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교사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싶어요”
보육교사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싶어요”
  • 권현경 기자
  • 승인 2021.05.12 09:25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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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보육교사 서명운동 결과 발표 기자회견

【베이비뉴스 권현경 기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11일 오전 11시 서울시 적선동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보육교사 서명운동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11일 오전 11시 서울시 적선동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보육교사 서명운동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우리나라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중한 아이들을 키워내는 보육교사가 자부심 없이 일한다면 그 아이들 또한 그러한 아이들로 자라나게 될 겁니다. 보육교사의 위상을 높여주세요. 일한 만큼 경력 인정받고 싶습니다. 어린이집 교사라는 제 일에 사명감과 자부심을 느끼고 싶어요.”

“보육의 질을 높이라는 말만 하지 말고 보육교사의 노동인권도 높여주세요.”

“같은 교사입니다. 같이 고생하고 같은 업무 보는데 차별이 말이 됩니까? 똑같이 대해주세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가 실시한 ‘보육교사 임금차별 해소를 위한 서명운동’에 참여한 보육교사들의 목소리다.   

11일 오전 11시 서울시 적선동 정부서울청사 앞.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보육교사 서명운동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서명운동의 취지와 결과를 발표하고,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 임금차별 해소를 위한 보육지부 요구사항을 밝혔다.  

앞서 보육지부는 지난해 12월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 임금 실태조사를 실시했다. 당시 10시간 만에 1만 2223명이 참여했고, 보육교사 10명 중 9명이 최저임금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10년 차 보육교사의 경우, 국공립·법인·직장어린이집에서는 복지부 기준 10호봉 월 235만 원을 받지만 민간·가정어린이집은 최저임금인 월 182만 2480원을 받는다. 

경력이 많을수록 호봉제를 적용받는 국공립어린이집 보육교사와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임금격차가 크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매년 보육교사의 적정임금을 산정해 ‘보육교직원 인건비 지급 기준(호봉표)’을 제시하고 있으나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는 이 기준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  

보육지부는 보건복지부가 구성한 ‘민간·가정어린이집 운영 실태조사 연구 TF’에 보육교사 대표단체로 참여해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보육교사 임금차별 해소 인증샷 캠페인을 진행했다. 4월부터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 만들기’ 서명운동을 시작해 현재 보육교사 1393명이 참여했다. 

◇ “모든 보육교사 차별 없이 일하도록 구체적인 대안 제시하라”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해 끊임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으나 여전히 보건복지부는 임금차별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해 끊임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으나 여전히 보건복지부는 임금차별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함미영 보육지부 지부장은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해 끊임없이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으나 여전히 보건복지부는 임금차별 해소를 위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함 지부장은 “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은 유형과 상관없이 국가 재정으로 인건비와 운영비를 충당하고 있다. 민간·가정어린이집은 국공립어린이집과 달리 ‘인건비’를 ‘기관보육료’라는 이름으로 지원받고 있다”면서 “임금차별을 방조하고 묵인해온 정부는 예산마저 임금차별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지급해 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보육교사의 임금차별은 민간·가정어린이집 보육교사에게 국한된 문제는 아니라는 점을 분명해 했다.

“호봉이 높은 국공립 보육교사는 급여를 많이 지급해야 한다는 이유로 언제나 해고 대상 1순위이고, 심지어 채용공고를 낼 때 호봉 높은 교사를 받지 않겠다는 곳도 있다. 결국 경력과 전문성을 가진 보육교사들은 최저임금 일자리인 민간·가정으로 내몰리게 되는 상황이다."

보육교사의 임금차별 문제는 단순한 차별 문제가 아니라 보육교사 고용불안까지 야기하며 보육교사의 노동환경까지 저하시키기 때문에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함 지부장은 “정부의 지침 공백과 방조는 임금차별을 더욱더 공고하게 했다. 정부는 모든 보육교사가 차별 없이 어린이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대안과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면서 “보건복지부는 보육교사 임금차별 해소를 위한 예산 확충과 구체적인 지급 방안을 제시하고 보육지부와 지속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것”을 요구했다.  

◇ “왜 나의 노동의 가치는 10년이 지나도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11일 오전 11시 서울시 적선동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보육교사 서명운동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는 11일 오전 11시 서울시 적선동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을 위한 보육교사 서명운동 결과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기자회견에는 가면 쓴 12년 차 보육교사 A 씨가 자리했다. 2010년부터 보육교사를 시작해 민간·가정·국공립어린이집까지 두루 경험한 사실을 털어놨다.  

A 씨는 “민간·가정어린이집에 일하는 보육교사들은 대부분 하루 모자란 1년 계약직으로 고용되고, 이후 연차가 쌓여도, 경력이 많아지더라도 급여가 인상되는 게 아니라 최저임금”이라면서 “그나마 연차가 낮을 때는 호봉이 낮아 국공립어린이집에서 일하기 쉽지만 10호봉 이상 되면 월급 주기 부담스러운 교사가 되고 원아 모집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1순위로 해고된다”고 말했다. 

결국 같은 업무, 같은 자격증이 있어도 호봉이 높은 교사는 다시 민간·가정어린이집으로 돌아가 최저임금을 받고 일하게 된다는 게 A 씨의 설명이다.  

A 씨는 “경력이 쌓여 베테랑이 된 보육교사들이 왜 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려야 하나?, 분명 같은 자격증, 같은 경력, 같은 업무를 하는데 왜 민간·가정 보육교사들만 최저임금을 받나?, 왜 나의 노동의 가치는 10년이 지나도 최저임금에 머물러 있어야 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동안 목소리를 내는 게 두려웠다는 A 씨는 “불합리하다. 차별하지 말라. 존중해 달라. 아무리 이야기해도 우리의 말을 듣지도 않고, 바뀌지도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보육지부에서 교사들이 뭉치고 목소리를 모으니 조금씩 바뀌는 것을 느꼈다”면서 “모든 교사들이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에서 일할 수 있도록 교사들이 용기 내 목소리를 내준다면 어린이집이 일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뀌지 않겠느냐”고 참여를 독려했다.

◇ “최저임금 주고 좋은 보육교사 돼라?”

‘같은 경력, 같은 자격증 민간·가정 보육교사 최저임금!’이 적힌 종이를 뜯으면 ‘같은 경력, 같은 자격증 드디어 같은 임금!!’이 나왔고 ‘민간·가정 보육교사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종이를 뜯으면 ‘민간·가정 보육교사 호봉제 적용!’이라는 글귀가 나왔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같은 경력, 같은 자격증 민간·가정 보육교사 최저임금!’이 적힌 종이를 뜯으면 ‘같은 경력, 같은 자격증 드디어 같은 임금!!’이 나왔고 ‘민간·가정 보육교사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종이를 뜯으면 ‘민간·가정 보육교사 호봉제 적용!’이라는 글귀가 나왔다. 최대성 기자 ⓒ베이비뉴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현정희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나라에서 초·중·고 교사의 임금은 같은 임금을 주고 있고, 경력에 따른 임금 상승도 모든 교사에게 동일하게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유독 보육교사에게만 이런 것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초·중등 교육만 중요한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위원장은 “24만 명 보육교사가 일하고 있는 어린이집에서 임금차별이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묵과할 수 없다”면서 “어린이집 교사에게 최저임금을 주고 좋은 보육교사가 돼라는 것은 어불성설이지 않나. 이런 현실에서 어떻게 좋은 보육교사가 나올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 김완수 공공운수노조 장애인활동지원지부 사무국장도 연대발언에 나서 힘을 보탰다. 김 사무국장은 “보육노동자의 임금과 처우가 다른 것은 명백한 차별”이라면서 “정부는 이러한 차별이 발생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모른 채하며 차별받는 보육노동자의 호소를 외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보육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노동할 수 있고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함께 하는 어린이들에게도 보다 양질의 교육과 보육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보육노동자들의 눈물과 호소에 정부는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끝으로 보육교사 임금차별을 나타내는 문구와 울고 있는 보육교사 얼굴이 그려진 대자보 종이를 뜯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뜯어낸 종이 아래에는 보육교사의 소망인, 바뀐 정책과 환한 표정으로 웃고 있는 보육교사의 얼굴이 나타났다. 

먼저, ‘같은 경력, 같은 자격증 민간·가정 보육교사 최저임금!’을 뜯으면 ‘같은 경력, 같은 자격증 드디어 같은 임금!!’이 나왔고, ‘민간·가정 보육교사 1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 종이를 뜯으면 ‘민간·가정 보육교사 호봉제 적용!’이라는 글귀가 나왔다. 또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에서 일하고 싶어요’ 종이를 뜯자, ‘임금차별 없는 어린이집! 보육지부와 함께 만들어가요’가 나왔다. 

한편, 공공운수 보육지부는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임금차별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버스광고도 진행한다. 많은 분들이 보고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경기 광역버스 M5107, M7412, M5500-2를 선택했다. 또 오는 14일에는 보건복지부에 서명운동 결과를 전달하고 면담도 예정돼 있다.  

공공운수 보육지부는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임금차별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버스(M5107, M7412, M5500-2)광고를 게재하고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공공운수 보육지부는 이날부터 한 달 동안 임금차별 어린이집을 만들기 위해 버스(M5107, M7412, M5500-2)광고를 게재하고 이벤트도 진행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보육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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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ksq**** 2021-05-27 01:02:20
10년 이상의 경력교사라고 주임처럼 일하라고 하면서 최저임금에 휴게시간도 없이 점점 더 힘들어져 가는 민간 보육교사의 비애입니다
최저임금에 신입교사와 해가 갈수록 똑같은 급여는 이해할 수 없는 문제는 맞는 것이 틀림없는 것이고 이직하는 보육교사들이 늘어가는 것도 슬픈 현실입니다

cul**** 2021-05-17 22:21:34
나라에서 최저임금으로 고용해도 운영할 수 있게 놔두는게 제일 큰문제인거 같아요. 호봉 제대로 안주면 어린이집 운영 안되게 해야 당연한거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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