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어른의 접근을 거부하는 아이… 혹시?
갑자기 어른의 접근을 거부하는 아이… 혹시?
  • 칼럼니스트 박동혁
  • 승인 2018.09.19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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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5분 양육기술] 아동학대의 징후들
학대의 징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베이비뉴스
학대의 징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베이비뉴스

지난 7월 서울 화곡동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에 의한 영아 치사 사건이 발생했고, 같은 달 경기 동두천시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폭염 속에 4세 아동이 통학차량에 방치되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서울 도봉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두 명이 19~29개월 사이의 아이들을 발로 밀치거나, 팔을 잡아끌고, 억지로 앉히는 등의 학대가 고발되었고, 경북 경산시의 한 어린이집에서는 93명의 아이들이 먹을 국을 계란 세 개로 만들어 급식하는 문제까지 발생했습니다. 반복되고 있는 어린이집 학대 문제의 예방을 위해 제도적 보완도 필수적이지만 무엇보다도 부모님들의 세심한 관심이 요구됩니다.

육아는 휴식시간조차 주어지지 않는 중노동에 가까운 일입니다. 아이에 대한 사랑과 헌신 없이는 지속하기 어려운 것입니다. 하지만 매순간 애정만으로 아이들을 다룰 수는 없고, 만일 한 명의 양육자가 다수의 아이들을 돌보는 상황에서는 인내심이 고갈되고 때로 실수가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잠깐의 실수는 이해할 수 있지만 관리 부실과 운영의 구조적 문제가 발생하면 아이들은 지속적으로 학대에 가까운 경험을 하게 됩니다. 학대로 인해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문제를 살펴보겠습니다.

◇ 만일 보육교사에 의해 학대를 경험하면 아이들은 어떤 심리 상태를 갖게 되나요?

스트레스와 불안을 경험합니다. 이런 두려움은 만성적일 가능성이 큰데, 그 이유는 이것이 일상적 공간에서 매우 가까운 사람을 통해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은 자신이 경험하는 사건의 이유나 원인을 분석할 능력에 이르지 못했고, 또한 자신의 감정도 언어로 표현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경험은 마치 어두운 방에 들어가 있는 것처럼 모호한 두려움을 일으킵니다.

◇ 이런 일이 지속적으로 발생한다면 아이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까요?

자신을 돌봐줄 것이라 기대되는 대상에게서 정서적 학대를 당하게 되면 처음에는 극심한 스트레스와 두려움을 경험하지만 이런 상황에 대응할 힘이 없기 때문에 점차 무기력감에 빠지게 됩니다. 말수가 없어지고 놀이에도 흥미를 잃게 됩니다.

두려움의 감정은 그 대상으로부터 멀어지는 회피행동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갑자기 등원을 거부하거나 어른들의 접근에 거부감을 보일 수도 있으며, 손톱이나 살을 뜯는 '바이팅'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자신의 두려움을 언어화할 수 없기 때문에 구석을 찾는 것처럼 행동을 나타냅니다. 몸을 통해 드러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영유아는 행동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 단순히 밀치는 등의 행동도 학대에 해당될까요?

학대는 신체적, 성적, 정서적인 요소로 구분됩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의 반응입니다. 심지어 매몰찬 말 한마디에서 경험되는 한 번의 거절감도 아이들에게는 매우 두려운 경험이 됩니다. 행동과 더불어 찡그림, 꾸짖음 같은 비언어적 사인이 함께 나오기 때문에 정서적으로는 신체 학대 못지 않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 학대의 징후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신체적 학대의 징후

- 왜 다쳤는지에 대해 아이가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멍이나 상처

- 손이나 벨트와 같이 어떤 물체의 패턴이 있는 상처와 멍

- 담배 등에 의해 유발된 화상

- 아이가 자꾸만 긴 옷을 입고 몸을 가리려고 할 때

- 다른 사람과의 물리적 접촉을 피하려고 시도할 때

- 늘 주변을 경계하는 듯한 모습을 보일 때

▲성적 학대의 징후

- 명확한 이유가 없이 특정 어른을 피하려고 할 때

- 생식기 주변에 멍이나 출혈이 있을 때

- 생식기 주변에 통증이나 가려움을 호소할 때

- 다른 사람 앞에서 옷 갈아입는 것을 피할 때

- 속옷이 찢어지거나 없어지는 경우

▲정서적 학대의 징후

- 지속적으로 무언가에 대해 걱정하고 불안해하는 말과 행동

- 우울하고 무기력하며 거의 웃지 않는 모습

- 손톱이나 주변 살들을 물어 뜨는 행위

- 지나치게 순종적이거나 자기 욕구만을 요구하는 것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

- 명확한 원인이 없는 두통과 복통

- 친구들과의 만남과 놀이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음

▲방임과 방치의 징후

- 위생관리가 안 되어 항상 손, 얼굴, 옷이 지저분해 보임

- 갑자기 음식을 평소보다 많이 먹거나 어딘가에 모아두는 행동

- 키와 체중이 증가하지 않을 때

- 행동통제가 안 되거나 지나치게 위축된 모습

◇ 만일 이런 징후가 관찰되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주의! 절대로 흥분해서는 안 됩니다. 아이는 엄마의 표정을 통해 현재 상황의 심각도를 인지합니다. 아이의 불안이 더 커질 수 있습니다. 신체적 문제가 확인된 경우 일단 병원에서 의사의 진단서를 받아야 합니다. 그 다음 전문 심리상담센터에서 전문가 면담과 심리평가를 받아보세요. 미처 언어로 다 드러내지 못하는 아이의 심리상태와 상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에게 ‘안정감’을 주는 것입니다. 조바심과 성급함으로 부모와의 신뢰가 깨지지 않도록 차분하게 대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칼럼니스트 박동혁은 아주대학교 심리학과에서 학습과 정신건강에 대한 주제로 임상심리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아동, 청소년 문제를 다루는 현장 심리학자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는 심리학습센터 ‘마음과배움’ 원장, 아주대학교 교육대학원 겸임교수, 원광디지털대학 심리학과 초빙교수로 재직 중이다. 대표 저서로는 「하루 5분 양육기술」 「램프 학습법」 「MLST 학습전략검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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