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뉴스] "하준이법? 그게 뭐죠?" 사고 난 주차장에서도…
[스토리뉴스] "하준이법? 그게 뭐죠?" 사고 난 주차장에서도…
  • 김재호 기자
  • 승인 2020.07.17 18: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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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 미끄럼 방지 조치 의무화 ‘하준이법’, 얼마나 알고 있을까

【베이비뉴스 김재호 기자】

3년 전, 하준이가 사고를 당한 서울랜드 동문 주차장. 차량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이 곳곳에 비치돼 있지만, 고임목을 갖다 댄 차량은 한 대도 없고, 단속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3년 전, 하준이가 사고를 당한 서울랜드 동문 주차장. 차량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이 곳곳에 비치돼 있지만, 고임목을 갖다 댄 차량은 한 대도 없고, 단속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 2017년 놀이공원 주차장 내에서 경사로에 밀려온 차에 치여 세 살 최하준 군이 숨진 사건을 계기로 고임목 비치와 설치를 의무화 한 '하준이법'이 만들어졌다. 지난달 25일부터 하준이법이 시행돼며 주차장에서 미끄럼 방지 조치가 의무화됐지만, 3년여 만에 찾은 사고 현장에서조차도 하준이법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준이가 사고를 당한 서울랜드 동문 주차장. 주차시 안전 수칙에 관한 안내문이 보이지만 고임목을 사용하는 차량은 한 대도 없고 단속하는 인원도 보이지 않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하준이가 사고를 당한 서울랜드 동문 주차장. 주차시 안전 수칙에 관한 안내문이 보이지만 고임목을 사용하는 차량은 한 대도 없고 단속하는 인원도 보이지 않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고임목을 갖다 댄 차량은 한 대도 없고, 단속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는 놀이공원 주차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고임목을 갖다 댄 차량은 한 대도 없고, 단속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는 놀이공원 주차장.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3년 전 하준이가 사고를 당한 서울랜드 동문주차장을 16일 찾아갔다. 차량 미끄럼 방지를 위한 고임목이 곳곳에 비치돼 있지만, 고임목을 갖다 댄 차량은 한 대도 없고 단속하는 사람도 찾아볼 수 없었다.

놀이공원을 찾은 한 시민에게 '하준이법'에 대해 묻자 “처음 듣는다. 잘 모르겠다”라는 짧은 대답만 들을 수 있었다. 놀이공원을 찾은 또 다른 시민은 “고임목을 의무로 설치해야 하는지 몰랐다”며 “요즘 차는 조금의 비탈길이어도 브레이크만 잘 채워두면 문제가 없을텐데”라고 말했다.

사고가 발생했던 놀이공원 주차장에 고임목 고정에 관한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지만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사고가 발생했던 놀이공원 주차장에 고임목 고정에 관한 현수막이 부착되어 있지만 어느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부터 하준이법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주차장에서의 미끄럼 방지 조치가 의무화되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지난달부터 하준이법이 시행에 들어가면서, 주차장에서의 미끄럼 방지 조치가 의무화되었지만 지켜지지 않고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고임목을 사용하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고임목을 사용하는 이들은 찾아볼 수 없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하준이법은 '경사진 주차장의 설치·관리자는 고임목과 같은 미끄럼 방지 시설을 갖춰야 하고 운전자는 경사진 곳에서 고임목을 사용해야 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경사로 주차장의 명확한 기준과 고임목의 형태, 크기, 개수 및 관리방안 등 구체적 내용이 없어 혼란스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준이법이 시행된 후 몇 곳의 경사진 주차장을 돌아보니 고임목 및 안내표지를 갖춘 곳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사고가 발생한 놀이공원 주차장처럼 기존 주차장들도 오는 12월 26일까지 고임목 및 안내표지를 갖추는 조치를 모두 완료해야 한다. 이를 어길 경우 6개월 영업정지 또는 300만 원 이하의 과징금이 부과되지만 누구도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지난 1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주차장에서 만난 주차장 관리자는 “경사진 곳이라는 게 정확히 어느 정도의 경사를 얘기하는지, 차량 한 대당 고임목은 몇 개나 써야 하는지 기준이 모호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경사진 곳 차량들이 고임목없이 주차되어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경사진 곳 차량들이 고임목없이 주차되어 있다.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또 한 운전자는 "하준이법 자체를 처음 듣는다"며, "그런데 이곳이 고임목을 설치할 정도의 경사인가요? 잘 모르겠네요"라고 되물었다.

서울랜드 동문주차장에 설치되어 있는 고임목 보관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서울랜드 동문주차장에 설치되어 있는 고임목 보관함. 김재호 기자 ⓒ베이비뉴스

어렵게 시행된 하준이법. 알고 있는 시민도 많지 않고 개선해야 할 것도 많은 것이 현실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차원의 하준이법 홍보와 함께, 아이들의 안전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모두의 안전을 위해 운전자들부터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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