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도 지원받는데… 아이돌보미는 안중에 없어”
“프리랜서도 지원받는데… 아이돌보미는 안중에 없어”
  • 최규화 기자
  • 승인 2020.05.2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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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아이돌보미 코로나19 생계대책 촉구 시군구 대표자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최규화 기자】

26일 열린 ‘아이돌보미 코로나19 생계대책 및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 촉구 시군구 대표자 기자회견’.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26일 열린 ‘아이돌보미 코로나19 생계대책 및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 촉구 시군구 대표자 기자회견’.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돌봄 서비스는) 정부가 책임지고 있는 일자리임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도 아무런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습니다.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서 개선하지 않으면, 이런 고통들이 각 가정의 부모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합니다.”(이영훈 공공연대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

26일 오전 11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아이돌보미 코로나19 생계대책 및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 촉구 시군구 대표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공공연대노동조합 아이돌봄분과 시군구 대표자들을 비롯해 아이돌보미 노동자 40여 명이 함께했다.

지난 3월 2일 기준 아이돌봄 이용률은 1월 일평균의 66% 수준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직격탄을 맞은 것. 지난 3월 공공연대노조의 조사를 통해서도 944건의 연계취소가 발견됐다.

시간제 노동을 하는 아이돌보미에게 이용률 감소와 연계취소는 생계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급여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주휴수당과 연차휴가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 코로나19 이전부터 아이돌보미들의 평균임금은 90만 원대에 불과한 상황에서, 코로나19로 아이돌보미들의 상황은 더 악화됐다.

지난 3~4개월을 “겨우겨우 살아남았다”고 말한 안효진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춘천분회장.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3~4개월을 “겨우겨우 살아남았다”고 말한 안효진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춘천분회장.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기자회견에서 오주연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군산분회장은 “한 달 두 달 급여가 줄고 일하는 시간이 줄다보니 월 60시간도 채우기 어려워 내년 연차까지 걱정하는 사태가 왔다”고 하소연했다. 한 달간 근무시간이 60시간 미만인 이른바 ‘초단시간 근로자’는 주휴수당과 연차휴가 대상이 되지 않는다.

오 분회장은 “정부는 특수고용직과 프리랜서에게 월 50만 원씩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원한다 했지만 여기도 아이돌보미는 해당되지 않는다”며, “국민 각계각층을 위한 생계지원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안중에도 없는 우리 아이돌보미는 고스란히 그 고통을 스스로 지고 가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3~4개월을 “겨우겨우 살아남았다”고 말한 안효진 공공연대노조 아이돌봄분과 춘천분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연계취소를 겪은 당사자다. 정부 지원을 받아 아이돌봄 서비스를 이용하던 이용자가 개학 연기로 이용시간이 크게 늘어나면서 그만큼 늘어난 본인 부담금 때문에 결국 서비스 중단을 선택한 경우다.

아이돌봄 서비스가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오히려 제도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상황을 지적한 안 분회장은 “왜 아이돌봄제도는 이 모양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이용자와 아이돌보미 모두에게 이롭게 제도를 고쳐야 한다”며, “코로나19와 같은 사태가 생길 때마다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생계위기 대책 없는 아이돌보미… “부모들에게 고통 전가될 것”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하라!” 손팻말을 펼쳐 보이며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아이돌봄 국가책임제 도입하라!” 손팻말을 펼쳐 보이며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이러한 생계위기 상황에 대한 여성가족부의 대책을 거듭 촉구했다.

공공연대노조는 코로나19로 인해 피해를 입은 아이돌보미들에게 연계취소 사례에 대해 모두 임금보전을 진행하고, 활동이 중단된 아이돌보미에게는 2019년 평균근로시간 또는 코로나19 발생 이전 3개월 평균근로시간에 따른 임금을 보전하는 등, 실질적 생계지원대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생계위기 사태의 가장 큰 문제는, 경험 많고 실력 있는 아이돌보미 분들이 ‘내가 이 일을 계속해도 되는지, 이 일에 과연 전망이 있는지’ 의심이 들게 만들었다는 겁니다. 아이돌봄사업의 구조적 모순이 코로나19를 계기로 폭발한 거라고 생각합니다.”(이봉근 공공연대노조 정책국장)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이용자들은 소득에 따라 비용을 납입해야 하고 (연간) 720시간밖에 이용할 수 없다”며, “시간 초과되면 전액을 이용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린이집과 유치원·학교가 문을 열지 못하는 동안 아이돌봄 서비스는 대안이 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영훈 공공연대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왼쪽)은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런 고통들이 각 가정의 부모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이영훈 공공연대노동조합 위원장 직무대행(왼쪽)은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이런 고통들이 각 가정의 부모들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나아가 이들은,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아이돌봄사업에 대해 정부와 지자체가 비용을 전부 지원하는 국가책임제를 도입하고, 아이돌보미의 기초근무시간을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돌봄사업은 여성가족부가 시행하는 ‘공공서비스’이지만, 현재 아이돌보미들은 각 지자체에 있는 건강가족지원센터 등 위탁기관에 소속돼 일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여성가족부는 아이돌보미의 고용과 처우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이는 법적으로 각 센터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보여왔다.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이용자의 수요에 따른 근무시간 불안정은 결국 아이돌보미들을 불안하게 하고 장기근속을 견인하지 못한다"며, "경험 있는 아이돌보미의 이탈은 사업의 안정성을 훼손하고 악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국가책임제 도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끝으로 이들은 “여성가족부는 이용률 감소를 눈으로 확인한 만큼 조속히 코로나19 생계대책을 시행해야 한다”며, “기초근무시간을 보장해야 하고 아이돌봄지원사업의 국가책임제를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은 기자회견 이후 아이돌보미 노동자 2672명의 서명이 담긴 의견서를 여성가족부에 전달했다.

공공연대노조는 지난 14일에도 ‘민주노총 위원장과 함께하는 돌봄노동자 코로나19 증언대회’를 열고, 아이돌보미 등 돌봄노동자가 처한 어려움을 호소하고 정부에 대책 수립을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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