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유기 막자고 '보호출산' 도입? 해결책 될 수 없다"
"아동유기 막자고 '보호출산' 도입? 해결책 될 수 없다"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12.11 17: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미혼모 단체, 보편적 출생신고제도 마련 요구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와 미혼모 단체는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 마련’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와 미혼모 단체는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 마련’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최근 전남 여수에서 두 살 아동이 숨진 채 냉동고에서 발견됐다. 부모가 아동의 출생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누구도 숨진 아동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이 같은 사건을 막고자 모든 아동이 출생 즉시 등록될 수 있도록 하는 ‘보편적 출생신고제’를 도입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와 미혼모 단체들이 모여 지난 9일 서울 효자동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보편적 출생신고 제도 마련’ 요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가족관계등록법에 의해 규정된 현행 출생제도는 신고의무자인 부모가 신고를 하지 않으면 발견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발견하더라도 신고를 강제하기 어렵다”면서 “출생 신고와 등록은 아동이 권리를 누리기 위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시작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동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으면 권리를 누릴 수 없고 유기나 불법 입양, 여수 사례와 같이 학대에 노출돼 보호받을 길이 없다”면서 “국제사회의 출생신고 제도 개선 권고에도 우리나라는 보편적 출생신고제도 도입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019년 ‘포용국가 아동정책’, 2020년 ‘제2차 아동정책 기본계획’을 통해 의료기관이 출생하는 모든 아동을 누락없이 국가기관 등에 통보하는 ‘출생통보제’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으나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상황이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가 (보편적 출생등록) 제도 도입을 미루는 사이, 그 피해는 존재를 확인받지 못한 채 학대당하고 유기된 아동이 받고 있다”면서 “현행법의 개정 또는 아동의 출생등록에 대한 특별법 제정을 통해 국내 출생한 모든 아동이 즉시 등록돼 존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조속히 제도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아동 유기 근절, 태어난 모든 아동에 대한 출생신고부터”

김은희 미혼모협회 아임맘 대표는 이날 현장발언에서 미혼모 출산 상담 사례를 언급했다. “예상하지 못한 임신과 출산으로 당혹스러워 홀로 출생신고 법적 절차를 진행하는 게 두려워 회피하다 문제가 커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출생증명서는 아이의 의료기록일 뿐 아이의 법적 기록이 되지 못하고 있다. 출생신고에 대한 의료기관과의 체계적인 전산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 측은 최근 정부가 검토 중이라는 '보호출산제' 도입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내놨다. “최근 정부는 늘어나는 아동학대·유기 사건의 방지 대책으로 보호출산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으나 본질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주민센터 친구 이제호 변호사는 “보호출산제를 통해 해결할 수 없는 미등록 아동의 사례가 존재하고 보호출산제가 아동의 출생 등록될 권리를 보장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모(엄마)의 권리를 위해 보호출산제도가 도입될 필요성도 있겠지만 그런 제도 변화는 아동의 출생등록 될 권리를 보장하는 방향과 함께 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Universal Birth Registration Network)는 한국에서 태어난 모든 아동의 출생신고를 위해 2015년부터 함께 활동하는 연대모임이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보편적 출생신고 네트워크(공익인권법재단 공감, 국제아동인권센터, 굿네이버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아동인권위원회, 사단법인 뿌리의집, 사단법인 두루, 서울사회복지공익법센터, 세이브더칠드런, 안산시글로벌청소년센터, 공익법센터 어필,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유엔난민기구, 이주민센터 친구, 재단법인 동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플랜코리아), 미혼모협회 아임맘, 변화된미래를만드는미혼모협회 인트리, 사단법인 한국미혼모가족협회, 사단법인 한국미혼모지원네트워크, 한국한부모연합 등이 함께했다.

지난 1일에도 세이브더칠드런은 냉동고에서 숨진 채 발견된 영아 사건을 계기로 아동의 등록될 권리인 출생통보제 도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Copyrightsⓒ베이비뉴스 pr@ibabynews.com】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실시간 댓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