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낳으면 1000만원!' 현금 주는 저출산대책 효과 있을까?
'아이 낳으면 1000만원!' 현금 주는 저출산대책 효과 있을까?
  • 권현경 기자
  • 승인 2019.11.15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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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저출산 시대 해법, 지역에 답이 있다!' 제20차 저출산·고령화 포럼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 출산아 수 32만 명대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 2019년 올해 출산아 수는 30만 명이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저출생 대책에 10년 동안 100조 원을 쓰고도 출산율은 세계 꼴지’라는 말은 언론과 정치권에 유행어처럼 등장한다. 과연 어디에서 저출생의 해답을 찾을 수 있을까.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육아정책연구소와 공동 주최로 ‘저출산 시대 해법, 지역에 답이 있다’는 주제로 제20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2020년 제4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21~2025)수립을 앞두고 지역정책의 현황을 분석하고 중앙-지방간 정책방향과 역할을 함께 재정립하고자 마련했다.

박진경 위원회 사무처장은 환영사를 통해 “행정 중심이 아닌 주민 생활권 중심으로 기본 인프라를 구축하고 지역 활력을 통해 모든 국민의 삶이 향상될 수 있도록 중앙-지방간, 지자체간 상호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다양하고 복잡한 지역 특성에 맞게 세심한 저출산 정책이 마련되고 확산 될 수 있도록 정부부처, 지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 “출산지원금과 합계출산율 간에 관계가 없다”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역 저출산 정책 현황과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지역 저출산 정책 현황과 발전 방향'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그동안 특정 지자체의 출산축하금액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어느 지역에서 아이를 낳으면 1000만 원을 준다’, ‘셋째를 낳으면 3000만 원을 준다’ 등이 바로 그것. 지자체별로 어떤 저출산 정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현금지원에 대한 출산율 증가 효과는 있을까.   

이날 양미선 육아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은 2019년 상반기 위원회에서 조사한 ‘지자체 저출산 대응 신규·역점 사업’을 토대로 ‘지역 저출산 정책 현황과 발전 방향’을 소개했다. 조사대상 사업 849건 중 출산단계 사업이 61.2%로 가장 높았고, 정책 지원 수단으로는 현금 52.1%, 서비스 22.9%, 현물 11.0% 순으로 조사됐다. 

전국 지자체 243개 중 224개 지자체에서 264개 출산지원금(출산장려금·출산축하금·육아수당)을 순수 자체사업으로 지원하고, 예산규모는 3280억 원에 달해 전년 2600억 원 대비 680억 원으로 20.7% 증가했다.

동일 광역 내, 지자체간, 출생순위에 따라 첫째아, 둘째아의 경우 최저 5만 원부터 최고 1676만 원(도매칭+시비)/48회 분할 지급하고, 셋째아의 경우 최저 10만 원부터 최고 2660만 원까지 지급하고 있어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자체 저출산 담당 공무원들은 저출산의 원인과 현금지원 사업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양미선 연구위원이 위원회와 공동으로 전국 지자체 저출산정책 담당 공무원 100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결과, 저출산의 주요 원인으로 ▲청년층의 결혼·출산 등 인식변화 67.4% ▲결혼비용 및 주거비 부담 59.5% ▲출산·육아 비용 부담 57.4% ▲일·가정 양립 시간 부족 36.8% 순으로 조사됐다.

현금지원 사업 추진 이유에 대해선 ▲지역주민 선호도 또는 요구 85.7% ▲사업 시행의 신속성 및 편리성 65.4%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24.6% ▲관할 지역이 넓어 서비스 제공의 어려움 12.9%로 나타났다.

‘지자체의 현금지원 필요성’에 대해서는 71.6%가 ‘필요하다’고 봤다. 필요 이유로는 ▲‘지역주민 수요에 부합하다’가 79.2%. ‘저출산 대응 지역의 현금지원 사업 확대’에 대해서는 81.1%가 ‘문제가 있다’로 봤다. 문제 되는 이유로는 ▲지자체간 과도한 경쟁 70.7% ▲지자체 주민 간 형평성 문제 66.9% ▲지자체 재정악화 52.6%를 꼽았다.

현금지원 효과에 대해, 양 연구위원은 “지자체 출생순위별 출산지원금과 합계출산율 간의 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즉, 현금지원이 출산율 증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 “현금지원, 유배우 출산율 약간 증가시키는 효과 발견”

이어진 토론에서 이철희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자체 출산지원금이 합계출산율에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왔지만 전반적으로 유배우 출산율을 약간 증가시키는 효과가 발견됐다”고 부분적 긍정적 측면을 소개했다.

이철희 교수는 “출산장려금이 100만 원 증가할 때 유배우 여성 1000명당 기대출산 수가 42~60명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이 효과의 일부(약 10%)는 가임기 여성이 출산지원금이 높은 지자체로 이주하는 데 따른 것”이라면서 “중산층 이상, 고학력 여성의 출산에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원금의 효과는 인구집단에 따라 매우 이질적이다. 출산장려금이 주로 ‘경계’에 서 있는 사람들(이미 결혼해 있고 출산 의향 혹은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의 출산율 제고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경계에 있는 사람들 등을 살짝 밀어주는 효과”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소액의 현금지원이 ‘경계’에서 떨어져 있는 사람들의 행위를 바꾸기는 어렵지만 전반적인 출산율 제고 효과가 낮은 것은 ‘경계’에 있는 사람들이 적기 때문일 수 있다”면서 “현금지원에 있어서는 지역 특성보다 개인의 유형(결혼 여부, 경제활동, 소득 등)을 고려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을 것이고, 중복, 낭비, 지역 간 과도한 경쟁 등을 지양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지역소멸위험지수 발표, 소멸위험지역 ‘2018년 89개→2019년 97개’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흔 '한국의 지방소별지수 2019'를 발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흔 '한국의 지방소별지수 2019'를 발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이날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은 ‘한국의 지방소멸지수 2019’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 소멸 위험에 처한 시·군·구가 올해 97곳에 달했다. 가파른 증가세를 고려하면 연말이나 내년 초 100곳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상호 연구위원의 지방소멸위험지수 발표에 의하면, 전국 228개 시·군·구 중 소멸 위험 지역은 97개로 전체의 42.5%를 차지했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해당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수를 65세 이상 인구수로 나눈 수치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구성원이자 미래 인구 구성에 영향을 미칠 여성 인구가 고령인구 절반에 못 미치는 0.5 미만일 때를 ‘소멸 위험’ 수준으로 분류했다. 인구 재생산 주기를 고려할 때 사실상 해당 공동체 인구 기반은 붕괴하고 사회경제적 기능을 상실한다는 의미다.

이 연구위원은 “지역소멸위험에 대한 대응전략에 있어 중앙과 지역 모두 위기에 대응하는 전략과 경험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지역의 발전 모델로 서비스 산업, 괜찮은 일자리와 양질의 다양한 서비스, 여성중심, 그리고 공동체간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위원은 “의료·복지·교육·일자리·문화 등의 접근성을 제고해 아동, 청년, 여성친화적인 공동체가 조성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는 규제 완화 특구 형태로 지원 가능한 정책사업 목록을 리스트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저출생 해법, 지역에 답이 있다? 없다?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육아정책연구소와 공동 주최로 ‘저출산 시대 해법, 지역에 답이 있다’는 주제로 제20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을 개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위원회)는 14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육아정책연구소와 공동 주최로 ‘저출산 시대 해법, 지역에 답이 있다’는 주제로 제20차 저출산·고령화 포럼을 개최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저출생을 해결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역의 역할은 어떻게 달라져야 할까. 중앙정부의 컨트롤 타워 기능을 강화해 지역 간 불균형을 막고 중복되는 사업에 대한 조정 기능 필요성 등에 대한 목소리가 공통으로 나왔다.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출산제도의 필요성과 대표지역의 성공사례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생활권을 고려한 공동대응을 하자는 것. 출산 지원을 넘어 전반적인 삶의 질 개선으로 정책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박진경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지역발전연구실장은 “저출산 문제는 지방의 문제(합계출산율 1.34)가 아니다. 수도권이나 대도시의 문제(합계 출산율 0.97)”라면서 “저출산 문제를 지방의 문제로 치부하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정책을 행정구역단위로 이루질 게 아니라 생활권 단위로 쪼개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토론회는 조흥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으며 ▲박진경 지역발전연구실장(한국지방행정연구원) ‘저출산 시책, 생활권을 고려한 공동대응 필요’ ▲이두희 국가균형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산업연구원) ‘저출산 대응 지역정책, 새로운 대가족 제도를 찾아서’ ▲박상헌 사회환경연구실 선임연구위원(강원연구원) ‘지역 특성이 반영된 저출산 시책의 패러다임 전환’ ▲정명희 부산북구청장 ‘저출산 위기 속, 지역정책 발전 전략’ ▲전병목 조세정책연구실장(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저출산 대응: 지역도 새로운 대표선수가 필요하다’라는 주제로 토론에 참여했다.

14일 열린 '저출산 시대 해법, 지역에 답이 있다' 포럼에는 전국에서 담당 공무원, 연구자, 정부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해 저출생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모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14일 열린 '저출산 시대 해법, 지역에 답이 있다' 포럼에는 전국에서 담당 공무원, 연구자, 정부부처 관계자 등이 참석해 저출생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머리를 모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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