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가 또 다시 우리 곁을 떠났다…”
“보육교사가 또 다시 우리 곁을 떠났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10.0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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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세종시 보육교사 애도’ 성명서 발표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세종시의 한 보육교사가 보호자들로부터 아동학대 의심을 받고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비뉴스
세종시의 한 보육교사가 보호자들로부터 아동학대 의심을 받고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베이비뉴스

지난 4일 세종시의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가 보호자들로부터 아동학대 의심을 받고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2년 전 아동의 보호자들이 세종시 한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에게 아이 학대를 의심하고 항의하면서 시작됐다. 그 과정에서 보호자들의 폭언과 폭행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문제는 어린이집 내 CCTV 녹화 영상 등을 통해 아동학대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이후에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보호자는 보육교사를 고소하고 시청에 해당 어린이집에 대한 민원을 지속해서 낸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피해 교사 중 한 명은 어린이집을 그만둔 뒤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전지법 형사7단독은 보호자에게 각각 벌금 2000만 원을 선고했으나 이들은 판결에 불복해 최근 법원에 항소장을 낸 상황.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6일 ‘또 다시 하늘의 별이 된 동료교사의 마음, 이제 보육교사들이 말합니다’라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앞서 지난 2018년 10월 김포시의 한 보육교사가 아동학대자로 몰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한 차례 더 있었다. 때문에 더 이상 이 같은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는 우려에서다. 

보육지부는 성명서를 통해 고인이 된 세종시 보육교사에게 애도를 표했다. “전국 24만 보육교사들은 아동학대 의심을 받는다는 게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면서 “한 보육교사의 안타까운 소식에 가슴이 무너지지 않은 보육교사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힘없는 동료 보육교사가 또 다시 우리 곁을 떠났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면서 “앞으로 억울하게 아동학대 의심을 받는 보육교사에 대해 최소한의 조치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바란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목소리를 냈다.

◇ “아동학대 없었다는 확인 후 괴롭힘 지속… 가해자 법적 조치해야”

이번 사건에 대해 보육지부는 “지난 2년간 고인은 CCTV 영상 확인 결과 아동학대가 없었다는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전문 소견과 이에 따른 불기소 처분, 괴롭힘을 가한 보호자들에 대한 법원의 벌금형 선고가 있었음에도 아무런 제도적 보호를 받지 못했다”면서 “이 모든 고통을 고인 혼자서 오롯이 감내했다는 사실에 참담하고 말문이 막힌다”고 말했다.

보육지부는 “아동학대 의심을 받은 많은 보육교사가 결국 혐의에서 벗어나더라도 깊은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며 “의심만으로 곧장 시작되는 폭언과 폭행, 법 절차를 무시한 CCTV 영상 확인, 지자체 청문 실시 등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당사자를 짓누르는 낙인과 압박감은 보육교사라면 절대로 겪고 싶지 않은 일들”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수많은 보육교사들은 이러한 일들을 늘 가까이에서 때마다 보고, 듣고, 겪게 된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모든 상황이 종료된 후 누구에게도 진심어린 사과 한마디 듣는 경우도 없이 보육교사는 다친 자신의 마음을 스스로 추스르고 다시 어린이집 현장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혐의가 없더라도 이미 낙인 찍힌 상태에선 돌아갈 현장이 없고 현장에 가더라도 사직을 강요받는다는 것이다.

보육지부는 재발방지를 위해 “조사 결과 아동학대가 없었음이 확인된 경우, 유급휴가 등을 통한 분리조치를 보장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감정노동자 보호법(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의2)에 담겨 있는 내용”이라며 “보육교사가 보통 수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되는 조사 과정에서 겪었을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치유하고 복귀할 수 있도록 전체 어린이집에 적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아동학대가 없었음이 확인되고도 보육교사에 대한 괴롭힘이 지속되는 경우, 가해자에 대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이에 관한 고소·고발·손해배상 청구 등을 사업주인 원장이 직접 지원하도록 정하고 있다”면서 “보육교사가 가해 보호자와 분리돼 안전하게 보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당 아동에 대한 보육을 거부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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