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존댓말’이 보이기 시작할 때
아이의 ‘존댓말’이 보이기 시작할 때
  • 칼럼니스트 이샛별
  • 승인 2021.10.22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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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듣는 엄마가 아닌 더 '잘' 보는 엄마로 성장하기] 아직은 존댓말이 어색한 엄마
‘달라도 괜찮다, 차근차근 맞춰 나가자’는 마음으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간이 참 즐겁다. ⓒ이샛별
‘달라도 괜찮다, 차근차근 맞춰 나가자’는 마음으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간이 참 즐겁다. ⓒ이샛별

존댓말은 말 그대로 상대에 대한 존중의 마음을 표현하기 위한 화법이다. 이제 말문이 트였고, 제법 자신의 의사 표현을 잘하는 예준이는 요즘 들어 어린이집에서 존댓말을 배워 왔다. 엄마로서는 아직 어색했다. “해 주세요”, “아니에요”, “맞아요”라고 존댓말을 사용하는 아이가 귀여웠다. 그래서 나도 “예준아, 말해줘서 고마워”라고 좋은 느낌으로 받아주었다. 그런데도 어색한 건 여전했다.

말을 통해 상대를 존중하는 표현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수어도 존중의 표현이 가능할까? 사실 수어는 음성 언어와 다르게 독립적인 언어 체계를 가지고 있어서 존대 표현과 조사, 문법적 체계가 복잡하지 않다. 하지만 얼굴 표정과 정중한 자세로 윗사람과의 대화를 이어갈 수 있다. 

예준이에게 존댓말과 ‘수어’를 같이 알려주었다. 존댓말은 아이와 상대방 간의 관계를 이끌어 주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아이가 쓰는 존댓말은 음성언어지만, 엄마와의 대화에서 아이는 ‘주세요’라는 수어 표현과 함께 ‘주세요’라고 말을 목소리 내어 말했다. 아이는 생각보다 많은 것을 이해하고 있었다. 존댓말은 음성 언어로, 수어는 시각 언어로 차근차근 알아 가는 예준이를 통해 엄마의 마음도 성장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성장 속도가 빨라지는 아이가 엄마의 ‘눈 맞춤’에 적응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필자는 청각장애로 ‘아이를 양육하는 어려움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으로 육아를 시작했지만, 다행히 지역의 수어통역센터와 어린이집, 그리고 돌봄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이 양육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 

우리가 사람을 만나고 헤어지는 데에서 ‘소통’은 많은 역할을 하고 있다. 엄마가 뱃속에서 품어 태어난 아이지만, 엄마와 전혀 다른 생각과 언어를 가지고 있는 아이는 엄마와 어떻게 가까워지고 친밀해질 수 있었을까? 애착 형성도 중요하지만, 서로를 이해하는 기본 바탕이 중요한 것 같다. ‘달라도 괜찮다, 차근차근 맞춰 나가자’는 마음으로 서로의 언어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시간이 참 즐겁다.

*칼럼니스트 이샛별은 경기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유튜브 ‘달콤살벌 농인부부’ 채널 운영,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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