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를 위한 분만인가?
누구를 위한 분만인가?
  • 김고은 기자
  • 승인 2013.03.27 10: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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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위한 분만 '젠틀버스'에 주목하다

“환영도 없이, 위안도 없이 갓 낳은 아이를 신생아실로 보내는 게 맞는다고 생각하는가? 그렇게 태어난 아이에게 정서적 안정을 원하는가?”

 

밝은 조명 아래 분만 의자. 분만 촉진제를 맞고 누워 진통하는 산모와 분만실을 오가는 의사. 산모의 진통 끝에 나온 아이의 몸을 뒤집어 엉덩이를 때리고 울음을 터지게 한 다음 바삐 탯줄을 잘라 엄마에게 아이를 보여주는 간호사. 우리나라 산부인과 분만실에서 볼 수 있는 ‘탄생의 순간’은 이렇다. 실질적으로 산모의 분만 결정권을 가진 의사의 판단에 따라 분만의 시간과 형태가 결정된다.

 

이 ‘탄생의 순간’이 옳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국내에 ‘젠틀 버스’(Gentle Birth)를 도입한 젠틀버스 네트워크 장우식 대표이다. 그는 탄생의 존엄한 순간을 아기와 엄마, 가족이 행복하게 누릴 수 있는 출산 방법인 ‘젠틀 버스’를 국내외에서 강의하고 있다. 26일 오후에는 파스퇴르아이가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롯데백화점 문화홀에서 연 산모교실에서 행복한 출산이 무엇인지 임산부 300여 명에게 강의했다.

 

장우식 젠틀버스 네트워크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롯데백화점 문화홀에서 '행복한 출산'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고은 기자 ke.kim@ibabynews.com ⓒ베이비뉴스
장우식 젠틀버스 네트워크 대표가 26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롯데백화점 문화홀에서 '행복한 출산'을 주제로 강의하고 있다. 김고은 기자 ke.kim@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그는 “아이가 태어나자마자 우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라. 아파서? 낯설어서? 아니다. 힘들어서다. 여러분이 열 달 동안 안전한 건물에서 머무르고 있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그 건물이 와르르 무너지면서 탈출해야 하는 상황이 왔다고 생각해보라. 그 공포는 이겨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아기는 산모가 진통하는 동안 이 공포를 겪는다. 아기에게 탄생은 두렵고 공포스러운 순간이다. 산모는 진통의 두려움 때문에 이에 대해 생각하지 못한다”며 아기의 입장에서의 분만을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만이 의사가 주도권을 잡는 분만을 고집하고 있다. 병원의 환경, 분만 과정 모두가 아기와 산모를 위한 것이 아니다. 분만은 어둡고 조용한 곳에서 이뤄져야 한다. 아기가 출생의 공포를 이기며 자궁에서 나올 수 있도록 시간, 방법을 결정하게 둬야 한다. 이것이 ‘젠틀 버스’를 해야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산모는 출산 전 진통을 가장 많이 걱정한다. 그런데 의학적으로 출산 시 아이는 어떤 신경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밝혀져 있다. 그런데 왜 아플까? 본인이 무의식적으로 이미 아픈 걸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진통은 역사적으로 학습된 통증일 뿐이다. 소리 한 번 지르지 않고 아기를 출산하는 산모도 있다. 임신과 출산을 들키면 안 되는 어린 미혼모다. 들키면 안 된다는 공포가 우선인 그들은 진통을 이겨내고 혼자 출산을 감행한다. 무슨 생각이 드는가? 진통은 의식적으로 이겨낼 수 있는 과정이다. 아이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가까워진다는 생각으로 아이의 사인을 기다려야 한다. 아기는 그런 엄마를 신뢰하고 세상 밖으로 나온다.”

 

그는 유럽과 국내의 젠틀 버스 사례도 동영상으로 소개했다. 아이의 울음, 표정이 어떻게 다른지 영상을 통해 본 산모들은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고귀하고 경이로운 탄생의 순간에 아기가 보이는 행동과 엄마, 아빠와의 눈빛 교감이 뜨거운 감동을 자아냈다.

 

그는 “출산 후 아이를 엄마 배에 올려두고 아이가 직접 엄마 젖을 찾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젠틀 버스’의 핵심 과정이다. 엄마 심장 박동소리를 듣고 안정을 찾는 5~6분을 기다려 탯줄을 자른 다음 엄마 양수와 같은 온도에서 아빠가 목욕을 시키면서 아기의 표정을 보라. 그 후 엄마 배 위에 눕혀 놓으면 아기는 알아서 엄마의 젖을 찾는다. 이 과정을 잘 거치면 아기와 엄마의 애착 관계가 단단해진다”고 말했다.

 

“앞으로 나올 아기의 미래를 지금 여러분이 결정하고 있습니다. 아기를 위해 맛있는 밥을 먹고 즐겁게 운동하고 좋은 생각을 하세요. 여러분 자신을 믿으세요. 여러분은 좋은 엄마, 준비된 엄마입니다. 뱃속의 아기가 여러분을 믿고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만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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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in**** 2013-03-27 20:23:00

저는 막달에도 전혀 두렵지가 않더라구요. 실감이 안나서인지.. 예정일보다 아기가 일찍 나왔는데 진통하면서도 드디어 만난다는 생각에 어찌나 설레던지 ^^ 그래서인지 진통이 별로 아프다는 생각이 안들었어요. 아기를 낳고 나서는 잠도 오지 않고 너무 신나서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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