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 '애 때문에 그만둔다'는 직원은 없었어요"
"우리 회사에 '애 때문에 그만둔다'는 직원은 없었어요"
  • 김윤정 기자
  • 승인 2020.07.23 17: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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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친화인증기업 탐방①] 조현주 함소아 대표

【베이비뉴스 김윤정 기자】

가족친화지원사업은 근로자가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일·가정 양립 및 사업운영을 통해 가족친화 문화를 확산하는 사업으로 여성가족부 산하 준정부기관인 한국건강가정진흥원이 수행하고 있다.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되기 위해서는 주 40시간 근로시간 기준 준수, 임산부 근로보호, 직장 내 성희롱 금지, 직장 내 성희롱 예방 교육, 배우자 출산휴가, 육아휴직, 가족돌봄 휴직 등 법규 준수사항의 최소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함소아와 함소아제약은 여성가족부에서 주관하는 ‘2019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선정에 있어서, 일과 가정생활을 조화롭게 병행할 수 있도록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을 반영한 제도 도입과 사업운영으로 가족친화 직장문화를 만드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자녀출산 및 양육지원, 유연근무제도 등 가족친화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함소아와 함소아제약의 조현주 대표를, 지난 5월 서울 논현동 함소아 본사에서 만나 가족친화인증기업에 대한 이야기를 물었다.

조현주 함소아 대표.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조현주 함소아 대표.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 가족친화인증기업에 신청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함소아는 아이들을 위한 일을 하는 곳입니다. 모토 역시 ‘함께 키워요’죠. 핵가족화가 되면서 육아의 책임이 엄마들에게 몰리는 게 안타까웠습니다. 회사의 실무진들이 대부분 20~40대 위주인 것도 이유가 됐죠. 가족친화인증기업 선정 이전에도 남녀고용평등 우수기업 선정과 가족친화 직장교육 실시 등의 이력이 있어요.

이것저것 시도를 해보다가 가족친화인증기업 인증에 대한 정보를 신문기사를 통해 알게 됐어요. 가족친화인증기업 신청을 위해 추가적으로 한 건 없어요. 이미 그 조건에 맞는 일들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신청을 하게 됐죠."

- 함소아에서 하고 있는 가족친화 프로그램 중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던 것들을 꼽아주세요.

"유연근무제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등을 하고 있어요. 특히 이 두 가지 제도는 실질적으로 엄마 직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이외에도 직원 가족들의 건강관리를 위해 한의원을 이용했을 때 진료비를 지원하는 복지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조현주 대표가 가족친화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조현주 대표가 가족친화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 코로나19로 시행한 가족친화 프로그램도 있나요?

"코로나19로 개학이 연기 됐을 때 미취학 아동 자녀가 있는 여성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할 수 있도록 했어요. 임산부는 당연하고요. 자녀가 있는 남성분들도 자녀 관리가 어려울 때 연차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만 10세 이하 자녀가 있는 직원들은 주2회 정도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했습니다."

- 직원들의 반응은 어땠나요?

"남성 직원들은, 재택근무가 어려웠다면 연차를 사용했을 테니 당연히 좋은 반응입니다. 여성분들은 집에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좋다’, ‘나쁘다’로 판단할 수 없는 게, 생존의 문제거든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일을 할 수 없으니까요."

- 재택근무 등의 프로그램을 시행했을 때, 직원들의 성과관리는 어떻게 했나요?

"전적인 재택근무는 어차피 특정 업무에서밖에 할 수가 없어요. 직원들이 아예 출근을 하지 않는 것도 아니고요. 직원들이 자율성을 갖고 업무 형식을 바꾸면 돼요. 개인이 그 정도 역량이 없다면 일을 하는 것조차 어렵지 않을까요? 업무 성과의 평가라는 것도 결국 단편적이지 않고 얼마든지 조정 가능한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 가족친화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되면서 나타난 회사 내의 변화가 있다면요?

"오히려 직원들의 마음이 불편하면 업무에 영향이 갈 수 있어요. 마음이 안정되면 훨씬 더 일에 집중할 수 있고 팀의 안정도도 높아집니다. 성과도 좋아지면서 그게 결국 장기근속에도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해요. 장기근속 역시 중소기업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요소고요.

가족친화인증기업으로 선정이 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수치적인 성과를 내놓기는 어렵지만, 근래에 ‘애 때문에 그만둬야겠어요’라고 하신 분은 없으니 그런 게 유의미한 성과 아닐까요?"

‘2019 가족친화인증기업’ 함소아.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2019 가족친화인증기업’ 함소아. 서종민 기자 ⓒ베이비뉴스

- 가족친화인증기업, 다른 기업들에게 권하시나요?

"저는 당연히요. 그런데 중소기업들은 하기가 어려울 수 있죠. 아무래도 고용주들의 인식 변화가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저야 제 생각이 이 제도와 뜻이 맞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영진들도 많으니까요. 재택근무나 육아휴직 같은 것들을 대표 입장에서 아깝다고 생각하면 직원과 경영진, 서로가 고통스럽고 괴로워요. 애초에 저는 그런 생각을 갖지 않았고, 오히려 그 이상의 제도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가족친화인증기업 사업이 좀 더 정착하기 위해선 어떤 점이 필요할까요?

"고용주들에게 교육을 시키는 것도 방법이 될 것 같고, 가족친화인증기업을 하는 데 있어서 기업에 주는 인센티브가 훨씬 더 확실하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역차별 문제에 대한 좀 더 확실한 방안도 필요하죠." 

- 한 기업의 대표로서 느끼는 가족친화인증기업의 가치는 무엇일까요?

"우리 같은 중소기업에서는 직원이 자산이자 자원입니다. 오래 일한 직원이 나간다고 했을 때 그만한 인력을 다시 기르고 채우는 게 쉽지 않죠. 함께 일하는 직원이 쉬어야 할 때가 찾아올 수 있고, 그들에겐 일보다 그 상황이 소중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때 우린 당연히 기다려줄 수 있고, 인력이 자원이라는 차원에서도 회사로서 기다려주는 게 효율적이고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육아가 사회의 일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친화 프로그램이나 제도가 아무렇지 않아요. 진입과 출입이 원활한 사회가 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되지 않을까요? 시간이 지나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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