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르는 아이, 혼만 내는 부모…이 가족의 해결책은?
어지르는 아이, 혼만 내는 부모…이 가족의 해결책은?
  • 칼럼니스트 장성애
  • 승인 2020.12.2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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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질문 공부] 혼내지 않고 아이 습관 바로 잡는 부모의 태도

며칠 전 한 가족을 상담했습니다. 그 내용을 바탕으로 내 아이의 성장을 돕는 일이 무엇인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이 가족은 아이가 평소 정리정돈을 잘 안 하는 데다가, 약속도 잘 지키지 않는다고, 그게 심각한 상황이 아닐까 걱정이 된다며 상담을 의뢰했습니다. 상담 당일, 부부와 그 아이들 두 명을 만났습니다. 아이들은 두 시간 가까운 상담시간 내내 책을 읽거나 함께 놀며 지루해하지 않게 시간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봤을 때, 아이들은 부모를 신뢰하고 있었고, 서로 소통도 잘 되는 것 같았습니다. 상담하는 동안 부모를 방해하지도 않았고, 상담시간이 저녁 식사 시간과 겹쳐서 배가 고팠을 텐데도 잘 기다리면서 아무도 투정을 부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소통이 잘되는 집인데도, 아직 우리에게 남은 ‘일방적인 교육’의 습관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때 아이를 잘 도와주는 방법을 놓치기가 쉽습니다. 그 방법을 같이 살펴보았습니다.

집을 늘 엉망으로 만드는 아이의 습관이 걱정 되는 부모, 그래서 늘 아이에게 화를 낸답니다. 이 가족의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베이비뉴스
집을 늘 엉망으로 만드는 아이의 습관이 걱정 되는 부모, 그래서 늘 아이에게 화를 낸답니다. 이 가족의 해결책은 무엇일까요? ⓒ베이비뉴스

우선, 어머니와 아이의 어떤 점이 가장 불편한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책이나 옷 등을 정리하기로 했으면 정리를 해야 하는데.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하시나요?”

“그저께도 화를 냈습니다. 약속했으면 지켜야 하잖아요. 그리고 도덕을 배웠으면 당연히 그런 것을 잘 실천해야 하지 않나요?”

어머니는 질문하기보다는 아이에게 화가 나는듯했고, 맞벌이 하는 엄마의 심정을 잘 알아주지 않는 아이 때문에 답답해한다는 느낌을 받았죠.

“그저께는 아이가 잘못해서 엄청 화를 냈거든요. 그런데 돌아서서 엄마에게 살갑게 말을 걸고 하는데, 도대체 잘못을 인정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어요. 자기 때문에 화가 난 엄마에게 반성하기는커녕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말을 걸고 하니까, 이해가 안 됩니다.”

그래서 부모에게 지금까지의 방법, 즉 말로 가르치고 화를 내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하고 도와줄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습니다.

◇ 아이의 좋은 습관 형성은, 장기적으로, 기분 좋게, 혼내지 말고

이 경우 잘못을 해서 엄마한테 엄청나게 혼이 난 아이와, 화를 낸 엄마 누구를 도와야 할까요? 우리는 왜 화를 내고 있을까요?

엄마는 아이의 습관을 고치려고 화를 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아이들에게 ‘너 때문에 화가 난 엄마의 감정과 기분까지 헤아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습관을 바꾸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아이의 습관을 바꾸기 위해 화를 내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닙니다. 부모라는 거대한 존재가 화를 내면서 야단을 치는 것을 고스란히 받아내는 순간 아이들은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화를 내는 부모를 바라보기는 하지만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수정해야 하는지는 모른다는 것이지요.

엄마나 아빠에게 칭찬을 듣기 위해서, 힘든 엄마를 위해서, 혹은 엄마가 화를 내지 않게 하려고 행동을 수정하게 하는 것은 목적이 잘못된 겁니다. 사실 은연중에 우리는 그런 것을 바라고 있습니다.

자기 주변 정리정돈을 잘 하면, 마음과 신체의 정리정돈도 잘 합니다. 정리정돈을 잘 하는 것은 평생 자기 자신에게 이로운 일이 됩니다. 그리고 타인에게도 이로운 일이 됩니다. 그래서 아이들에게는 정리정돈을 잘하는 습관을 길러주어야 합니다. 평생을 가지고 가야 할 습관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화를 내는 방법으로는 안 됩니다.

맞벌이 부부라면, 퇴근 후 어머니의 심리적, 육체적 부담이 가중됩니다. 집안일 100%, 육아 100%, 회사일 100%로 300%의 일을 감수해야 합니다. 여기에다가 시댁과 친정일 까지 신경 써야 하는 일까지 합한다면 도대체 어느 정도의 몫을 해내야 하는지 가늠이 안 될 정도입니다. 육체적인 부담만이라면 어찌어찌 해내겠지만 심리적인 부담이 가중되는 육아에는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문제가 일어나서 아이의 습관을 바로잡아주어야 할 순간에, 도리어 심리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이해해 주지 않는 아이들에게 화가 나는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보다 조금 더 먼 미래를 생각해서 아이들의 옳은 습관을 만들어주기 위해 장기적인 전략으로 접근을 해야 합니다.

◇ 정리정돈 잘 하는 아이로 키우기 위한 가정의 역할

▲정리정돈 등 올바른 습관의 중요성에 대해서 가족이 함께 이야기 하고, 규칙을 정하기

▲내가 해야 할 일을 잘 하는 것은 자신뿐만 아니라, 엄마와 가족을 돕는 일이라는 것을 직접 알게 하기

▲규칙을 지킬 수 있도록 알림 설정해 두기(지적X)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아이들과 같이 방법을 연구해 가기(벌칙X)

▲지속해서 이 상황들을 점검하기

지적하지 않고도 우리는 토론과 대화로써 기분 좋게 아이들의 습관을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어릴 때 행복하게 만들어 가는 습관은 아이들과 가족들의 일생을 행복하게 열어갈 것이 틀림없습니다.

그러므로 지금 당장 효력을 발생할 것 같은 야단을 치는 것이 아니라 심호흡을 하면서 여유를 가지고 도움을 받아야 할 아이들의 처지에서 생각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가족 상담 후 부모님은 한결 밝아진 얼굴로 아이들과 함께 집으로 돌아가셨습니다.

*칼럼니스트 장성애는 경주의 아담한 한옥에 연구소를 마련해 교육에 몸담고 있는 현장 전문가이다. 전국적으로 부모교육과 교사연수 등 수많은 교육 현장에서 물음과 이야기의 전도사를 자청한다. 저서로는 「영재들의 비밀습관 하브루타」 「질문과 이야기가 있는 행복한 교실」 「엄마 질문공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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