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청원만으로 큰 움직임… 20만 명 한뜻 감사”
“국민청원만으로 큰 움직임… 20만 명 한뜻 감사”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0.12.14 16: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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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사망사고 후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정 국민청원 20만 명 동의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베이비뉴스 취재진과 A 씨는 지난 9일 오후 만나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취재진과 A 씨는 지난 9일 오후 만나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이야기를 나눴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많은 분들이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제도적 문제점에 대해 많은 분들이 함께 인지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움직임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소중한 생명이 안타깝고 허망하게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지 않는 세상이 됐으면 합니다.”

지난 10월 23일 어린이집에 다니던 여섯 살 아동이 뇌출혈로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놀이터에서 놀다 친구와 충돌해 넘어졌고, 그때 바닥에 머리를 부딪힌 것이다. 사고 이후 아이 어머니 A 씨는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교사 대 아동 비율’ 개정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해당 청원은 13일, 20만 6063명의 동의를 얻으며 마감됐다. 공식 답변 기준인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서, 청원 내용에 대한 정부의 공식 답변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14일 오전 기자와 한 인터뷰에서 청원인 A 씨는 청원에 함께해준 국민들에게 우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A 씨는 “20만 명이 넘어 다행이라고 많은 축하를 받고 있는데 많은 분들이 한뜻으로 마음을 모아주신 데 대해 감사한 마음 더할 나위 없다"면서도, "우리 아이를 영영 보지 못한다는 현실은 변함이 없어서 씁쓸한 마음이 더 짙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나 보다”라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

해당 국민청원 운동에는 A 씨는 물론 시민사회와 보육계가 함께 힘을 모았다. 김정덕 정치하는엄마들 공동대표는 “어렵게 나서주신 유가족에게 깊은 위로와 감사 말씀 전한다”면서, “올해 첫눈을 미처 만져보지 못한, 작고 든든했던 슈퍼영웅(사고 아동)을 깊이 애도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김 공동대표는 "청원인은 절대적으로 아이를 돌보기에 부족한 인력이 문제다, 어떻게 그 활기 넘치는 아이들 스무 명을 한 사람에게 돌보라고 하냐고, 돌보던 아이가 숨진 뒤에도 일터로 복귀할 수밖에 없는 업무환경이 잔인하다고 말했다”고 A 씨의 뜻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

이어 김 공동대표는 “이 사고는 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본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예견할 수 있었던 재난"이라며, “국가와 사회가 생명을 보살피는 일을 하찮게 여기고 있는 방증이 아니겠느냐”고 꼬집었다.

김 공동대표는 “어린이집이 안전처치에 과실이 없었는지도 밝혀져야 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2016년 어린이집 앞에서 교통사고가 난 이후 어린이집 측의 응급조치가 늦어져 숨진 사고로 만들어진 ‘어린이안전관리에관한법률’이 지난달 26일부터 시행됐다”면서, “어린이가 이용하는 시설 주체는 사고에 신속히 대처해야 한다. 사고가 일어나자마자 아이에게 적절한 조치를 했는지도 밝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공동대표는 “무엇보다 한 아이의 죽음으로 국가가 얼마나 (안전관리에) 소홀했는지 마주하고 있다"며, "이런 복합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얼마나 국가정책이 촘촘해져야 하는지 이제 정부가 답할 차례”라고 강조했다.

◇ "비용 이유로 뒤로 밀려… 더 이상 외면 말고 우선순위 두길"

청원 마감인 13일, 20만 6063명으로 청원이 종료됐다. ⓒ베이비뉴스
청원 마감일인 13일, 20만 6063명으로 청원이 종료됐다. ⓒ베이비뉴스

김영명 아이들이행복한세상 고문은 청원 글을 접하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아픔을 느꼈다. 보육인으로서 청원인 A 씨의 뜻에 응답을 해야 한다 생각하고 주변을 독려하는 데 최선을 다했다.

김 고문은 “(청원의 결과가) 교사 대 아동비율 축소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면서 “보육계에서는 오랫동안 요구해온 부분이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사고는) 계속 생길 수밖에 없으니, 예산이 많이 드는 일이라고 하지만 기본적인 것부터 정부가 방향과 중심을 잡아서 가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고문은 “보육현장에서 여러 차례 설문조사를 실시해보니 '교사 대 아동 비율 축소가 필요하다'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고 전하며, “비용과 현실성을 이유로 뒤로 밀리다 보니 또 다른 문제를 낳고 해결 안 되는 상황인데, 정부가 이 문제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우선순위를 두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함미영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지부장도 같은 날 기자와 한 전화 통화에서 “교사 대 아동비율이 낮아지면 보육의 질이 높아지고 안전사고를 줄일 수 있다”는 데 힘을 보탰다.

함 지부장은 “실제 본인의 경험을 통해 분명한 차이를 느꼈다”면서 “심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 이를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나한테 선생님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네’, ‘어 오늘은 선생님이 충분히 놀 수 있게 해주네’라고 느낀다”고 털어놨다. 

특히 바깥놀이와 관련해, 함 지부장은 “바깥놀이 시에는 시야가 사방으로 분산된다. 아동 수가 많아지면 한 명 한 명 세심하게 볼 여유가 없는 게 사실”이라면서, “보조교사 인력이 있다면 아이들이 다칠 우려를 줄일 수 있겠지만 바깥놀이에 대한 지침은 아예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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