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떡궁합' 박근혜와 김종인 결별 수순
경제민주화 공약 기자회견에 김종인 모습 없어
'경제민주화 전도사'를 자처하며 새누리당의 4.11총선을 견인했다고 평가받았던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와 사실상 '결별' 수순에 접어든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박 후보는 1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 경제민주화 공약을 발표했지만 공약의 '산파' 역할을 했던 김 위원장은 정작 자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경제민주화 추진단장을 함께 맡으면서 비대위원 시절부터 공약해온 경제민주화 공약에 골몰했다.
그는 공·사석에서 재벌의 탐욕을 집중적으로 비판하며 재벌개혁에 대한 의지를 공고히 했었다.
이 때문에 경제민주화추진단은 재벌개혁의 상징적인 조치로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과 재벌총수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두 가지를 핵심공약으로 추진해왔다.
하지만 이날 공약발표에서 이 두 가지가 모두 빠져 있었다.
박 후보가 기존 순환출자에 대한 의결권 제한에 대해서는 비용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하며 차라리 그 비용을 투자와 고용에 쓰는 것이 더 낫다고 지적한데 이어 재벌총수 국민참여재판은 민간인인 재벌총수에 대한 과도한 제재라며 불수용 입장을 표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지적이다.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을 바꾸면서 새출발을 다짐한 이래 근 1년 남짓한 기간 동안 박 후보에게 김 위원장은 절대적 우군이었다.
야권성향으로 분류되던 김 위원장은 '구시대' 이미지에 갇혀있던 박 후보의 '변신'을 코디하는 인물로 야권에서도 적잖이 부담감을 느껴온 터였다. 게다가 김 위원장은 박 후보가 '삼고초려'를 해 영입한 인물이다.
박 후보가 김 위원장식 경제민주화에 난색을 표하면서 사실상의 거리두기에 나선 것은 대선 이후 내년도 경제상황이 매우 불안정하다는 전망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수출과 수입 모두 각종 예상경제지표가 바닥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아무래도 '성장'보다는 '분배'에 방점이 찍혀있는 김 위원장의 공약을 받아들이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는 것이다. 게다가 박 후보와 오랜기간 호흡을 맞춰온 이한구 원내대표 등 대표적인 친 재벌성향 측근들도 김 위원장의 공약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해왔다.
박 후보가 이날 내놓은 경제민주화공약을 물론 그 어떤 보수정당보다 진일보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평을 받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의 입김이 약해지면서 박 후보가 아무래도 '선(先) 성장, 후(後) 분배'쪽으로 방향을 확실히 튼 게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때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박 후보와 김 위원장간의 사실상의 정치적 결별은 파행 위기를 맞은 야권단일화 논란과 함께 연말 대선에서 또 하나의 변수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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