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이후] 여전히 장난감 들고 '끙끙'
[보도 이후] 여전히 장난감 들고 '끙끙'
  • 정가영 기자
  • 승인 2012.12.18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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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 접근성 문제 개선 안돼

지난 12일 서울 지하철 6호선 삼각지역 7번 출구. 6개월 된 아기를 아기띠에 안은 박영경 씨가 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에서 빌린 놀이용 의자를 들고 힘겹게 계단을 올라온다. 8번 출구 쪽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긴 하나, 무용지물이다. 엘리베이터는 지하철 이용객들을 위해 지상-지하3층 지하철 승차장 전용으로 운영될 뿐, 아이노리장난감나라가 위치한 지하 1층에는 서지 않는다.

 

박 씨는 "여기는 다른 장난감대여점보다 장난감 종류가 많아 좋다.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 혼자 장난감을 들고 올라올 때는 많이 힘들다"고 말했다.

 

특히 삼각지역 주변에 주차공간이 마땅치 않아 여유롭게 장난감을 고를 수도 없다.

 

박 씨는 "여긴 잠깐 주차하기도 어려운 장소다. 엄마들이 혼자 올 경우엔 마음 놓고 고를 수도 없다. 처음 오는 엄마들은 기본적으로 딱지 한 번쯤은 떼 봤을 것"이라며 "남편이 차로 내려준 뒤 근처를 한 바퀴 도는 동안 장난감을 빌리러 내려갔다, 나중에 데리러 오라고 연락한다"고 설명했다.

 

용산 구민과 용산구 내 직장인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용산 아이노리장난감나라(이하 장난감나라)’가 다양한 장난감을 대여해주고 있어 엄마들의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시설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나 주차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여전히 이용자들의 접근을 어렵게 하고 있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6호선 삼각지역 지하 1층에서 한 엄마가 대형 자동차장난감을 반납하기 위해 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 엄마는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6호선 삼각지역 지하 1층에서 한 엄마가 대형 자동차장난감을 반납하기 위해 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이 엄마는 "자동차에 23개월 된 아이가 혼자 있다. 빨리 반납하고 다시 자동차로 가야 해요"라고 말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한 엄마가 23개월된 자녀를 품에 안고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6호선 삼각지역 8번 출구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이 엄마는 아이를 자동차에 홀로 두고 지하 1층에 있는 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 측에 장난감을 반납한 뒤,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아이를 안고 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로 내려가던 중이었다. 이 엄마는
베이비뉴스 이기태 기자 = 한 엄마가 23개월된 자녀를 품에 안고 12일 오후 서울 용산구 6호선 삼각지역 8번 출구 계단을 내려가고 있다. 이 엄마는 아이를 자동차에 홀로 두고 지하 1층에 있는 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 측에 장난감을 반납한 뒤, 다시 지상으로 올라와 아이를 안고 용산아이노리장난감나라로 내려가던 중이었다. 이 엄마는 "장난감나라를 이용하기 위해 불법주차를 할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지상 엘리베이터는 지하 2층으로 내려가기 때문에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지난 2006년 3월부터 운영된 장난감나라는 3,000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3000여점의 장난감과 1500여점의 도서·비디오(DVD)를 대여해주고 있다. 72평 규모로 실내에 유희실까지 갖춰놔 아이를 데리고 방문하는 엄마들도 많다. 평균적으로 평일 40~50명, 주말 100여명의 회원들이 방문해 아이를 위한 장난감을 빌려간다.

 

장난감나라는 지속적으로 신규 장난감을 들여놓고 1년에 한 번씩 회원을 대상으로 선호도조사를 실시하는 등 고객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반납된 장난감은 바로바로 물티슈와 살균기 등으로 소독하고 1년에 한 번씩 정기적으로 전문업체에 의뢰해 소독, 세척을 실시하며 청결에도 신경 쓰고 있다.

 

이 같은 서비스에 엄마들의 호응이 좋지만 장난감나라를 방문하기는 힘겨운 게 현실이다. 보통 차량을 이용해 장난감나라를 방문하는 경우가 많은데 장난감나라 이용객들을 위한 주차공간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다. 인근에 잠시 주차할 장소도 협소하다. 그렇다보니 이용객들 대부분이 남편 등 최소 2인 이상 방문해 1명은 차안에서 기다리고 1명은 장난감을 빌리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해야 한다. 혼자 방문하는 경우에는 불법주차로 딱지 떼이는 걸 감수하거나 근처 유료주차장을 찾아 주차해야 할 지경이다.

 

실제 장난감나라 관계자도 "주차장이 없기 때문에 미리 회원들에게 주차관련 안내를 하고 있다. 대부분의 회원들이 1명은 차에서 기다리고 1명이 내려와 빌리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장난감나라가 위치한 지하 1층에는 엘리베이터 시설이 갖춰있지 않아, 장난감을 들고 지상으로 올라가거나, 지하철을 타러 내려갈 때도 불편하다.

 

6호선 삼각지역은 지하철 이용객들을 위해 지하 3층과 1층을 오갈 수 있는 엘리베이터를 운행하고 있다. 하지만 지하 1층은 엘리베이터가 멈추지 않는다.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장난감나라를 방문하면 지하 3층에서 에스컬레이터나 계단을, 지상에서 올 경우에는 계단을 이용해야 한다. 결국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 방문하는 이용객들은 불편함이 배가 된다. 또한 덤블링, 자동차 등의 장난감은 무게가 많이 나가기 때문에 혼자 방문한 이용객이 계단을 이용해 장난감을 운반하긴 버겁기만 하다.

 

장난감나라를 찾은 한 엄마는 “추운 겨울이라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데려 오고 싶지만, 엘리베이터가 없어 불편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아예 유모차를 안 들고 온다”고 말했다.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유모차를 끌고 오면 어떻게 해야 되느냐”는 질문에 6호선 삼각지 역사 관계자는 “시설물 구조상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수 없다”며 “유모차는 따로 해서 들고 가시던가 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베이비뉴스는 장난감나라의 접근성 문제에 대해 재작년 9월에도 지적한 바 있다. 당시 엘리베이터나 주차공간 문제에 대해 용산구시설관리공단과 용산구청 측은 1년마다 시설을 임대하는 입장이라, 장소를 이전하지 않는 이상 해결책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전히 장난감나라에 대한 장소 이전 이야기는 나오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용산구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엘리베이터나 주차 공간 등의 문제는 시설을 이전하는 것밖엔 사실상 방법이 없다. 보건분소로 이전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이전하지 못한 걸로 알고 있다”며 “계속적으로 우리나 구 모두 시설 이전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용산구청 가정복지과 관계자는 “용산구보육정보센터가 올해 2월 생겨, 보육정보센터와 장난감나라가 함께 들어갈 장소가 필요해 계속 찾고 있다. 두 곳이 합쳐 운영되는 게 맞기에 마땅한 곳이 있으면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엘리베이터 설치와 관련해선 “철도공사가 장난감나라를 위해 지하철을 만든 건 아니지 않냐. 임대계약으로 운영하고 있는 상황인데 엘리베이터를 다 뜯고 공사하기에는, 철도공사 측에 부탁하기 그런 면이 있다”며 “위치나 크기, 가격 면에서도 괜찮은 장소가 나오면 이전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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