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야,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알게 될 거야
유아기의 마지막인 일곱 살 아이를 키우다 보니 꼬물거리는 아기들을 볼 때면 눈길이 오래 머물곤 한다. 아기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우리 아이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며 아이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감상에 젖어 든다. 온몸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던 아기 냄새, 배불리 우유를 먹으면 볼록 부풀어 오르던 배, 나비잠 자던 모습, 기저귀를 차서 두툼해진 엉덩이, 명치
유아기의 마지막인 일곱 살 아이를 키우다 보니 꼬물거리는 아기들을 볼 때면 눈길이 오래 머물곤 한다. 아기들의 사랑스러운 모습에 ‘우리 아이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 하며 아이의 어린 시절이 떠올라 감상에 젖어 든다. 온몸 구석구석에서 피어나던 아기 냄새, 배불리 우유를 먹으면 볼록 부풀어 오르던 배, 나비잠 자던 모습, 기저귀를 차서 두툼해진 엉덩이, 명치
별다른 계획이 없던 어느 날 오후, 도서관에 가자는 내 제안에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 “난 책 안 좋아해.” 그림책 육아를 꿈꾸는 엄마로서 당황스러운 말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다고 책이 왜 싫으냐고 아이를 닦달할 수는 없었다. 아이가 자람에 따라 아이와 관련된 일을 엄마 마음대로 결정할 수도 없고 그리해서도 안 된다는 걸 자주 느끼기 때문이다. 무작정 책
아이가 돌 무렵부터 종종 국내외 수족관을 다녔다. 수족관은 어린아이를 데리고 접근하기에 쉽고 편한 장소였다. 다른 곳보다 아이에게 유익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있었다. 아이를 데리고 다닌 수족관 중에는 돌고래 쇼를 하는 곳도 있었다. 나는 감탄하고 환호하며 쇼를 지켜봤다. 아이와 함께. 아이가 자라며 말을 하고 아는 게 늘어날수록 바다동물에 대한
어느 날인가 일곱 살 아이가 "난 잘하는 게 없다"며 시무룩해 했다. "그럴 리가! 넌 그림을 잘 그리잖아"라고 곧바로 말해 줬지만 아이는 "난 못 해"라며 인정하지 않았다. 아이가 일곱 살이 되니 또래 친구와 비교하며 제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줄 알게 됐다. 그러고는 제 눈에 부족하다 싶으면 실망하고 만다. 엄마의 칭찬으로 아이에게 힘을 실어줘야
아이와 그림책을 읽다 보면 아이와 어른이 보는 관점의 차이를 느낀다. 덕분에 그림책 읽기는 내 아이를 이해하는 또 다른 길이 되기도 한다. 그림책 「알사탕」(백희나, 책읽는곰, 2017년)을 보며 오늘도 내 아이에 대해 새롭게 이해해본다. 아이는 이 책을 참 좋아하고 나도 그렇다. 우리가 좋아하는 장면은 서로 다르다. 아이는 주인공 아이가 알사탕을 먹은 뒤
?일곱 살 아이가 내게 깨달음을 줄 때가 많다. 그날도 아이의 사소한 행동을 지켜보다 그림책 한 권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아이랑 읽어봐야지 했던 책은 이 세상은 나 혼자 사는 것이 아니며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일깨우는 그림책 「내가 라면을 먹을 때」이다. 내가 라면을 먹을 때 이웃집, 이웃마을, 이웃나라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차례대로
일곱 살 우리 아이는 놀이터에서 이따금 친구를 사귀어 놀곤 한다. 더 어릴 때는 같이 놀고 싶은 마음에 아이들 꽁무니를 무작정 따라다니거나 괜스레 과장된 몸짓으로 주의를 끌었는데 이제는 또래와 말로 소통이 가능한 나이다 보니 낯선 아이와도 이야기를 주거니 받거니 하다 마음이 맞으면 금방 친해져 논다. 그런데 낯선 아이들은 우리 아이와 함께 놀다가, 혹은 함
어느 날 텔레비전 만화를 보던 아이가 물어왔다. "엄마, 이상해. 왜 만화에 나오는 주인공은 다 남자야?" 어린아이는 늘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허를 찌르는 질문으로 어른을 당황하게 한다. 아이에게 기습 질문을 받은 나는 그럴 리가 있냐며 여자 주인공도 많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데 아이가 즐겨보는 만화를 하나씩 떠올려보니 이어서 답해줄 말이 마땅치 않았다.
아이를 키우며 엄마가 떠오르는 순간들이 있다. 깊은 밤 아이가 걷어찬 이불을 잠결에 덮어주다가, 열 감기 앓는 아이의 체온을 잰다고 자다가 몇 번씩 눈이 번쩍 떠질 때, 그리고 잘 익은 고기를 후후 불어 아이 입에 넣어주면서, 생선살을 발라 아이 숟가락에 놓아주면서 문득 엄마 생각을 한다. ‘엄마도 나를 이렇게 키웠을까.’ ‘내 새끼 입에 밥 들어가는 걸
아이가 여섯 살 무렵 친한 친구가 한 명 생겼다. 친구 이름은 ‘재훈’이라고 했다. 아이는 이따금 그 친구와 뭐를 했다며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늘어놨다. 어린이집에 그런 이름의 친구는 없었던 것 같지만 착각이려니 처음에는 가볍게 넘겼다. 아이는 날이 갈수록 그 친구와의 일을 자주 꺼냈다. 자기가 좋아하는 공룡 장난감 중 그 친구가 갖고 있는 게 무엇인지,
아이가 태어난 그 순간부터 시작이었다. 엄마가 된 이상, 하기 싫어도 해야 하고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났다. 시간이든 돈이든 감정이든 그 무엇이든 아이 위주로 쓰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루 일과가 철저히 아이 중심으로 돌아가던 아이 어릴 때는 먹고 자고 용변을 보는 기본 욕구도 뒤로 미뤄야 했다. 때문에 육아 스트레스는 극심했지만 하루하루가
아이를 키우며 나에겐 지금껏 중요하게 지켜온 양육 원칙이 있다. 아이가 엄마를 찾을 때 곧바로 응해 준다는 것이다. 아기는 배가 고프다고, 기저귀가 축축하다고 혹은 잠이 쏟아진다고 울음으로 엄마인 나를 찾았다. 말 못하는 아기가 울 때 양육자가 빨리 응해 줘야 아기가 안정감을 느낀다고 해서 초보 엄마는 최선을 다해 아이를 살폈다. 아기가 왜 우는지 이유를
봄을 앞두고 미세먼지 수치가 날로 최고점을 찍던 어느 날, 오랜만에 밖에 나갔다가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며칠째 집 안에만 있다가 밖에 나오니 공기가 더 나은 것 같았다. 그런 기분은 찰나의 순간 사라졌지만 집안 공기도 바깥 못지않게 나빴을 것이다. 공기청정기를 가동하고 물걸레질에 신경 쓰고 음식 조리를 최소화하며 개인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은 다했지만
새로운 유치원에 등원한 지 이틀째. 아이는 유치원에 가기 싫다며 매일같이 운다. 올해 일곱 살이 된 아이는 3월부터 새로운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 일 년이 남은 시점에서 잘 다니던 기관을 퇴소하고 새로운 곳에 보낸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초등학교 근처로 옮겨 미리 적응해 보자는 이유가 컸는데 지금으로선 엄마 때문에 애먼 아이만
작년 이맘때 아이와 영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를 본 뒤 지도책을 한 권 구입했다. 이제 막 여섯 살이 된 아이에게 영국이 어디인지 알려줄 요량이었다. 제일 먼저 우리나라 지도에서 우리가 사는 지역을 펜으로 표시했다. 그다음 아이가 가 본 서울이나 부산 등지에서 우리 동네까지의 거리를 보여주었다. 아이로서는 멀다고 느낀 길이었을 테지만 지도에서는 제 작은 손안
아이는 내 말이 끝나자마자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눈물을 보였다. 가슴이 쿵쾅쿵쾅한 게 여기까지 왔다며 손으로는 제 머리끝을 가리켰다. "엄마가 너를 돌보느라 힘드니까 할머니 집에 가서 지내다 오라"고 푸념조로 말했는데 아이가 진심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컨디션이 나빠 아이는 며칠째 어린이집에 등원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다 피로도가 제일 높은 늦은 오후라서
올해 일곱 살이 된 우리 아이는 아직 한글을 모른다. 초등학교 입학 전까지만 가르치면 된다는, 요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안일함으로 지금껏 아이 한글 교육을 미뤄왔다. 일곱 살이 되면 엄마랑 한글 배우는 거라고 아이에게 말해두긴 했지만 따로 준비를 해둔 건 없다.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가르치면 좋을지 궁리 중이다. 사실 지난해 한글 공부를 시작했다가 흐지부
연말연시를 독감에 걸린 아이를 돌보며 보냈다. 한 해가 가고 새해가 오는 일이 나이 많은 엄마에게는 달가울 리 없지만 어린 아이에게는 다르다. 몇 밤만 더 자고 나면 일곱 살이 되냐며 아이는 지난 연말 꼬박꼬박 날짜를 헤아렸다. 하지만 해가 바뀌는 줄도 모르고 아이는 고열에 시달리다 까무룩 잠이 들었다. 아이는 며칠을 지독하게 앓은 뒤 몸을 회복했고 그제야
어린이집 하원 시간, 아이를 데리러 갔더니 아이가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 있다. “왜 그래?” 이유를 물어보니 친구 누구누구와 있었던 일을 털어놓는다. 친구가 같이 놀자고 하기에 원래 같이 놀던 친구랑 셋이 놀자 했는데 선생님께 이른다며 으름장을 놓았다는 것이다. 점토놀이를 하는데 다가와서 자꾸만 무얼 만들어달라고 재촉하는 친구 때문에 불편한 일도 있었단다.
출산 후 일 년, 육아휴직을 마치고 회사로 복귀했다. 양가에 도움을 청할 형편도 아니었고 애초부터 아이 키우는 데 부모님 손을 빌리고 싶지 않았기에 아이는 어린이집에 다니게 되었다. 출산휴가 3개월 만에 조기복직하거나 그보다 일찍 타의로 자기 자리를 잃는 엄마들도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생각했다. 하지만 복직일이 다가오자 낯모르는 사람에게 돌쟁이를 온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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