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한파에 설상가상… 그래도 함께 살아야지요 
코로나에 한파에 설상가상… 그래도 함께 살아야지요 
  • 칼럼니스트 이수경
  • 승인 2020.12.15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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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중으로 키우는 부모, 권리로 자라는 아이] 코로나19 시대, 함께 사는 법

학교 다녀온 딸아이 손에 직접 만든 유기농 화장품이 들려있었다. 일주일에 하루뿐이지만, 그래도 학교에 가니 만들기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재밌겠다고 물었다. 그러자 딸아이가 시큰둥하게 답했다.

“코로나 때문에 모이거나 앞으로 나가지도 못해. 선생님이 혼자 다 만드셨어. 우리는 멀리서 구경만 하다가 받아 온 거야. 뭐 하러 학교에 가는지도 모르겠어. 쉬는 시간에 친구들하고 이야기도 못 해. 게다가 엄마가 집에 있는 애들은 급식 안 먹고 그냥 다 집에 가. 혼자 먹기 싫어. 다음부턴 집에서 점심 먹을래. 엄마, 회사 갈 때 먹을 거 준비해 주고 가요.”

◇ 확진자 폭증… 다시 엄습하는 불안 

잠잠해지나 싶더니 확진자가 폭등했다. 다시 불안감이 엄습한다. ⓒ베이비뉴스
잠잠해지나 싶더니 확진자가 폭등했다. 다시 불안감이 엄습한다. ⓒ베이비뉴스

한동안 확진자 수가 진정되는 듯 잠잠해서 관리만 잘 하면 곧 지나갈 것 같더니, 코로나가 반전에 반전을 거듭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600명이 넘더니, 급기야 이번 주말엔 1000명을 넘었다.

정부가 이번 주부터 검사자 수를 확대한다고 하니, 확진자 수는 곧 3000명을 넘을지도 모른다는 예측도 나왔다. 지난 주말 저녁, 아이들 다니는 학교와 학원에서 모두 온라인 수업으로 전환한다는 연락을 받았고, 유치원에선 긴급돌봄으로 전환한다는 문자도 왔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현황을 분석하며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기도 한다. 그래서 비상약이나 식자재 등에 ‘사재기’ 현상이 일어나진 않을까 염려가 된다.

최근엔 잘못 구매한 모자를 반품하려고 마트에 갔는데, 사람들이 카트 한가득 생필품을 담는 모습을 보고 나도 얼떨결에 라면 한 박스와 냉동식품 몇 가지를 샀다. ‘어차피 다음 주에 사야 할 물건이었어’, ‘난 사재기하는 사람들관 달라’라고 되뇌면서도, 사람들의 구매 대열에 동참한 내 모습에 쓸쓸해졌다. 

지난봄, 무기력한 공포감이 다시 엄습한다. 실내를 포함한 마스크의 생활화, 재난지원금 지급, 생활 속 거리 두기, 온라인 수업, 재택근무, 웨비나(웹 세미나) 형식의 각종 포럼 및 집단 행사 등 생활 전반이 달라졌다. 삶을 뒤흔드는 큰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힘든 시기를 보냈는데, 또다시 다가온 두 번째 위기 앞에서 생각이 깊어진다.

지난 위기엔 개개인이 적응하는데 힘을 쏟았다면, 이제 이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소외되는 이들을 돌아보고 함께 적응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란 생각이 든다. 특히 위기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힘과 정보력, 자원이 부족한 아동들은 더욱 그러하다. 

코로나19로 아이들이 학교나 어린이집에 가지 못하게 되면서 아이들과 선생님은 서로 얼굴을 맞대고 소통하며 배우는 다양한 학습과 놀 기회를 박탈당했다. 물론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진행하며 어느 정도 대체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온라인 학습을 원활하게 활용할 수 없는 가정의 상황이나 영유아. 장애인들의 경우에는 그 조차의 대안도 마련되지 못한 채 방치되고 있다.

◇ 위기 대응에 소외되는 아이들과 약자 돌아봐야 할 때

학습권 외에도 아이들이 점심이나 간식 등 제대로 된 식사를 못 챙기는 일도 있다. 맞벌이 가정이나 한부모 가정, 식사를 챙길 여건이 안 되는 질환이나 장애가 있는 조부모 혹은 부모가 있는 가정의 아동, 그 외 난민 인정조차 받을 수 없는 무국적 아동 등 어려운 상황에 놓인 아동들은 최소한의 지원도 못 받을뿐더러, 정보 습득에도 어려움을 겪으며 굶거나 인스턴트 음식으로 끼니를 해결하는 슬픈 현실에 놓여 있다.

또 다른 문제는 ‘학대’다. 아동들이 집 밖으로 나오지 못하니 가정 내 학대 발견이 어렵다. 신고 의무자인 교사, 보육교사의 신고율이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들었는데, 실제 코로나가 만든 아동학대 사각지대에 놓인 아이들이 그만큼 많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정부나 지자체, 사회복지를 지원하는 모든 지원기관은 이러한 취약 상황에 놓인 아동들이 단 한 명도 차별 없이, 잘 먹고, 보호받고, 놀고, 배울 수 있는 당연한 권리를 누리도록 살펴야 한다.

이를 위해 대면을 통한 상황별, 그리고 가정별 면밀한 사례관리가 이뤄져야 하며, 이런 과정을 현실화하는 실무자들에 대한 안전과 처우 개선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더불어 이런 제도나 상황을 마련하기 위한 제안과 질의가 있을 때 함께 동의하고 힘을 실어주는 우리들의 모습도 필요할 것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말에 눈이 내렸다. 영하 10도의 한파가 시작돼 몸과 마음이 움츠러든다. 어떻게 해야 이 상황을 잘 극복하고 최대한 오랫동안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해본다.

‘한 사람의 열 걸음보다 열 사람의 한 걸음이 낫다’는 말이 있듯이 나 혼자만의 안전과 보호가 아닌, 모두가 함께 안전하게 잘 살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고민해 보는 건 어떨까.

후원, 자원봉사, 이웃과 나누는 친절한 인사, 이웃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을 두고 도움 주기 등 소소한 실천으로 어깨를 맞대고 함께 걸어갈 사람이 되어줄 수 있다면, 이 추운 시절을 함께 견딜 수 있지 않을까.

*칼럼니스트 이수경은 두 자녀를 둔 워킹맘이다. 사회복지대학원을 졸업한 후 복지관에서 근무했고 2010년부터 국제 구호개발 NGO 세이브더칠드런에서 아동의 권리를 위해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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