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해외여행,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건
아이와 해외여행,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던 건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9.07.08 16: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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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영의 MOM대로 육아] 아이 배려해주는 사람들 덕분

【베이비뉴스 정가영 기자】

나무가 울창한 공원에서 신난 아이들. 아이들은 엄마, 아빠보다도 더 잘 적응하며 여행을 즐겼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나무가 울창한 공원에서 신난 아이들. 아이들은 엄마, 아빠보다도 더 잘 적응하며 여행을 즐겼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 캐나다에 다녀왔다. 가족 행사 차 꼭 가야했는데 아이들을 누구에게 맡길 수 없어 온 가족이 다 같이 여행 겸 떠나기로 했다. 아이 둘 모두와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이자 정말 오랜만의 긴 여행이라 설렘과 걱정을 안고 비행기를 탔던 기억이 난다.

아이가 없을 때는 오로지 다양한 옷과 신발 등 내 치장할 것만 챙기고 여행일정만 생각하면 됐는데, 5살, 3살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여행 일정은 둘째 치고 아이들이 10시간의 비행시간을 잘 견딜지, 시차적응은 잘 할지, 아프진 않을지, 낯선 해외 환경에 잘 적응할지 온통 아이들 걱정뿐이었다. 비상약이며 옷가지, 장난감, 군것질거리 등 일주일이 넘게 아이들 짐만 싸고 정리하고를 반복했던 같다.

겁쟁이 엄마에 비해 아이들은 보름간 캐나다에서 아픈 곳 없이 너무나 잘 있었다. 아이들은  매일 광활한 대자연을 마음껏 느끼며 뛰어놀았다. 높디높은 나무들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동네 놀이터에서 처음 보는 친구들과 거리낌 없이 어울려 놀았다. 티 없이 맑은 공기를 마신 덕분인지 평소 보이던 비염과 가려움 증상도 없어진 듯 보였다. 어쩌면 엄마, 아빠보다도 아이들은 더 잘 적응하며 여행을 즐기는 것처럼 보였다.

처음 하는 아이 둘과의 해외여행이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던 건 아이들을 대하는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도 한몫했던 것 같다. 굉장히 의외였던 경험, 참 고마웠던 경험 중 하나가 버스에서 만난 사람들의 태도였다.

유모차에 탄 둘째 아이가 버스 안이 신기한 지 둘러보고 있다. 우리 가족은 여행 중 버스 안에서 사람들의 배려를 받았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유모차에 탄 둘째 아이가 버스 안이 신기한 지 둘러보고 있다. 우리 가족은 여행 중 버스 안에서 사람들의 배려를 받았다. 정가영 기자 ⓒ베이비뉴스

주로 작은 도시에 머물렀지만 밴쿠버에 며칠 머물며 버스를 이용한 적이 있다. 둘째 아이를 유모차에 태운 채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캐나다에선 유모차를 갖고 버스에 타도 괜찮다고 해서 유모차를 끌고 나오긴 했지만,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을 보니 걱정스러웠다. 기다리던 버스가 왔고 사람들이 타기 시작하면서 버스 안이 꽤 붐비는 것 같았다. 버스에 오르며 슬쩍 보니 유모차를 둘 수 있는 자리엔 이미 몇몇 사람이 앉아있었다. 반대쪽 자리마저 휠체어를 탄 사람이 차지하고 있었다. ‘하아, 유모차를 어디에 둬야 할까’ 생각하며 버스 요금을 지불하고 있는데, 자리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나 뒤로 가는 게 아닌가! 더 놀라웠던 건 내 앞으로 버스에 오른 서양 남자가 재빠르게 움직여 그 의자들을 모두 접은 뒤 유모차를 세울 자리를 마련해준 것이다.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 버스에 유모차 한 대, 휠체어 한 대가 나란히 실린 모습. 승객들이 꽤 많았는데도 싫은 티 한번 안 내는 모습, 이런 상황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 말이다. 물론 우리나라도 유모차와 휠체어 이용자들이 탈 수 있는 저상버스가 운영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유모차는 접어서 타야 민폐가 아니지”, “유모차는 붐비지 않는 시간에 타면 좋으련만”하는 사람들의 불만에 더이상 버스 이용을 포기했던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외면 받던 유모차가 캐나다에선 버스 탈 때마다 환영받는 기분이라 신기했다. 

아이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던 건 식당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어느 식당을 가든 ‘키즈메뉴’를 만날 수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메뉴들로 키즈메뉴를 만들어 아이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키즈메뉴는 어른들 메뉴처럼 아이 입맛에 맞게 여러 종류로 다양하게 마련돼 있었다. 또한 꼭 키즈메뉴판 뒷장은 색칠공부를 할 수 있는 그림들이 있어 아이들이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색칠하며 놀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색연필도 식당에서 제공해줬고, 일부 식당은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선물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도 실내놀이터를 갖춘 식당들이 있긴 하나, 동시에 ‘노키즈존’도 많이 생기는 분위기라 아이들을 환영해 주는듯한 캐나다 식당들의 태도가 더욱 고맙게 느껴졌다. 어쩌면 여행 중에 생각지도 못했던 호의를 받다보니 상대적으로 마음에 더 새겨졌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을 키우다보면 매일 여행을 통한 ‘힐링’을 꿈꾸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함께 떠나야하는 현실을 깨달으며 겁내고 포기해버릴 때가 많다. 결혼 전 여행 마니아였던 나 또한 아이들과의 해외여행이 두려웠는데, 이번 여행에서 받은 배려들이 그런 마음을 씻어준 것 같았다. 여행 갔다 온 지 한 달이 다 되어가는 지금, 아이들과 또 다시 해외여행을 꿈꾸고 있다.

*정가영은 베이비뉴스 기자로 아들, 딸 두 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엄마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아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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