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엄마, 불행한 엄마 아니에요"
"일하는 엄마, 불행한 엄마 아니에요"
  • 이유주 기자
  • 승인 2014.04.03 16:4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엄마를 만났다] 국회방송 김보영 아나운서

 【베이비뉴스 이유주 기자】

 

결혼과 임신, 출산은 현대를 살아가는 많은 기혼 여성들에게 '계속 일을 하면서 아이를 키울 것인가, 전업주부로 전향해 양육에 최선을 다할 것인가'라는 난제를 던진다. 하지만 이 고민에 대한 해답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날짜가 하루씩 줄어 복직하는 그날이 다가와도 결코 끝날 줄 모른다. 직장에 계속 다니자니 엄마의 절대적 사랑이 필요한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것 같고, 전업주부로 육아에 최선을 다하자니 늘 꿈꾸던 당당한 여자로서의 미래가 아예 사라지는 것 같아 불안하다.
 
김보영 국회방송 아나운서도 워킹맘으로서 어떻게 양육의 책임을 다해야할 지 크게 고민하던 여느 엄마와 다름없었다. 아이들 키우랴 일하랴 늘 벅찬 시간을 보내면서도 마음 한구석으로는 엄마로서 책임감과 죄책감을 지울 수 없었다는 김 아나운서.

 

그는 자신과 같은 많은 워킹맘들과 경력단절을 딛고 일어서려는 수많은 전업맘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대한민국 워킹맘으로 성공한 총 11명의 엄마들을 인터뷰했고, 그 진솔한 이야기를 '대한민국 대표 엄마 11인의 자녀교육법'(지식너머 펴냄, 2014)에 빼곡히 담아 세상에 내놓았다.

 

엄마와 아이 모두 행복할 수 있는 방향을 찾으려 늘 애써왔다는 11명의 주인공 덕분에 이제는 두 딸 솔이와 진이에게 멘토가 돼 줘도 좋을 만큼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는, 이 시대의 진정한 워킹맘인 그를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국회의사당 근처 카페에서 만났다.

 

'대한민국 대표 엄마 11인의 자녀교육법'(지식너머 펴냄, 2014)을 펴낸 김보영 국회방송 아나운서.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대한민국 대표 엄마 11인의 자녀교육법'(지식너머 펴냄, 2014)을 펴낸 김보영 국회방송 아나운서.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 "내 꿈을 놓치고 싶지 않았어요"

 

꿈을 향해 달려가는 것을 멈추고 싶지 않았던 김 아나운서는 아이를 낳고 나서도 직장을 그만 둘 생각을 단 한 번도 하지 않았다.

 

"사실 아이를 천천히 갖고 싶었어요. 그런데 결혼 3개월 후, 불현듯 임신해 마냥 기쁘지만은 않았죠."

 

일에 대한 열정으로 한창 즐거운 나날을 보내던 직장 생활 5~6년 차, 임신 사실을 알게 된 그는 기쁜 마음보다는 불안정한 공백기와 프로그램 하차 등 출산 후 달라지게 될 여러 가지 환경에 대한 걱정이 앞섰다.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싶었던 자신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을까 우려했던 것.

 

하지만 현재 그의 생각은 달라졌다. "아기가 생긴다고 내 인생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남편과 아이의 인생을 사는 것이 아니라 내가 이뤄야 할 꿈과 목표가 따로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계속 하는 것이 맞다."

 

경제적 활동이 아니라도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노력하는 것이 좋다는 그는 지금도 늘 또 다른 활로를 생각하고 있다고.

 

"인생의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뤄가는 과정이 참 행복하고 즐거운 것 같아요. 허락하는 한 끝까지 제 인생을 개척하고 싶어요. 그래서 제 발전을 위해 최근 새롭게 추진하고 있는 일이 있어요."

 

'새로운 목표가 뭐냐'는 기자의 물음에 그는 "이제 막 계획을 세워 말하기 부끄럽다"며 "아직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고 즐거운 상상을 하는 아이 마냥 행복하게 웃어 보였다. 

 

◇ "두 아이에게 늘 미안한 마음뿐"

 

하지만 바쁘게 일을 하면서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을 지울 수 없었다는 김 아나운서. 그 역시 아이 곁에 있어주지 못하는 죄책감에 가슴이 저렸던 모성애 가득한 엄마였다.   

 

그는 "하루는 유치원에서 부모님을 모시고 공개수업을 하던 날이 있었는데, 의사라 너무 바쁜 남편은 물론, 친정어머니와 나 역시 아이 공개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다"며 당시 서운해 하는 아이 모습을 보고 마음이 많이 아팠었다고 고백했다.

 

'아나운서 하지 말고 내 엄마만 해주면 안 되느냐'는 딸의 진심어린 부탁에 그는 자신의 욕심만 채우고 엄마로써 도리를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많은 죄책감에 시달렸다. 하지만 남편의 위로와 든든한 지원 덕에 그는 순간순간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다.

 

"남편이 엄마가 행복해야 이이들도 행복할 수 있다는 걸 알기에 제가 하고 싶은 일을 늘 밀어주고, 아이에게는 엄마가 못해주는 부분을 대신 잘 설명해줘요. 그 덕에 지금까지 견딘 것 같아요." 남편에게 고마움을 전하면서도 그는 "매일 바빠 집에도 잘 못 들어오는데, 그거라도 해줘야 되지 않겠냐"며 애정 섞인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어쩔 수 없이 현재 친정어머니가 아이 둘을 돌봐주고 있지만 아이에겐 엄마의 역할도 따로 필요해요. 지금도 사실 그 역할이 부담스럽고 아이에게 엄마의 자리를 잘 채워주지 못해 미안해고 가슴이 저려요."

 

주중에는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대신 그는 주말만이라도 아이들과 밖에 나가 문화생활을 많이 하려고 노력한다. 체험학습, 공연 감상, 여행 등 짧은 시간 알차게 보낼 수 있는 활동을 즐긴다는 그는 "이번 주말에는 남편이 당직이라 아이들과 공원에서 자전거 타고, 남편 병원에 찾아가 같이 점심 먹으려 한다"고 전했다.

 

◇ 성공한 워킹맘 11인을 만난 후

 

"아이와 시간을 많이 보내는 것에 대해 위축되지 말고, 스스로 행복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하라"고 워킹맘들에게 당부하는 김보영 국회방송 아나운서. 이기태 기자 likitae@ibabynews.com ⓒ베이비뉴스

 

'과연 성공한 여성들은 일과 자녀교육이라는 두 가지 난제를 어떻게 풀었을까?' 김 아나운서가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늘 품었던 고민이다. 결혼과 출산이라는 장벽을 넘어 일로도 성공하고 싶었던 그는 각자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된 11명의 엄마들을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 

 

그는 11명의 주인공들을 만나면서 그녀들도 아이를 키우며 자신과 같은 역경, 고난, 실수, 아픔이 있었다는 사실을 접하고 많은 위로를 받았다. 무엇보다 성공한 여성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열정, 꿈과 희망, 젊음과 같은 긍정적 에너지를 많이 얻을 수 있었다고.

 

"11명의 엄마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안주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고 있었어요. 그런 모습이 자녀에게 전해지고 그게 바로 교육이 되더라고요."

 

그는 "굳이 아이에게 공부를 시키지 않아도 엄마가 아이 옆에서 책을 읽고 영어 봉사활동을 다니는 등 자신의 일을 열심히 하면 그것이 아이에게 교육이 된다"고 말했다. 엄마가 열심히 살아가면 아이에게 좋은 기운이 전해지고 아이도 엄마가 노력하는 모습을 그대로 닮아가는 것.

 

또한 그는 11명의 엄마들 중 김자영 교수(서울종합예술학교 아나운서학과)의 '가족 공부방' 교육법을 따라서 실천하고 있었다. 저녁을 먹고 난 후, TV를 보는 대신 아이들과 큰 식탁에 앉아 같이 책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등 자연스러운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그는 "거창한 공부방을 만들지 않아도 식탁에 모여 앉아 각자의 활동을 즐겨도 좋다"며 "엄마가 먼저 모범을 보일 수 있는 교육이 참 좋은 것 같다"고 엄마들에게 '가족 공부방' 교육법을 추천했다.

 

"제가 쓴 책은 공부 잘하는 자녀를 키우기 위한 기술서가 아니라, 동네에서 아이를 잘 키우기로 소문난 선배맘의 얘기를 편하게 들려주는 책이에요. 독자분들이 다른 엄마들의 교육 노하우 한 두 가지만 얻을 수 있으면 그걸로 만족해요."

 

◇ "자기 인생을 만들어 가세요"

 

김 아나운서는 대한민국 모든 엄마들이 자기 자신을 위한 인생을 만들어 나가길 원했다. 그는 "11인 엄마들처럼 꼭 경제활동이 아니더라도, 자기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취미활동 등 자기 스스로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인생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전업맘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것이 아이에게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엄마의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고, 남편에게도 아내가 멋지게 독립하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 모두의 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 시대의 워킹맘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잊지 않았다. "아이는 행복한 엄마 옆에서 안정감을 얻는다고 해요. 아이와 많은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더라고 애매한 죄책감에 시달리지 마세요. 아이는 행복한 엄마 옆에서 안정감을 찾아가는 주도적인 존재들이니까요."

 

그의 말처럼 이 시대 치열하게 살아가는 워킹맘의 자녀들은 이런 생각을 할 날이 오지 않을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은 그 자체로 자랑스러웠고, 자기는 그 아름다운 모습을 닮고 싶었노라고.

 

[Copyrights ⓒ No.1 육아신문 베이비뉴스 기사제보 pr@ibabynews.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베사모의 회원이 되어주세요!

베이비뉴스는 창간 때부터 클린광고 정책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작은 언론으로서 쉬운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뉴스는 앞으로도 기사 읽는데 불편한 광고는 싣지 않겠습니다.
베이비뉴스는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대안언론입니다. 저희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좋은 기사 후원하기에 동참해주세요. 여러분의 기사후원 참여는 아름다운 나비효과를 만들 것입니다.

베이비뉴스 좋은 기사 후원하기


※ 소중한 후원금은 더 좋은 기사를 만드는데 쓰겠습니다.


베이비뉴스와 친구해요!

많이 본 베이비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서울특별시 마포구 마포대로 78 경찰공제회 자람빌딩 B1
  • 대표전화 : 02-3443-3346
  • 팩스 : 02-3443-3347
  • 맘스클래스문의 : 1599-0535
  • 이메일 : pr@ibabynews.com
  • 법인명: 베이컨(주)
  • 사업자등록번호 : ​211-88-48112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서울 아 01331
  • 등록(발행)일 : 2010-08-20
  • 발행·편집인 : 소장섭
  • 저작권자 © 베이비뉴스(www.ibabynew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개인정보보호 배상책임보험가입(10억원보상한도, 소프트웨어공제조합)
  • 청소년보호책임자 : 박유미 실장
  • Copyright © 2024 베이비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pr@ibabynews.com
ND소프트