당시 시리아 내전과 난민들에 대한 우리의 관심 또한 높아졌습니다. 기사를 접한 많은 사람이 애도의 댓글을 남겼습니다. 누군가는 아일란을 위한 추모시를 쓰기도 했습니다.
3년 전의 그 따뜻한 마음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요? 그 기억들은 왜 잊혀진 걸까요?
행사장 현수막에 쓰인 '시리아 아동을 기억하는 촛불 밝히기'란 글귀가 마음에 남습니다. 어른들이 만든 분쟁에 수만 명의 무고한 시리아 아이들이 목숨을 잃어가고 있는 지금.
이 아이들의 비극을 잊지 않고 기억하는 것부터가 촛불 밝히기의 시작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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