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남과 여 그리고 여행
친한 후배 커플이 결혼을 한다고 했고, 나의 관심은 그들의 허니문에 쏠렸다. 둘다 꽤 여행을 좋아하는 후배라서 어떤 허니문 여행지를 골랐을까 또 어떻게 여행계획을 잡았을까 궁금했는데, 의외의 대답이 나와서 좀 신기했다. 특히 예비 신랑 직업이 호텔쪽과 관련돼 있다보니 당연히 호텔과 항공을 따로따로 알아본 전형적인 자유여행이 될 줄 알았는데, 대답은 “형 허니문은 패키지로 했어”란 대답이 돌아왔다. 근데 패키지만이 끝이 아니었고, 이어진 대답에서 “항공은 따로 예약했는데 저가항공사를 이용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저가항공은 배낭여행자들이나 짧은 기간 여행가는 사람들만 타고, 허니문을 떠나는 사람들은 잘 이용하지 않는다는 내 생각은 완전히 빗나갔다. 저가항공을 이용함으로 인해 이들이 아끼는 돈만 약 60만원 정도라고 하니 충분히 할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내 생각과 다른 여행에 재미를 느껴서 친한 후배 커플의 여행을 통해 최근 허니문 트랜드, ‘저가항공 + 여행사패키지’를 이용한 허니문여행에 대해서 분석해 봤다.
그들의 여행지는 태국의 '방콕 + 코 사무이'로 약 8일간의 일정이다. 일반적으로 여행사 패키지에는 나오지 않는 일정으로 항공권만 따로 예약한 이들이기에 가능한 일정이었다. 항공권 가격은 택스를 포함해 약 30만원 중반 수준으로 최근 저가항공의 가격경쟁 덕을 단단히 봤다. 그리고 저렴하지만 꽤 괜찮은 호텔이 많은 방콕은 스스로 예약했다고 한다. 여기서 의문이 들 수 있는 부분은 '그래도 허니문인데 너무 저가로 가는거 아니야?'이다. 근데 최근 신혼여행지 베스트5 안에 들고, 온갖 고급리조트들이 오픈한 코사무이로 이동하면서 그들의 여행은 럭셔리해진다. 이 때부터는 ‘여행사 패키지’가 들어가게 된다.
후배의 말을 빌어보자면 “따로 예약하는 것보다 여행사를 통해 호텔을 예약하는게 훨씬 더 저렴해. 그리고 섬투어와 짐을 들고 이동하는 것도 다 도와줘서 바로 예약했어”라고 한다. 고급리조트들은 소비자가격과 여행사가격에 분명 차이를 두고 있기에 후배가 알아본 것은 거의 정확히 맞아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히 허니무너를 상대하는 호텔들은 더욱 꾸준히 고객을 보내주는 여행사에게 호텔가격을 낮출 수밖에 없고, 이는 여행객으로써 당연히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다. 결과적으로 후배들은 최근 오픈한 럭셔리한 풀빌라에서 3박과 1박은 일반 호텔에서 지내는 패키지를 선택했고, 그 외에 자유시간이 포함된 섬투어 등을 진행한다고 했다. 개인적으로 볼 때 매우 실용적이면서도 충분히 고급 허니문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투어란 생각이 들었다. 추가적으로 방콕에서 자유여행도 즐길 수 있으니 1석2조다.
마지막으로 저가항공에 대해서 언급하자면, 최근 저가항공 특히 국내 저가항공사들의 서비스는 걱정할 부분이 아니다. 꽤 우수한 서비스에다 비용이 추가로 들긴 하지만 식사를 주문할 경우 일부 외항사의 ‘입에 맞지 않는 음식’에 비해 훨씬 만족도가 높다. 물론 여행사에서도 저가항공사 예약이 가능하니, 결혼준비에 바쁜 부부라면 여행사를 통해서도 위와 같은 조합의 여행을 만들 수 있다.
인생에 단 한번 뿐인 신혼여행 조금만 생각한다면 럭셔리하고, 또 경제적인 여행을 통해 더 큰 만족을 느낄 수 있다.
*칼럼니스트 김영은 과거 항공사와 여행사, 관광청들이 보는 여행 관련 전문지 취재부 팀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문유학 및 어학연수 업체인 유학컴퍼니를 운영하고 있다. 여행 전문지에서 경험한 세계 곳곳의 여행지, 그리고 현업에 있으면서 경험한 세계의 이야기를 칼럼에 담을 예정이다. 개인 블로그(http://blog.naver.com/uhakcompany)를 통해 더욱 많은 칼럼을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