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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38명 자살, 원인은? ‘정신질환·경제생활 문제’가 가장 높아

9월 10일 세계 자살예방의 날…우울·불안감 있으면 적극적인 '상담·약물 치료' 필요

hk.kwon@ibabynews.com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2019년 자살원인별 자살현황'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34.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경제생활 문제가 26.7%로 그 뒤를 이었다. ⓒ일산백병원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에 따르면, '2019년 자살원인별 자살현황'에는 정신과적 문제가 34.7%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경제생활 문제가 26.7%로 그 뒤를 이었다. ⓒ일산백병원

지금 이 시각에도 누군가 목숨을 끊는다. 시간당 1.5명, 하루 평균 38명이 자살한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자료에 따르면, 2019년도 한 달 평균 자살한 사망자 수는 1150명, 연간 1만 3799명이 사망했다.
  
우리나라는 여전히 OECD 자살률 1위. 10만 명당 24.6명이 자살로 사망한다. OECD 평균 사망률(11.0명)보다 2배나 넘는 수치다. 한국 다음으로 ▲리투아니아(21.6명) ▲슬로베니아(16.5명) ▲벨기에(15.9명) ▲일본(14.7명) ▲미국(14.5명) 순으로 자살률이 높다.  

대부분 정신건강 문제(34.7%)나 경제생활 문제(26.7%)가 주요 자살 원인이다. 육체적 질병 문제(18.8%), 가정 문제(8.0%), 직장이나 업무 문제(4.5%) 등으로도 자살을 택했다.  

정신질환자는 8.6배, 만성질환자는 2.6배나 자살 사망 발생률이 높다. 우울장애나 수면장애, 불안장애에서 자살률이 높아, 이 질환자는 특히 더 주의해야 한다. 

이강준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증은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에 몰입하는 왜곡된 인지를 갖게 한다”면서 “자신을 무능하고 열등하며 무가치한 존재로 여겨, 자기비하적인 생각을 하게 되고 결국 자살 생각을 들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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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강준 교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이 결핍되면 충동조절이 안되어 자살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심리적인 원인도 중요하지만, 생물학적인 원인도 간과하지 말고 약물학적인 치료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죽고 싶어” “내가 없는 게 낫겠어” 절망감·자기비하 표현 ‘자살 징후’

‘죽고 싶다’는 말을 평소와 다르게 자주하면 자살 징후일 수 있다. ‘더 사는 것이 의미가 없어’, ‘유일한 해결방법은 내가 죽는 거야’와 같은 말도 위험하다. ‘나는 이제 가망이 없어’와 같은 절망감을 표현하기도 하고 ‘불안하고 초조해서 아무것도 못 하겠어’와 같이 불안·초조증을 심하게 나타내기도 한다. 또 ‘내가 없어지는 것이 훨씬 낫겠어’,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어’와 같은 자기비하도 위험한 자살 징후다.

이상 행동 징후도 보인다. ▲평소 아끼던 물건을 주변 사람에게 나눠 준다 ▲다른 사람 몰래 약을 사 모은다 ▲위험한 물건을 감춘다 ▲표정이 없이 우울증상을 보인다 ▲주변 사람들과 관계를 단절하거나 대화를 회피하는 증상도 자살 징후일 수 있다. 

이강준 교수는 “오랫동안 침울하던 사람이 뚜렷한 이유 없이 갑자기 평화스럽게 보이거나 즐거워 보이는 등 태도가 변하는 행동도 위험한 징후일 수 있다”며 “자살을 결정하면 오히려 차분해질 수 있어 한번 더 주의깊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 ‘논쟁·충고’ 피하고 ‘경청·공감’ 자살예방 도움

자살 징후를 보일 때 논쟁이나 충고, 훈계는 피해야 한다. ‘자살 같은 생각은 하지 말아라’, ‘네 부모님은 생각 안 하니?’ 같은 말은 고통스러운 감정을 악화시킬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살징후를 보이는 사람 말에 경청하고 공감하는 것이 자살 예방에 도움 된다. 듣는 과정에서 구체적인 자살계획에 대한 정보를 알 수도 있다. 얼마나 위기에 처해있는지도 파악해 도움을 줄 수 있다.  

이강준 교수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도 나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얘기해도 소용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마음을 잘 열지 않는다”며 “그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자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살 예방을 위해선 평소에 불안과 우울감을 줄이고, 잠을 푹 잘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우울한 기분이 들면 운동, 산책, 일기쓰기, 명상 등이 도움이 된다. 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은 줄인다. 속에 담아둔 힘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친구도 도움이 된다. 불안 우울감이 계속되면 적극적으로 상담이나 약물치료를 받는 게 좋다. 만약 자살 위기가 닥친 위급한 상황이라면 지역에서 운영하는 ‘자살예방센터’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이강준 교수는 “자살은 우울감뿐만 아니라 순간적인 충동으로도 유발되기 때문에, 기분과 충동이 잘 조절되지 않고 괴롭고 힘들다면 혼자 해결하려고만 하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구하거나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와서 상담하고 약물치료를 받는 것을 권한다”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 성격, 주변 환경뿐만 아니라 생물학적인 이유로도 자살사고가 나타날 수 있음므로 원인을 파악해서 마음을 조절할 수 있는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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