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 전아름 기자】
골반과 다리를 연결하는 엉덩이 관절인 ‘고관절’은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부위이지만, 고관절도 관절이기에 다른 관절 질환과 유사한 질병들이 나타난다. 어깨에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이 있다면 고관절에는 오십고(고관절 유착성 관절낭염)가 있으며, 충돌 증후군 역시 어깨뿐만 아니라 고관절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고관절 통증의 90% 이상은 허리에서 비롯된다. 그렇기에 허리 통증이 발생한 경우 고관절의 문제는 아닌지 정확하게 알아보는 것이 좋다. 이에 허리를 비롯한 고관절 주위의 통증이 지속된다면 허리 진료와 고관절 진료를 함께 받아보는 것을 권장한다고 김강백 제일정형외과병원 관절센터 원장은 말한다.
특히 양반다리가 힘들고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거나 한 자세로 오래 있다가 움직일 때 통증이 나타나는 경우, 허리 질환 치료를 충분히 받았음에도 고관절 부위 통증이 없어지지 않는 경우라면 고관절 질환일 수 있으므로 관련 진료를 받아봐야 한다.
고관절로 인한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를 그대로 풀이하면 대퇴골(넓적다리뼈)의 머리 부분(대퇴골두)에 피가 전달되지 않아(무혈성) 썩게 되는(괴사) 병이라는 뜻인데, 골반뼈(엉덩이)와 대퇴골(넓적다리뼈)을 연결해 주는 대퇴골의 머리인 대퇴골두의 혈류가 차단되어 조직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아직까지 정확한 발병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지만 과도한 음주, 스테로이드 과사용, 장기이식 후유증 등에 의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초기에는 큰 증상이 없으나 질환 진행 시 갑작스런 통증이 발생하고, 누워있으면 통증이 사라지고 편안한 느낌이 드는 것이 특징이다. 이 외에도 사타구니에 통증이 발생하거나 걸을 때 통증이 악화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 다리의 길이가 짧아지고 해당 부위 움직임 범위가 줄어들기 때문에 양반다리가 어렵게 된다.
치료법은 초기라면 고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해주는 것이 중요하며 약물과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진행한다. 그러나 병기에 따라 통증이 심해져 보존적 치료에도 효과가 없다면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을 고려해야 한다.
고관절 인공관절 치환술이란 이미 괴사가 진행된 경우 손상된 관절과 뼈를 제거하고 이를 인공관절로 대체하는 수술이다. 예전에는 고관절의 역할을 대신하는 인공관절의 재질이 일부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어 수명이 짧았지만, 최근에는 재료 공학이 발전하며 플라스틱 대신 세라믹 도자기를 사용하는 인공관절이 개발돼 30~40년 가까이 사용이 가능하다.
김강백 원장은 “다만 인공관절 수술은 조금 아프다고 해서 바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별로 치료를 해본 후에 안 되었을 경우 마지막으로 선택하는 최후의 수단이다. 고관절 통증으로 사회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도 지장을 초래할 때, 보존적 치료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을 때, 통증과 함께 고관절이 굳어 있을 때, 방사선 검사상 심하게 진행된 관절염의 동통이 호전 없이 점차적으로 심할 때 등의 상황에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거쳐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고관절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좌식 생활을 피하고 고관절과 무릎에 좋지 않은 자세를 하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고관절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을 이완해주는 것이 좋은데, 과하게 할 경우 오히려 관절의 막이나 구조물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본인의 신체 능력 이상의 스트레칭은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하체 근육과 엉덩이 근육을 키우는 것도 고관절 강화에 도움이 된다. 엉덩이 근육은 엉덩이에만 붙어 있지 않고 허리까지 올라와 있어 허리를 똑바로 서게 하고 바른 자세를 유지할 수 있게 도와주는 근육이다. 나이가 들며 근력이 떨어지면서 허리가 앞으로 굽고 무릎을 비롯해 고관절에 무리가 가기에 적절한 근력을 통해 엉덩이와 하체 근육을 키우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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